사랑하는 그대들에게.


벌써 칼빈신학교에서 3학기를 마쳤다. 지난 주 금요일 저녁 이후로 방학을 맞이하고 있지만, 오늘 도서관 개인열람석을 비워줌으로서 진정한 휴식을 맞이하고 있다. 당분간 강제 휴무.


이제 다음 학기를 마지막으로 졸업하게 된다. 이 말은 곧 박사 진학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현재로서는 연말에 OPT를 신청해서 진학 준비에 전념하고, 지금은 성적과 추천서를 위해서 학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매 학기마다 욕심 만큼 공부하지는 못하지만, 다행히 이번 학기에는 자율연구를 통해 소정의 성과를 거두었다. 지도교수인 게리 버지 박사는 내 연구에 만족하는 분위기이고, 지난 학기에 좋은 성적을 받았으니, 나중에 추천서를 요청하면 잘 써주실거 같다. 무엇보다, 내 예상대로 요한복음 10장의 '선한 목자 담화'는 박사과정에서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번 연구로 샘플페이퍼는 준비된 셈이고 앞으로 연구제안서 준비는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다음 학기에는 구약에 나타난 목자 모티프를 중점적으로 연구할 계획인데, 일정 수준의 성과를 내면 박사 과정에서 시간을 아낄 수 있겠다는 예상이 든다.


문제는 영어성적이다. 내가 희망하는 학교에서 요구하는 성적은 최소 토플 100/아이엘츠 7.0 혹은 토플 110/아이엘츠 7.5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박사과정 요구조건으로 최소 토플 100/아이엘츠 7.0을 요구하니, 당연히 그 정도는 충족시켜야겠지만, 토플시험으로 고생을 좀 해본 입장에서는 걱정이 된다. 리딩은 그렇게 오래 공부했는데 고득점이 쉽지 않고, 리스닝은 반복해서 들어도 잘 안 들리기는 마찬가지이고, 스피킹은 예상한 질문이 나와도 버벅거리고, 라이팅은 한두 문장에서 실수하면 바로 아웃 오브 토픽이다. 쩝. 현 상황에서는 영어성적이 박사과정 진학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작년에 몇몇 학교에 진학 문의를 해봤는데, 담당자들로부터 내가 미국 내 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있고, 이미 신학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으니 지금이라도 지원하거나 앞으로 영어성적이 웨이브될 가능성이 있지만 확실히 보장할 수는 없다는 답변을 받았었다. 그러니 내가 지도교수로 문의하게 될 교수들이 나에게 영어성적을 요구하지 않는 한, 무조건 점수를 내야 한다. 이번 여름 방학에 영어 시험 공부를 할건데 올해 안이나 내년 초에 성적이 나와주면 환상적인 시나리오이다.


주변에서는 연구제안서와 영어성적으로 고전분투하는 경우가 허다해서 내 경우는 수월한 편이긴 한데, 시험이 나한테는 쥐약이라 걱정이 앞선다. 남들 보기에는 "준비된 신약학자"인데 그들이 내 속을 알랑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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