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구약의 종말론

독서후기 2020. 3. 19. 17:51

신약학 전공자인 내가 구약의 종말론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는, 예전부터 구약성경과 종말론이란 주제에 모두 흥미를 갖고 있고, 무엇보다 내 박사 학위 논문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독특하게도 구약의 종말론은 메시아사상과 묶여 있어서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주제이다.

여기에 게하더스 보스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가 더해져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보스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바울의 종말론』을 읽어 본 독자들은 동감할 텐데, 난 그 책 하나로 보스의 천재성에 매료되었다.

그에 반해 이 책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엮은이 제임스 데니슨 2세가 밝혔듯이, 이 책은 보스의 생전에 작성된 원고와 학생의 필기 등을 엮어 만들어졌다. 학창 시절 강의안을 받아 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제아무리 유능하고 성실한 교수라도 개괄적인 내용을 간략하게, 그리고 핵심 내용만 학생에게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강의안을 작성하고 배포하는 경우가 허다해서 학생들은 강의 없이 강의안만으로 수업을 따라가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 책을 집중해서 읽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태생적 원인에 있지 않나 싶다. 

다행히 이 책은 장마다 해당 주제의 핵심을 중점적으로 기술했으며, 논의의 정곡을 파고들고 있어서 무엇하나 버릴 것이 없다. 미완성 원고이지만, 저자의 천재성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비평학자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했던 시대적 상황에서, 저자는 비평학자의 주장을 제대로 이해한 후 그들이 가진 허점을 논리 정연하게 비판하며 성경의 진리가 무엇인지 밝힌다.

저자는 성경에 나타난 용어를 정의하는 작업으로 시작하여 주해를 통해 신학적 틀을 정립한 후 다시 각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큰 그림 아래 일관성을 갖고 각 장을 서술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태도야말로 현대 성경신학자가 배우고 지향해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완성작은 얼마나 대단한 작품이었을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저자의 뛰어난 통찰이 담겨 있기에 구약의 종말론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구약의 종말론
국내도서
저자 : 게하더스 요하네스 보스(Geerhardus Johannes Vos) / 박규태역
출판 : 좋은씨앗 201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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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포스터(Paul Foster) 박사의 연구이며, 에딘버러대학교에서 제공하는 자료입니다. 


The Eschatology of the Thessalonian Correspondence: An Exercise in Pastoral Pedagogy and Constructive Theology
http://www.research.ed.ac.uk/portal/en/publications/the-eschatology-of-the-thessalonian-correspondence-an-exercise-in-pastoral-pedagogy-and-constructive-theology(96c86c21-e709-4c9d-9bff-6adbcb81a5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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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nisch, Wolfgang의 『Eschatologische Existenz: ein exegetischer Beitrag zum Sachanliegen von 1. Thessalonicher 4,13-5,11』를 pdf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Eschatologische Existenz: ein exegetischer Beitrag zum Sachanliegen von 1. Thessalonicher 4,13-5,11
http://digi20.digitale-sammlungen.de/de/fs1/object/display/bsb00047544_000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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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난트 한(Ferdinand Hahn)의 종말론과 묵시문학의 관계에 대한 이해(신약성서신학 Ⅱ, 794)가 잘못되어 있다:"종말론의 두 개념을 구분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이 세상과 관련된 미래표상이 관건이 된다. 다른 한 편으로는 피안(彼岸)에 대한 기대가 있다. 그러한 점에서 종말론이 상위 개념이고, 묵시문학이 하위개념이다."

종말론과 묵시문학은 각 개념의 범주가 다르다. 종말론은 신학사상의 범주에 속하고, 묵시문학은 문학유형의 범주에 속한다. 따라서 묵시문학은 종말론의 하위 개념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묵시문학의 두드러진 성격인 종말론적 성격을 지칭하는 "묵시문학적 종말론"을 하위 개념으로 종속시켜야 한다. 또한 "묵시적 예언"이란 표현을 사용하는데, 아마도 묵시를 예언의 일부로 여기는 듯 싶다. 묵시문학은 예언의 일종이 아니다. 묵시와 예언은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다. 예언은 하나님의 계시를 통해 주어지지만, 묵시는 계시에 대한 재해석이다. 이와 관련된 책으로는 존 J. 콜린스의 <묵시문학적 상상력>과 왕대일의 <묵시문학과 종말론>에서 잘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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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책은 <최근 바울과 종말론 연구 동향>이다. 처음 출판된 시기가 2007년이고, 번역본은 2011년에 나온 비교적 최신 정보를 담고 책이다.




이 책의 제목은 독자들로 하여금 '바울'과 '종말론'에 대한 연구의 최신 경향을 파악할 수 있으리라 기대할 터이다. 하지만 이 책은 바울의 '종말론'에 대한 책이다. 게다가 1-3장은 고린도전서 15장을 중점적으로 다루었고, 4장은 데살로니가전서 4:13-18를 중점적으로 다루었으며, 5장은 소망에 대해 다루었다. 저자의 연구범위를 감안해보면, <최근 바울과 종말론 연구 동향>이라는 제목은 과장이라 할만하다.

통합적인 주제로 본문을 다루지 않고 본문의 핵심내용을 중심으로 특정 주제를 다루는 방식이 좀더 성경의 의도를 분명하게 파악하려는 방식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종말론의 연구 범위를 축소시켜버린 느낌이다. 독자에 따라서는 간결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필자로서는 뭔가 아쉽다.

연구 동향을 다루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자들의 견해만 나열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는다. 본문의 의미를 해석하면서, 견해의 차이를 보이는 부분마다 해석경향을 알려주고 적합한 결론을 도출한다. 이러한 서술방식은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방식을 벗어나서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점이 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 책의 의도가 본문연구를 통해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있지 않아서 학자의 견해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다양한 학자들의 견해를 참고하면 그 만큼 다양한 사고 과정을 거쳤다는 증거는 될 수 있다.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라도 학계의 연구 동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학자들의 견해는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일 따름이다. 본문을 통해 얼마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지 참고할 수 있을 따름이다. 더구나 이러한 연구는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저자의 저술목적에 따라 최근에 발표된 학자들의 연구자료들을 통해 그들의 해석 경향을 파악하는 목적을 두어야 한다. 만약 이 책에서 그 이상의 가치를 찾고자 한다면, 실망할 지도 모른다.


최종업데이트 201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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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론을 연구하면서 관련 도서들을 읽고 있는데,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각 도서들의 내용을 정리하고 서평을 남기고자 한다. 오늘은 그 첫 번째 결과물로, 게할더스 보스(Geerhardus Vos)의 <바울의 종말론>에 대한 서평을 남기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성경의 내용을 다루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진행해야 할 작업은 주해라고 생각한다. 특히 신학서적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본문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그 토대는 단어연구와 원전주해에 근거해야 한다. 아무리 논리적 개연성이 뛰어나고 설득력이 있어도, 성경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개인의 기준에 따라서는 다소 까다로운 조건일 수도 있으나, 매우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보스는 아주 탁월한 학자이다. 그는 바울의 종말론이란 주제를 다루면서, 성서신학적으로 접근했다. 1장의 첫 부분부터 '종말론'이란 단어에 담긴 의미와 용례를 살펴보며 시작한다. 그리고 성경본문을 다루고 자신의 견해를 서술해가는 과정은 철저하게 성경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면서도 수 많은 문헌들과 학자들의 다양한 견해들을 검토하고 있다. 저자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독자의 입장에서 명쾌하지 않은 부분들이 존재하지만(필자의 문제일 수도 있다), 지금처럼 성경연구방법론이나 주해방법론이 발전되지 않은 시대에 이와 같은 연구물을 내놓았다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 프린스턴신학교에 성서신학을 전공으로 개설한 때가 1893년이고, 보스가 처음으로 성서신학교수로 재임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는 정말 탁월한 학자이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종말론의 연구범위에 구원론을 포함하고, 종말론에서 성령의 역할을 강조하였다는 점이다. 지금도 여전히 구원론과 종말론을 구분하여 연구하는 추세에 있는데, 보스는 구원론과 종말론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물론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을 터이다. 그럼에도 둘 사이의 연관성을 깊이 있게 다루었다. 아쉽게도 성령의 역할을 강조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에 대한 개별적인 연구를 포함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종말론에서의 성령의 역할을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이 책은 1979년에 처음 출판된 제법 오래된 책이다. 국내에서는 1989년에 출판되었고 지금은 아쉽게도 절판된 상태이다. 하지만 바울의 종말론을 연구하려면 가장 먼저 읽어봐야 할 책이라 할만 하다. 그래서 영문독해에 지장이 없다면 원서로 읽어보기를 권장한다.

이 책의 최대단점은 번역수준이다. 일단 본문을 읽는데 다소 껄끄럽다. 그 이유로는 번역작업의 고단함이 큰 몫을 했을 터이다. 그럼에도 익숙한 단어를 낯선 단어로 번역한 사례가 종종 눈에 띈다는 건 번역수준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이다. 더구나 유독 괄호와 역자의 보충설명이 많다. 관례적으로 괄호는 번역이 원문을 다 표현하지 못할 때 사용하고, 보충설명은 독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지만 저자가 담지 않았거나 잘못 전달할 경우 추가하는데, 그 빈도가 지나치다.
 

최종업데이트. 2011.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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