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29요한의 제자들이 듣고 와서 시체를 가져다가 장사하니라

 

요한의 제자들은 2:18에서 언급되는데, 이 구절에서는 금식규례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의 발단이 된다.[각주:1] 분명 이들은 요한이 구속 된 이후에도 계속 활동하고 있었다.[각주:2] 그러나 요한의 구속(1:14)은 죽음으로 끝난다.[각주:3] 그러므로 요한의 시체매장은 그의 사역이 종결을 의미한다.[각주:4] 하지만 예수의 매장(15:42-46)에서 알 수 있듯이 죽음이 끝은 아니다.[각주:5]

사실 세례 요한의 순교 이야기는 다소 어색하게 마무리되는데
, 그 이유는 이 이야기의 기능과 관련이 있다
.[각주:6] 본문에서 요한은 대부분 헤롯과 헤로디아, 살로메, 심지어 시위병의 대상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18절에서만 주체로 등장할 정도로 배역의 비중이 매우 낮다.[각주:7] 무엇보다 다른 순교자들의 기록과는 다르게 요한에게는 박해자들과의 대면과 심판예언에 대한 언급이 없다(18).[각주:8] 요한은 무대 뒤에서 살해 당하고 제자들에 의해 매장된다.[각주:9] 그래서
유대인들은 이 전쟁에 패배한 이유가 헤롯이 세례 요한을 살해했기 때문이라고 여긴다(Josephus, Ant. 18.5.***). 그 이유가 무엇이든 요한의 모욕적인 죽음에 독자들은 당황스러울 터이다.[각주:10]

세례 요한은 사역의 대가로 보복을 당한다
.[각주:11] 요한의 가르침은 간과되고 잔인한 죽음으로 이어지는데, 이러한 전개는 예수의 죽음과 평행이 된다.[각주:12] 우선, 청중들은 두 사람의 가르침을 열심히 들었고(20; 12:37) 그 영향력은 지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정도였다(6:12; cf. 15:9-10, 14-15).[각주:13] 하지만 이 지도자들은 이들을 구해주지 못한다(6:20; cf. 15:4, 9-14).[각주:14] 대적들의 살해모의는 실패로 돌아가지만(6:19; cf. 3:6; 14:1 ), 체포되어(6:17; cf. 14:46; 15:1) 죽음 당하고 매장된다(6:27-29; cf. 15:16-47).[각주:15] 여기서 마가의 의도가 드러난다.[각주:16] 예수는 십자가에서 죽었으나,
하나님께서는 그를 머릿돌로 삼으셨다(12:10).[각주:17] 그러므로 요한의 죽음 역시 헛되지 않다. 실제로 제자들의 매장은 요한이 사람들의 존경과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15:42-46).[각주:18] 사울과 요나단을 매장한 길르앗 야베스 주민들(삼상 31:11-13)과 예수의 시체를 매장한 아리마대 사람 요셉(15:42-47)과 마찬가지로, 요한의 제자들은 적대자들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만큼 스승 요한을 존경했다.[각주:19] 그래서 예수께서는 사람들이 요한을 함부로 대했다고 가르치셨다(9:12-13).[각주:20] 이러한 경향은 헤로디아와 살로메의 요구에도 반영되어 있다(특히, 27).


결국 이 이야기는 헤롯이 세례 요한과 예수의 유사성을 인식하는 장면에서 시작하여
(6:14-16), 예수의 최후를 암시하는 요한의 죽음으로 마무리 된다
.[각주:21] 그러므로 마가복음에서 요한의 구속은 예수의 사역과 연결하여(1:14), 요한의 순교는 예수의 메시야 사역과 연결하여 해석해야 한다.[각주:22]
  1. Collins, Mark, 314;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200 [본문으로]
  2. France, The Gospel of Mark, 259 [본문으로]
  3. Collins, Mark, 314 [본문으로]
  4. France, The Gospel of Mark, 259 [본문으로]
  5. France, The Gospel of Mark, 259 [본문으로]
  6.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7. Marcus, Mark 1-8, 403-404 [본문으로]
  8. Marcus, Mark 1-8, 404 [본문으로]
  9. Marcus, Mark 1-8, 404 [본문으로]
  10. Marcus, Mark 1-8, 404 [본문으로]
  11. Marcus, Mark 1-8, 404 [본문으로]
  12. Marcus, Mark 1-8, 404. 11:32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요한을 진정한 선지자로 인정한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본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본문으로]
  13. Marcus, Mark 1-8, 404 [본문으로]
  14. Marcus, Mark 1-8, 404 [본문으로]
  15. Marcus, Mark 1-8, 404 [본문으로]
  16. 참조. Marcus, Mark 1-8, 404 [본문으로]
  17. Marcus, Mark 1-8, 404 [본문으로]
  18. Edwards, The Gospel according to Mark, 189;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200 [본문으로]
  19. Edwards, The Gospel according to Mark, 189 [본문으로]
  20. Guelich, Mark 1-8:26, 333 [본문으로]
  21. Marcus, Mark 1-8, 404 [본문으로]
  22. France, The Gospel of Mark, 358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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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그 머리를 소반에 얹어다가 소녀에게 주니 소녀가 이것을 그 어머니에게 주니라

 

이 시위병은 살로메의 요구를 그대로 실행한다.[각주:1] 살로메는 요한의 머리가 담긴 소반을 헤로디아에게 건네준다.[각주:2] 헤롯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연회장은 끔찍한 광경으로 마무리 되고 말았다.[각주:3] 여기에서 헤롯이 그 머리를 보았다거나 헤로디아의 반응에 대한 언급은 없다.[각주:4] 헤로디아의 입장에서 보면 요한의 구속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자신의 승리로 끝난 셈이다.[각주:5]
  1. Collins, Mark, 314 [본문으로]
  2. Guelich, Mark 1-8:26, 333;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3.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4.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200 [본문으로]
  5. Guelich, Mark 1-8:26, 333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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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왕이 곧 시위병 하나를 보내어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 명하니 그 사람이 나가 옥에서 요한을 목 베어

살로메의 요구만큼이나 헤롯의 명령 역시 즉각적이다. 명사 spekoula,twr간첩혹은 정찰병을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각주:1] 이 시위병은 헤롯의 신변 보호를 위해 연회장 부근에 머물렀기 때문에,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는 명령을 즉시 실행할 수 있었다.[각주:2] 헤롯은 시위병을 보내 자신의 고민을 해결한다.[각주:3] 여기서 시위병의 등장은 연회장의 분위기를 더욱 섬뜩하게 만든다.[각주:4] 마가가 사용한 목을 베다라는 의미의 동사 avpokefali,zw는 생소한 단어로, 동사 peleki,zw가 더 보편적으로 사용된다.[각주:5] 요세푸스에 따르면, 안토니는 안티고누스의 목을 베어 유대인들의 지지를 누그러뜨리려고 했다(Ant. 15.9-10).[각주:6] 참수가 십자가 처형에 비견되는 경우도 있는데(War 2.241), 이러한 처벌은 처벌 받는 사람을 비방하고 모욕을 주는데 목적이 있다.[각주:7]

  1. Collins, Mark, 314;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Cranfield, The Gospel according to Saint Mark, 212 [본문으로]
  2.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3. Collins, Mark, 314 [본문으로]
  4.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5.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6.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7.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20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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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왕이 심히 근심하나 자기가 맹세한 것과 그 앉은 자들로 인하여 그를 거절할 수 없는지라

이 장면은 헤롯의 진심이 밝혀지는 순간이자 이 이야기의 절정에 도달하는 순간이다
.[각주:1] 살로메의 요구를 들은 헤롯은 매우 슬펐다.[각주:2] 형용사 peri,lupoj
매우 슬픈이라는 의미로, 헤롯의 슬픈 감정의 강도가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각주:3] 또한 이 단어는 예수께서 세 명의 제자에게 하신 당부에도 사용되었다(“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14:34).[각주:4] 부자 청년은 예수의 가르침에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이 말씀으로 인하여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며”, 10:22).[각주:5] 헤롯은 살로메가 자신의 입장과 상반하는 요구를 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참조. 19-20).[각주:6] 사실 살로메의 요구는 그녀의 갑작스러운 등장만큼이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그래서 헤롯은 자신의 맹세가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사실에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된다.[각주:7] 그렇다고 약속을 취소하거나 다른 요구를 하라고 말할 수 없다. 헤롯은 자신의 체면을 살려야 하는가 아니면 요한의 목숨을 살려야 하는가, 즉 자신의 약속을 지키리라고 기대하는 왕실후원자들의 기대와 요한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해졌다.[각주:8] 문제는 어떤 선택을 하든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살로메의 요구를 거절하면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터이고, 수락하면 유대인 사회에 크나큰 파장을 가져올 터이다.[각주:9] 이러한 상황에서 헤롯은 현실적 이해에 따른 선택을 하고 만다. 자신의 맹세와 연회장에 초대된 사람들 때문에 살로메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던 그는 명목상 에 지나지 않았다.[각주:10] 예전에는 요한의 목숨을 건지고자 노력했지만 이제는 사형을 선고한다.[각주:11] 살로메의 섬뜩한 요청에 매우 슬퍼하면서도, 주위 시선을 의식한 나머지 동의하고 말았다.[각주:12] 이러한 감정은 요한의 말에 대한 그의 태도를 떠오르게 한다(20).[각주:13] 여기에서도 돌밭에 뿌려진 씨앗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을 연상시킨다(4:16-17).[각주:14] 또한 이러한 선택의 배경을 고려한다면 가시떨기에 뿌려진 씨앗과도 같다(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과 기타 욕심이 들어와 말씀을 막아 결실하지 못하게 되는 자요, 4:19).[각주:15] 더구나 이 선택은 세상이냐 영혼이냐는 문제로 이어진다(8:36).[각주:16] 요한의 죽음에는 헤로디아의 원한이 직접적으로 작용했지만, 그럼에도 그 책임은 헤롯에게 있다.[각주:17] 여기서 헤롯의 어리석은 맹세는 입다의 서원을 떠오르게 한다.[각주:18]

 

입다가 이를 보고 자기 옷을 찢으며 이르되 어찌할꼬 내 딸이여 너는 나를 참담하게 하는 자요 너는 나를 괴롭게 하는 자 중의 하나로다 내가 여호와를 향하여 입을 열었으니 능히 돌이키지 못하리로다 하니(11:35)

 

그의 경솔한 서원은 되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 이스라엘 백성은 구했지만 정작 자신의 딸은 죽음으로 몰아내고 말았다. 이 사건을 통해 입다는 우둔하고 잔인하며 야심적이고 이기주의적인 인물로 남게 된다.[각주:19] 전투의 승패가 달려 있는 다급한 상황이었더라도 감당하지 못할 서원은 하지 않았어야 했다. 비록 자신의 서원이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오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할지라도 섣부른 판단을 해서는 안 되었다(“너는 하나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열지 말며 급한 마음으로 말을 내지 말라”, 5:2). 헤롯 역시 허세에 지나지 않은 맹세로 인해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예비했던 세례 요한을 죽인 왕이라는 오명을 역사에 남기게 된다.

  1.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2. Collins, Mark, 313; Hooker, The Gospel according to St. Mark, 161 [본문으로]
  3.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4.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5.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6. Glancy, “Unveiling Masculinity,” 40 [본문으로]
  7. Guelich, Mark 1-8:26, 333; Collins, Mark, 313; Hooker, The Gospel according to St. Mark, 161; Glancy, “Unveiling Masculinity,” 40 [본문으로]
  8. Guelich, Mark 1-8:26, 333;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9. Collins, Mark, 313-314 [본문으로]
  10. Marcus, Mark 1-8, 403. 맹세에 대해서는 23절 주해를 읽어보라. [본문으로]
  11. Marcus, Mark 1-8, 403; Collins, Mark, 313-314 [본문으로]
  12.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13.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14.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15.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16.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17.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Glancy, “Unveiling Masculinity,” 40 [본문으로]
  18. Collins, Mark, 314 [본문으로]
  19. Block, Judges, 37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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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그가 곧 왕에게 급히 들어가 구하여 이르되 세례 요한의 머리를 소반에 얹어 곧 내게 주기를 원하옵나이다 하니


살로메의 재등장은 이 이야기를 절정에 달하게 한다
.[각주:1] 원문에서는 즉시(euvqu.j
)”, “서둘러서(spoudh/j)”, “지금(evxauth/j)”과 같이 성급함과 화급(urgency)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사용되었다.[각주:2] 이러한 표현들은 살로메의 신속한 반응을 보여주고, 이야기가 재빠르게 전개되도록 한다. 이러한 표현을 통해 살로메는 헤로디아의 연장선이자 어머니의 소원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원하는 소녀로 묘사된다”.[각주:3] 실제로 살로메의 요구는 헤로디아의 소원을 반영하고 있다. 헤로디아를 대신하여 소원을 성취해주는 살로메는 헤로디아의 분신이나 다름 없다. 하지만 살로메의 요구에는 소반에 담아달라는 엽기적인 주문이 추가되어 있다.[각주:4] 12세 남짓한 어린 소녀가 마치 요한의 머리를 음식을 다루듯이 소반에 담아 달라고 요청한다.[각주:5] 이런 즉흥적인 요구는 섬뜩할 정도로 가학적이며, 이런 성격은 헤로디아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여겨진다.[각주:6] 헤로디아와 마찬가지로 살로메 역시 세례 요한의 존재가치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으며, 오로지 어머니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을 따름이다.[각주:7] 이와 반대로, 살로메의 지체된 반응은 긴장감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각주:8] 살로메가 헤로디아에게 소원을 묻는 순간 독자/청자들은 요한의 끔찍한 결말을 예상하게 되고, 헤롯은 살로메의 예상 밖의 행동으로 마음을 졸이게 된다.[각주:9] 또한 이 장면은 헤롯과 살로메가 거래를 하는듯하다.[각주:10] 살로메는 헤롯과 주요 참석자들을 기쁘게 한 대가를 정당하게 요구한다.[각주:11] 즐거움의 대상이었던 어린 소녀가 단 한 번의 섬뜩한 요구로 인해 두려움의 대상으로 바뀌게 된다.[각주:12] 후기 Esther Rabbah에 따르면, 아하수에로 왕의 명령을 거절한 와스디 왕후는 참수 당하게 되고, 그녀의 머리는 소반에 담겨 왕에게 바쳐지는데 이러한 내용은 본문과 평행을 이룬다.[각주:13] 물론 에스더와 마가복음에는 주요한 차이점이 있다.[각주:14]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차이점으로는, 헤롯과 헤로디아는 부정적인 인물인 반면 아하수에로 왕과 에스더는 긍정적으로 서술되어 있다.[각주:15] 또한 에스더는 아하수에로 왕을 만족시켜서 하만의 유대인학살계획으로부터 이스라엘 백성을 구해내지만, 살로메는 헤롯을 만족시켜서 세례 요한을 죽음에 몰아넣는다(J. Anderson, “Dancing Daughter,” 128).[각주:16]

이러한 연회장 장면은 에스더와 상당히 유사하며
, 이러한 묘사는 다른 자료에서도 나타난다
.[각주:17] 예를 들어, 외경 유딧(Judith)에서 유딧은 자신의 매력을 아시리아군의 총사령관인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하고 그의 목을 베는데 사용했다.[각주:18] 이 사건을 통해 유딧은 아시리아와의 전쟁으로 멸망할 위기에 처한 민족을 구해낸다.[각주:19] 이러한 전개는 에스더와 매우 유사하다. 페르시아에서 왕은 왕실연회장에서 나온 요구들을 수용해야 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크세르크세스 왕의 아내인 아메스트리스는 시누이를 굴복시키려고 계속해서 고문하고 불구로 만들었다(Herodotus, Histories 9.108-13).[각주:20] 이는 마치 헤롯의 연회를 자신의 적을 제거하는 기회로 사용한 헤로디아를 떠오르도록 한다(참조. Gnilka, “Martyrium,” 88).[각주:21] 칼리굴라 황제의 총애를 받았던 아그리파1세는 예루살렘 성전에 황제 상을 세우려던 계획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한다. 이러한 요청은 황제의 기대에 어긋나는 일이지만, 유대인들의 반란을 방지하기 위해 수락하고 만다(Josephus, Ant. 18.289-304). 칼리굴라 역시 헤롯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말을 번복하고 싶지 않았다(26).[각주:22]

  1. Marcus, Mark 1-8, 402 [본문으로]
  2. Guelich, Mark 1-8:26, 333; Hooker, The Gospel according to St. Mark, 161;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3. Collins, Mark, 313 [본문으로]
  4. Guelich, Mark 1-8:26, 333; Marcus, Mark 1-8, 402; Collins, Mark, 313 [본문으로]
  5. Collins, Mark, 313 [본문으로]
  6. Marcus, Mark 1-8, 402 [본문으로]
  7. Guelich, Mark 1-8:26, 333 [본문으로]
  8. Marcus, Mark 1-8, 402 [본문으로]
  9. Marcus, Mark 1-8, 402 [본문으로]
  10.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11. Marcus, Mark 1-8, 402 [본문으로]
  12. Glancy, “Unveiling Masculinity,” ** [본문으로]
  13. Guelich, Mark 1-8:26, 333; Marcus, Mark 1-8, 401 [본문으로]
  14. Marcus, Mark 1-8, 401 [본문으로]
  15. Marcus, Mark 1-8, 401-402. 엄밀히 말해 아하스에로 왕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성경에서 아하스에로 왕은 권력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주위사람들에게 쉽게 설득 당하는 인물로 묘사되어 있다. 간단히 말해, 무능하지만 사악하지는 않은 인물이다(Berlin, Esther, 5). 하지만, 헤롯과는 대조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므로 이러한 견해도 가능하다. [본문으로]
  16. Marcus, Mark 1-8, 402 [본문으로]
  17. Marcus, Mark 1-8, 402 [본문으로]
  18. Marcus, Mark 1-8, 402. 이러한 내용은 유딧 12:10-13:10에서 기록되어 있으며, 한글성경에서는 공동번역성서에서 읽을 수 있다. [본문으로]
  19. Berlin, Esther, xxxiii [본문으로]
  20. Marcus, Mark 1-8, 402 [본문으로]
  21. Marcus, Mark 1-8, 402 [본문으로]
  22. Marcus, Mark 1-8, 40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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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 그가 나가서 그 어머니에게 말하되 내가 무엇을 구하리이까 그 어머니가 이르되 세례 요한의 머리를 구하라 하니

헤롯의 맹세를 들은 살로메는 헤로디아에게 가서 무엇을 구할지 묻는다
.[각주:1] 갑작스러운 살로메의 이동은 예상 밖의 반응이다. 이러한 행동으로 이야기의 초점이 헤로디아에게로 옮겨지도록 한다. 본문의 나가서라는 말은 헤로디아가 헤롯의 연회장 외부에 위치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그리스 문화권에서는 귀부인들은 남자들과 같이 술을 마시지 않았다.[각주:2] 이러한 조치는 귀부인들의 정조를 지켜주면서 남성들의 유흥을 보장해준다. 오래 전부터 주흥을 즐기고 싶을 때에는 부인들을 내보내고 무희들과 첩들을 불러들였다. 자신의 음탕함을 부인들과 나눌 수 없고 그녀들을 방탕하게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각주:3] 그래서 와스디 왕후는 아하수에로 왕의 소환을 거절한다.[각주:4] 비록 왕의 명령이라고는 하지만 왕후의 처신에 부적절하기 때문이다.[각주:5] 이와 대조적으로 자진해서 연회장에 들어와 춤을 춘 살로메는 천박하다.[각주:6] 하지만 살로메가 연회장에 들어왔을 때에는 이미 모두가 주흥에 겨웠을 시점이므로, 헤롯의 관용을 기대하기에는 가장 적절한 시기이다. 신분에 걸맞지 않는 살로메의 천박한 행사가 헤로디아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21).[각주:7] 헤롯의 약속에 즉각적인 대답을 하지 않은 걸로 미루어보아 살로메에게는 개인적인 동기가 없었다고 추측된다.[각주:8] 예상하지 못한 헤롯의 약속에 살로메는 어머니의 의견을 물어보았고, 헤로디아는 이를 기회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 아니면 헤롯을 통해 요한을 제거할 구실을 모색한 헤로디아가 살로메를 설득해 춤을 추도록 했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면, 살로메에게 헤롯이 관대한 약속을 할 경우 자신을 찾아오라고 귀띔했을 수도 있다. 둘 중 어떤 경우라도 자신의 의도를 밝히지 않았을 터이다. 의도를 미리 알려주고 나면 혹시라도 동조하지 않을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회유해서 설득했을 터이다. 하지만 본문에는 이 소녀가 춤을 추게 된 배경에 대한 언급이 없으므로,[각주:9] 이 사건의 전말이 헤로디아의 음모였는지는 알 수 없다.[각주:10] 물론 둘 가운데 어떠한 상황이었어도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헤로디아가 어떤 제안을 하든 요한에게는 해로운 일이 될 터이다.[각주:11] 이러한 예상은 곧 현실로 이뤄지고 만다.[각주:12] 헤로디아에게는 그토록 간절했던 소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 드디어 왔다.[각주:13] 그래서 헤로디아는 자신의 딸의 물음에 세례 요한의 목을 구하라고 답한다.[각주:14] 헤로디아의 대답에는 머뭇거림이 전혀 없다.[각주:15] 이전부터 염원하던 일이었기에, 살로메의 질문에 망설이지 않고 대답한다.[각주:16] 이러한 모습에서 헤로디아의 사악함이 드러난다.[각주:17] 개인의 욕망을 위해 율법을 어기고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자신을 비난 하는 요한을 죽이려고 한다. 바알을 숭배했던 이사벨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선지자를 경외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직 요한의 공개적인 비판을 잠재우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다. 또한 헤롯의 생일잔치를 요한을 제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할 만큼 교활하다.[각주:18]

  1. 24, 28절에서 어미는 헤로디아를 가리킨다(France, The Gospel of Mark, 259). [본문으로]
  2. Berlin, Esther, 11 [본문으로]
  3. Berlin, Esther, 11에서 재인용 [본문으로]
  4. Berlin, Esther, 11 [본문으로]
  5. Berlin, Esther, 11 [본문으로]
  6. Gundry, Mark, 305 [본문으로]
  7. 참조. Gundry, Mark, 305 [본문으로]
  8. Gundry, Mark, 321 [본문으로]
  9. Glancy, “Unveiling Masculinity,” 48 [본문으로]
  10. Glancy, “Unveiling Masculinity,” 50 [본문으로]
  11. Marcus, Mark 1-8, 402 [본문으로]
  12. Marcus, Mark 1-8, 402 [본문으로]
  13.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14. Collins, Mark, 311 [본문으로]
  15. Marcus, Mark 1-8, 402 [본문으로]
  16. Marcus, Mark 1-8, 402 [본문으로]
  17. Marcus, Mark 1-8, 402 [본문으로]
  18. Marcus, Mark 1-8, 40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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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절 또 맹세하기를 무엇이든지 네가 내게 구하면 내 나라의 절반까지라도 주리라 하거늘

헤롯은 약속에 이어 맹세까지 한다. 이 맹세는 어떠한 소원도 들어주겠다는 자신의 약속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목적이 있다.[각주:1] 그러므로 이 맹세는 살로메의 요구를 듣기 위한 재촉 수단이 된다.[각주:2] 여기서 앞선 약속에 “내 나라의 절반까지라도(e[wj h`mi,souj th/j basilei,aj mou)”라는 말이 추가되었다.[각주:3] 헤롯의 맹세는 아하수에로 왕의 맹세를 연상시킨다(에 5:3, 6; 7:2).[각주:4] 특히 아하수에로 왕이 에스더에게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다고 약속한 부분에서 더욱 그렇다.[각주:5] 아하수에로 왕의 맹세와 어린 소녀에게 간청하도록 반복적으로 재촉하는 모습이 헤롯에게도 반영되어 있다.[각주:6] 그러나 이러한 동일화는 헤롯을 비꼬는 역할을 한다.[각주:7] 아하수에로 왕은 인도부터 구스까지 백이십칠 지방을 다스렸던 페르시아 제국의 통치자였으나(에 1:1), 헤롯은 로마황제로부터 갈릴리와 베뢰아 지역을 다스리도록 임명 받은 분봉왕에 지나지 않았다.[각주:8] 맹세와 달리 헤롯에게는 자신의 통치지역을 분배해줄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각주:9] 그렇다고 해서 마가의 의도가 아하수에로 왕과 헤롯의 권력을 비교하는데 있지 않다. 사실 “내 나라의 절반까지라도”라는 표현은 왕의 관대함을 드러내주는 비유로(왕상 13:8),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각주:10] 마가는 왕의 맹세에 대한 두 여인의 반응과 그 결과를 대조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에스더는 하만의 계교를 고발하고 유대인들을 살리려고 하지만(에 5:3, 6; 7:2), 헤로디아는 오직 자신을 위해 선지자인 세례 요한을 죽이려고 한다(19, 24-25).[각주:11] 더구나 그리스문화권에서 왕의 맹세는 일반적인 관례였지만, 유대주의와 초대교회에서는 종교적으로 심각한 문제였다(참조 마 5:34-36; Jas 5:12; Nedarim).[각주:12] 결국 헤롯은 자신의 맹세로 인해 후회하게 된다(26절).[각주:13]

  1. Collins, Mark, 310 [본문으로]
  2. 참조. Marcus, Mark 1-8, 396-397 [본문으로]
  3. Collins, Mark, 310 [본문으로]
  4. Collins, Mark, 310; Hooker, The Gospel according to St. Mark, 161; Brooks, Mark, 106. 실제로 대부분의 학자는 두 본문을 연결하여 해석하지만, Brooks는 이러한 해석을 거부한다(Mark, 106). [본문으로]
  5. Marcus, Mark 1-8, 396 [본문으로]
  6. Marcus, Mark 1-8, 396-397 [본문으로]
  7. Collins, Mark, 310 [본문으로]
  8. Collins, Mark, 310 [본문으로]
  9. Edwards, The Gospel according to Mark, 187;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10. Edwards, The Gospel according to Mark, 188 [본문으로]
  11. Edwards, The Gospel according to Mark, 188 [본문으로]
  12.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13. Collins, Mark, 31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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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절 헤로디아의 딸이 친히 들어와 춤을 추어 헤롯과 그와 함께 앉은 자들을 기쁘게 한지라 왕이 그 소녀에게 이르되 무엇이든지 네가 원하는 것을 내게 구하라 내가 주리라 하고

헤로디아의 딸이 연회장에 들어가 춤을 추었다. 원문에는 “그의 딸 헤로디아(th/j qugatro.j auvtou/ ~Hrw|dia,doj)”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문맥상 “헤로디아의 딸”로 번역해야 한다.[각주:1] 그렇지 않고 원문대로 “그의 딸 헤로디아”로 읽으면, 춤추는 여자가 헤롯의 딸이며 어머니와 같은 이름을 가졌다고 봐야 한다.[각주:2] 물론 “헤로디아”는 헤롯 가문 여자의 성(feminine patronymic)이므로,[각주:3] 헤로디아의 딸 역시 헤로디아라 불렸을 수 있다.[각주:4] 하지만 어머니와 같은 이름은 독자들에게 혼란을 줄 여지가 있다. 명사  kora,sion이 혼례를 올릴 수 있는 12세 정도의 소녀를 가리키는 단어이고, 24절의 “그녀의 어머니에게(th/| mhtri. auvth/j)”라는 구절을 통해 헤로디아의 딸이라고 알 수 있지만 혼란의 여지는 여전히 남는다. 만약 헤롯과 결혼한 헤로디아를 가리키고자 했다면 “그의 딸(th/j qugatro.j auvtou)”이란 설명은 불필요하다.[각주:5] 요세푸스에 의하면 헤로디아의 딸의 이름은 “살로메(Salw,mh)”이다(Josephus,  Ant. 18.5.4).[각주:6] 마가 역시 그녀의 이름을 알았을 터이다. 하지만 마가는 살로메의 이름을 언급하는 대신 “헤로디아의 딸”이라고 소개하여 헤롯과 헤로디아의 결혼이 율법에 어긋난다고 고발한다. 율법에서는 빌립과 헤로디아의 이혼 그리고 헤롯과 헤로디아의 결혼을 허용하지 않으므로 살로메는 여전히 헤로디아의 딸이다.[각주:7] 헤롯과 살로메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될 수 없다. 살로메는 빌립과 헤로디아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 사건 이후 빌립과 결혼한다. 물론 이 빌립은 17절의 빌립과 다른 인물이다.[각주:8] 살로메의 춤은 헤롯과 함께 앉은 자들을 만족시켰다. 여기서 “만족시키다”라는 의미의 동사 avre,skw는 70인역에서 성욕과 연관 지어 “성적 욕구를 자극하다” 혹은 “성적 욕구를 만족시키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였다(창 19:8; 삿 14:1A, 14:3A, 14:7A; 에 2:4, 9; 욥 31:10; 참조. 고전 7:33-34).[각주:9] 이러한 용례에 따르면, 살로메는 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춤을 추었으리라고 짐작하게 된다. 더구나 헤롯이 과분한 약속은 살로메의 음란한 춤이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라고 여기게 된다(23절 주해).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성적인 춤을 추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각주:10] 성경에서 동사 ovrce,omai를 이러한 의미로 사용된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삼하 6:16, 20, 21[x2]; 역상 15:29; 전 3:4; 사 13:21; 마 11:17; 눅 7:32).[각주:11] 또한 이 본문에서 동사 avre,skw는 성적 유희를 함축하지 않고 있다(참조. 마카비 1서 6:60; 8:21).[각주:12] 실제로 이 단어는 신약에서 총 16번(마 14:6; 행 6:5; 롬 8:8, 15:1-3; 고전 7:32-34, 10:33; 갈 1:10[x2]; 살전 2:4, 15, 4:1; 딤후 2:4) 사용되었으나, 이러한 의미로 사용된 적은 한 번도 없다.[각주:13] 무엇보다 살로메의 춤이 헤롯의 성적 유희를 만족시켰다는 언급이 없다. 헤롯의 반응에 대한 설명은 “만족했다”는 표현이 전부다. 살로메 역시 성적인 춤을 출만한 신분이 아니다. 그녀는 노예나 매춘부가 아닌 왕족이다.[각주:14] 또한 이 동사는 70인역 에스더 2:9을 연상시킨다(“헤개가 이 처녀를 기뻐하여”, 개정개역판).[각주:15] 궁녀들을 관리하는 헤개에게는 왕후 와스디를 대신할 후보자들을 선별하는 책임이 있었는데(에 2:3-4), 에스더를 보고 그녀의 매력적인 몸매와 아름다운 용모에 만족스러웠다(NJB, 에 2:7). 이러한 서술은 에스더의 뛰어난 매력을 표현해주긴 하지만, 성적 유희와 관련 짓기에는 무리이다. 헤개는 에스더의 외모에 사로잡혔을 따름이다. 마찬가지로 살로메의 춤 역시 성적 유희와 관련 짓기에는 무리이다. 더욱이 살로메가 연회장에 등장했을 때에는 이미 흥겨운 분위기였을 터이다. 그러므로 살로메의 춤은 주요 인물들을 쉽사리 만족시킬 수 있었을 터이다.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한다면, 살로메를 요부(femme fatale)로 해석하는 경향은 지양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춤이 요한을 죽음에 이르게 한 동기를 마련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살로메의 춤에 만족한 헤롯은 이 소녀에게 관용을 베풀고자 한다. 그래서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달리 생각해보면 헤롯은 살로메가 소원을 위해 자기 앞에 나왔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참조. 에 4:8; 5:1). 실제로 살로메가 이러한 생각을 가졌다면, 이 만한 기회는 흔하지 않다. 헤롯의 생일을 기념하는 연회장에서 추는 춤만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는 없을 터이다. 하지만 정작 그녀에게는 분명한 목적이 없었다(24절 주해). 그래서 많은 주석가들은 살로메의 춤을 요한을 죽이기 위한 헤로디아의 계획으로 여긴다. 헤롯의 요한 투옥 조치에 불만을 느꼈던 헤로디아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살로메를 이용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독자/청자들의 궁금증에도 불구하고 마가는 이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므로 어떠한 단정도 짓지 못하고 추측만 할 따름이다.
  1. 더 자세한 내용은 Bruce M. Metzger, A Textual Commentary On The Greek New Testament (New York: American Bible Society) 77을 읽어보라. [본문으로]
  2. Marcus, Mark 1-8, 396 [본문으로]
  3. France, The Gospel of Mark, 258; Lenski, The Interpretation of St. Mark’s Gospel, 250 [본문으로]
  4. Marcus, Mark 1-8, 396 [본문으로]
  5. Marcus, Mark 1-8, 396 [본문으로]
  6. Harrington, Mark, 86 [본문으로]
  7. Lenski, The Interpretation of St. Mark’s Gospel, 254 [본문으로]
  8. Brooks, Mark, 105 [본문으로]
  9. Marcus, Mark 1-8, 396 [본문으로]
  10. Hooker, The Gospel according to St. Mark, 161;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11. 마 14:6은 평행본문이므로 제외한다. [본문으로]
  12.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13. Bach, “Calling the Shots,” 109. 고전 7:32-34에 성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대상을 부부로 한정하고 있다. [본문으로]
  14. [/footnote] 분봉왕 빌립의 딸로 태어난 살로메가 음란한 춤을 배웠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구나 본문에는 어떤 춤을 추었는지 언급하지 않으므로, 살로메가 여성의 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춤을 추었다는 전제하에 해석하는 경향은 개연성 있는 추측에 불과하다.[footnote]Gundry는 마가가 춤의 음란성에는 관심이 없어서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여기면서도, 살로메가 음란한 춤을 추었다고 가정한다(Mark, 305). 여성의 성적 매력에 중점을 둔 연구로는 Jennifer A. Glancy, “Unveiling Masculinity. The Construction of Gender in Mark 6:17-29,” Biblical Interpretation 2 (1994) 34-50을 읽어보라. [본문으로]
  15. Marcus, Mark 1-8, 396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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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절 마침 기회가 좋은 날이 왔으니 곧 헤롯이 자기 생일에 대신들과 천부장들과 갈릴리의 귀인들로 더불어 잔치할새

본문에서는 헤로디아의 이름이 언급되지 않는다.[각주:1] 하지만 “좋은 날이 왔다(genome,nhj h`me,raj euvkai,rou)”는 말은 헤로디아를 염두에 두고 있다(19절 참조).[각주:2]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헤로디아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각주:3] 헤롯은 자신의 생일을 기념하는 연회를 열게 되는데, 여기에 초대된 사람들은 고위관리, 군 지휘관, 갈릴리 지역의 귀족으로 모두 상위계층에 속한다.[각주:4] 이들 모두 헤롯과 정치적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사람들이므로, 개인적인 친분보다는 정치적 우호적인 관계를 다지는 차원에서 초대되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각주:5] 명사 gene,sia는 “죽은 사람의 생일을 기념하는 날”을 의미하지만, 이 당시에는 ”생일”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되었다.[각주:6] “생일”을 의미하는 단어로는 일반적으로 gene,qlia를 사용하는데, 마가는 gene,sia를 사용하여 독자/청자들이 헤롯의 생일과 요한의 죽음을 동시에 떠오르도록 하였다.[각주:7] 이 날을 즐거워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기껏해야 헤롯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생일잔치에 참석한 이들을 포함한 우호세력 정도이다. 반면에 하나님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이 날은 애통의 날이다. 헤롯은 헤로디아와의 결혼으로 유대인들의 신뢰를 잃은 상태이다. 더구나 세례 요한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미친 영향과 그의 역할을 감안한다면, 이 날은 기쁨의 날이 아닌 애통의 날이라 할 수 있겠다. 더구나 당시 유대인들은 생일잔치를 이방문화로 여기고 거부했지만 헤롯은 로마문화에 더 익숙했기에 기꺼이 받아들였다.[각주:8] 그러므로 경건한 유대인들에게 헤롯의 처사는 불신앙의 행위로 여겨졌을 가능성이 크다. 헤롯 입장에서는 자신의 생일을 기념하는 연회장에서 사건의 절정에 달하도록 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각주:9]

또한 “기회 좋은”으로 번역된 형용사 euvkai,rou는 예수를 넘겨줄 기회(euvkairi,a)를 찾았고 결국 죽음으로 몰아넣은 가룟 유다를 연상시킨다(눅 22:6).[각주:10] 이러한 전개는 때가 찼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예수의 복음이 상쇄되고(1:14-15), 악한 세력이 활개치는 듯한 인상을 준다.[각주:11]
  1. Marcus, Mark 1-8, 395 [본문으로]
  2. 참조. Marcus, Mark 1-8, 395; France, The Gospel of Mark, 257 [본문으로]
  3.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8; [본문으로]
  4. Guelich, Mark 1-8:26, 332;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8 [본문으로]
  5. 본문 외에 잔치에 대한 성경기록은 에스더 1:1-12이 있다. 아하수에로 왕은 방백과 신복들을위해 잔치를 여는데, 여기에 참석한 사람들은 바사와 메대의 장수와 각 도의 귀족과 방백들이다(에 1:3). 아하수에로 왕은 팔십일 동안 열린 잔치를 통해 국가의 부와 위험을 드러내었다(에 1:4). [본문으로]
  6. Guelich, Mark 1-8:26, 325;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8 [본문으로]
  7.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8 [본문으로]
  8. Lenski, The Interpretation of St. Mark’s Gospel, 253 [본문으로]
  9. Edwards, The Gospel according to Mark, 187 [본문으로]
  10. Marcus, Mark 1-8, 401 [본문으로]
  11. http://survivor.tistory.com/script/powerEditor/pages/Marcus,%20Mark%201-8,%2040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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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절 헤롯이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두려워하여 보호하며 또 그의 말을 들을 때에 크게 번민을 하면서도 달갑게 들음이러라

헤로디아가 요한을 죽이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각주:1] 알다시피 헤로디아에게는 요한을 죽일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오직 헤롯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을 따름이다. 하지만 정작 헤롯은 요한을 두려워했다. “헤롯이 요한을 선지자로 인정했다는 언급은 없지만, 헤롯은 요한을 의롭고 경건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각주:2] 이스라엘 백성에게 의(di,kaioj)와 경건(a[gioj)은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덕목이므로, 헤롯은 요한을 두려워했고 그의 지적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헤롯은 요한의 지적에 매우 당혹스러워하면서도(polla. hvpo,rei) 기꺼이(h`de,wj) 그의 말을 들었다. 경건한 유대인은 아니었으나, 타당한 비판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었다. 로마 교육을 받았고 로마문화에 익숙하더라도 그 역시 유대인이므로, 헤로디아와의 결혼이 율법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러한 헤롯의 태도는 세례 요한의 결백을 증명한다.[각주:3][각주:4][각주:5] 헤롯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요한은 선지자로 여겨졌으며(15절), 역사적으로 선지자들은 왕의 죄를 간과하지 않고 고발해왔다(참조. 삼하 12:1-15; 왕상 21:17-29). 더구나 헤로디아에게 청혼한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으므로 반론할 여지가 없었다. 그렇다면 헤로디아와 이혼을 하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어야 한다. 하지만 헤롯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지 않았다. 이러한 모순적인 태도는 마치 돌밭에 뿌려진 씨앗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을 연상시킨다(4:16-17).

또 이와 같이 돌밭에 뿌려졌다는 것은 이들을 가리킴이니 곧 말씀을 들을 때에 즉시 기쁨으로 받으나 그 속에 뿌리가 없어 잠깐 견디다가 말씀으로 인하여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는 때에는 곧 넘어지는 자요(4:16-17)

돌밭에 뿌려진 씨앗은 흙이 얇아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하므로 싹이 빨리 터도 빛이 비추면 말라버리고 만다(참조. 4:4-6). 뿌리가 짧은 만큼 자생력이 없다. 이렇듯 믿음이 연약한 자들은 외부의 압력에 쉽게 무너진다. 헤롯 역시 요한의 비판을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거부하지 않고 듣지만, 그의 태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헤로디아에게 요한을 죽일 기회를 제공하고 만다(참조. 21절 주해). 분명 헤롯의 상반되는 반응은 그의 갈등을 내비쳐 준다. 그는 율법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었을 터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돌이킬만한 믿음이 없었다. 한 사람의 믿음 결핍이 요한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낳았다. 이러한 헤롯의 태도와 비극적인 결과는 빌라도를 연상시킨다(15:1-15).[각주:6] 빌라도 역시 예수의 무죄를 확신했었다(15:10). 대제사장들이 예수를 고소한 실제적인 이유가 그들의 시기였음을 간파한 빌라도는 예수를 놓아주려고 했다(15:9-10). 하지만 대제사장들을 중심으로 한 무리의 반복적인 요구를 수용하여 예수에게 십자가 형을 선고한다 만다(15:11-15). 유다 지역을 관할한 총독으로서 올바른 판결을 통한 정의실현 보다는 민중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비극적인 선택을 해버린다(15:15).

물론 정치적인 이유로 살려두었을 가능성도 있다. 요한의 공개적인 비판이 자신의 비위에 거슬린다 하더라도 유대인들 역시 이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요한의 행동은 정당하게 여겨졌다. 더구나 이스라엘 백성은 요한을 선지자로 여겼으므로 그를 죽인다면 민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했을 수도 있다. 비록 유대인들이 왕 대접을 했을지라도 로마로부터 통치권한을 위임 받은 분봉왕이라는 신분은 그로 하여금 소극적으로 대처하도록 이끌었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헤롯은 자신의 정치적 안정을 더 중요하게 여겼을 터이다. 비록 당시의 상황에 부합한 해석이라고 여겨지지만, 마가의 의도에는 부합하지 않다. 본문에서는 명확하게 헤롯이 요한을 의롭고 경건한 사람으로 알았기 때문에 보호했다고 밝히고 있다. 헤롯이 백성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의 두려움의 대상은 민란으로 자신을 위협할 지도 모를 백성이 아니라 요한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정치적인 해석을 배제해야 한다.

세례 요한의 비판에 대한 헤로디아와 헤롯의 반응이 대조된다. 헤로디아는 요한을 죽이고 싶어 했다(19절). 하지만 헤롯은 헤로디아의 소원대로 요한이 죽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한다.[각주:7] 헤로디아와 달리 의롭고 경건한 요한을 두려워한 헤롯은 보복을 원하지 않았다.[각주:8] 그래서 요한을 잡아들여 감옥에 가두었다(17절). 요한의 입장에서는 갑작스럽게 감옥에 갇힌 신세가 되었지만 그 덕분에 헤로디아의 살해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잠시나마 감옥이 죽음에서 벗어나는 피난처가 된 셈이다. 역설적이게도, 세례 요한은 자신이 비판한 헤롯 덕분에 목숨을 보전하게 되었다.[각주:9] 하지만 헤로디아는 헤롯의 조치에 불만스러웠다.[각주:10]
  1. Guelich, Mark 1-8:26, 332 [본문으로]
  2. Lenski, The Interpretation of St. Mark’s Gospel, 252 [본문으로]
  3. Guelich, Mark 1-8:26, 332 [본문으로]
  4. Lenski, The Interpretation of St. Mark’s Gospel, 253 [본문으로]
  5.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8 [본문으로]
  6. France, The Gospel of Mark, 257; Brooks, Mark, 105 [본문으로]
  7. Lenski, The Interpretation of St. Mark’s Gospel, 252 [본문으로]
  8.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8 [본문으로]
  9. Guelich, Mark 1-8:26, 332 [본문으로]
  10. Hendriksen, Exposition of the Gospel according to Mark, 237; Gundry, Mark, 318-31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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