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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8.20 요한복음의 성전 청결 사건과 코로나-19

요한복음이 공관복음과 차별화된 특징을 많이 갖고 있지만, 성전 청결 사건은 그중에서도 이례적으로 꼽힌다. 성전 청결 사건은 일회적인 사건으로, 하나님의 대속사를 암시하는 예언자적인 사건이었다. 연대적으로 예수께서 십자가 처형을 당하시기 위해 예루살렘에 도달한 이후 발생한 사건이었을 개연성이 크다. 그러나 요한은 의도적으로 역사적 연대를 무시하고, 예수의 사역 초창기에 배치한다. 이러한 나열에는 요한 나름의 신학적 의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요한복음은 로마 군대에 의한 예루살렘 성전 파괴 이후 기록된 성경이다. 더구나 예수를 메시아로 고백하는 유대인 집단은 회당에 출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요한 공동체는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고, 예전과 같지 않은 상황에서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법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예루살렘 성전 이후 유대인 내부에 로마를 향한 투쟁과 예루살렘 성전 재건 운동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을 개연성이 크다. 오래전 솔로몬 성전이 파괴되고 바벨론 포로 생활을 거쳐 이스라엘로 돌아온 귀환 공동체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그리고 느헤미야와 에스라처럼 율법을 강조하는 지도자들이 등장했을 개연성 역시 크다. 아마도 요한 공동체가 마주한 상황이 이러했을 거다. 그래서 요한은 모세의 율법과 다윗 메시아 사상에 반하여 예수를 메시아로 선포하는 고도의 전략을 사용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요한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더는 성전과 회당이 없이도 우리는 신앙 공동체로 성령 안에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을 수 있다."

코로나-19가 재유행 단계에 돌입했다. 지금은 주일 예배를 교회에서 드릴 수 없는 상황이고, 교육이나 친교 등 각종 모임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상황이 악화하도록 만든 몇몇 주범들, 그리고 평소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는 시민에게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영역은 내 소관이 아니다.

현 상황과 요한복음의 메시지를 연결해보면, 우리는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우리의 신앙과 신앙생활, 공동체의 의무 등을 말이다.

예수님이 성전이라고 외치면서도 여전히 교회 중심의 예배를 사수하려는 목회자들, 두세 사람이 모여 예배하는 곳에 성령님이 함께 한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교회에서 예배드려야 한다고 말하는 목회자들과 신자들.

2천 년 전 친교와 서신 교류 이외에는 마땅한 수단이 없었음에도 신앙을 고수하고 때로는 순교마저 당당하게 감당했던 믿음의 선배들과 달리 카카오톡이나 줌 등 온갖 최신화된 기술로 안전하게 교제와 모임을 진행할 수 있고, 현금은 계좌 이체로 대체할 수 있는 시대에도 여전히 새벽 예배와 주일 예배 등 예배는 교회에서 드려야 하고, 친교 모임은 직접 만나야 한다는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 사고에 벗어나지 못할수록 현 상황은 더 악화하고 장기화한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 나는 이러한 행태에서 요한 공동체의 각성과 신앙을 위한 본질적인 투쟁이 아니라 모세의 율법과 다윗 메시아 사상을 고집했던 유대계 기독교인의 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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