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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도인가?

성찰 2008. 4. 30. 21:11

기도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가?

  왜 기도인가? 그리스도인으로 살면서 거의 매일 이 문제를 생각해왔다. 하나님이 멀리 떨어져 계신 것처럼 느껴질 때는 고민이 한결 깊어졌다. 기도란 게 혹시 자신을 세뇌시키는 신앙 의식이 아닌지 회의하기도 했다. 신학 서적을 읽어보아도 의문은 가시지 않았다. 하나님이 분명히 아셔야 할 것들을 되풀이해서 알려드리는 게 기도란 말인가? 당장 결절이 나지는 않겠지만 일단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들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기도란 하나님께 보여드릴 지원물품 요청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도는 질서를 재조정하는 과정이다. 우주를 아우르는 진리를 회복시켜주시고 하나님의 시각으로 세상과 자신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다.

  나는 기도하면서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바뀌었다. 산꼭대기로 기어올라가서 저 아래 꼬물거리는 한 점을 내려다보니, 그게 바로 내 자아였다. 별들을 바라모면서 비록 정확히 알지 못할지라도 우주 속에서 내가, 또는 우리가 감당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기도는 이렇게 하나님의 시각으로 모든 존재를 바라보는 행위다.[각주:1]



기도는 간구가 전부가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란 말이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이다. 자신을 철저하게 비우고 하나님으로 채우는 시간이다. 죄악으로 더러워진 자신을 정결하게하는 의식이다.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순종을 결단하는 시간이다. 두려움을 떨치고 담대함을 얻는 시간이다. 밀려드는 회의감을 저 멀리 밀쳐내고 확신으로 채우는 시간이다. 허전한 가슴이 하나님으로 충만해지는 시간이다. 슬픔이 기쁨이 되는 시간이다.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시간이다. 그 순간만큼은 이 땅에서 하늘나라를 경험한다. 인간이란 존재를 떨쳐버리는 시간이란 말이다.

  1. Philip Yancey, 기도, 서울: 청림출판, 2007, p.44-4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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