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예레미야서의 특징 중 하나는 절기를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대신에 희생제물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여러 구절이 있지만, 현재 보고 있는 구절을 인용해본다.

46:10 그 날은 주 만군의 여호와께서 그의 대적에게 원수 갚는 보복일이라 칼이 배부르게 삼키며 그들의 피를 넘치도록 마시리니 주 만군의 여호와께서 북쪽 유브라데 강 가에서 희생제물을 받으실 것임이로다

예레미야서는 이스라엘의 우상숭배에 대한 심판을 다루고 있다. 이스라엘 밸성은 희생제사를 드리지만 동시에 우상숭배를 멈추지 않았다.

이와 비슷한 장면이 사무엘상 1장에 나온다. 엘가나는 그의 가족과 함께 매년제(annual sacrifice 1:3, 21)를 드린다. 엘가나는 신앙이 돈독한 사람이었으나 절기를 지켰다는 기록은 없다. 혹자는 그와 그의 가족이 드린 제사가 초막절이라고 주장하지만,나는 그 견해에 반대한다.

우상숭배가 심하던 시절에는 절기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가정할 수 있다. 절기는 모세에 의해 지정되었으며, 다윗이 솔로몬에게 당부한 지침 중 하나이기도 하다. 우리가 현재 참고할 수 있는 기록에 의하면, 우상숭배가 아니더라도 절기를 잘 지키지는 않았다. 더구나 우상숭배가 팽배할 때는 절기를 지킬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다.

반면 희생제물은 형식적으로나마 준행되고 있었다. 희생제물은 절기를 비롯해서 각종 의식에 포함되었다. 아마도 이스라엘 제의에서 가장 필수적인 요소였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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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의 고난받는 종에 사용된 표현이 다른 본문에서도 발견된다.
 
사 53:7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 가는 어린 양과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 같이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
8 그는 곤욕과 심문을 당하고 끌려 갔으나 그 세대 중에 누가 생각하기를 그가 살아 있는 자들의 땅에서 끊어짐은 마땅히 형벌 받을 내 백성의 허물 때문이라 하였으리요
 
렘 11:19 나는 끌려서 도살 당하러 가는 순한 어린 양과 같으므로 그들이 나를 해하려고 꾀하기를 우리가 그 나무와 열매를 함께 박멸하자 그를 살아 있는 자의 땅에서 끊어서 그의 이름이 다시 기억되지 못하게 하자 함을 내가 알지 못하였나이다
 
시 44:22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하게 되며 도살할 양 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
 
잠 7:22 젊은이가 곧 그를 따랐으니 소가 도수장으로 가는 것 같고 미련한 자가 벌을 받으려고 쇠사슬에 매이러 가는 것과 같도다
 
Jeremy Schipper, "Interpreting the Lamb Imagery in Isaiah 53," JBL 132, no. 2 (2013):321-322.
 
이사야의 고난받는 종의 죽음을 표현할 때 사용된 '어린 양'(잠 7:22에서는 '소')이란 용어는 다른 곳에서도 나타난다.
 
예레미야 11:19과 시편 44:22는 하나님을 따르는 자들이 겪게 될 무고한 희생과 관련이 있다. 반면 잠언 7:22는 음녀, 말로 호리는 이방 여인(5절)을 멀리하라는 경고와 관련이 있다.
 
이러한 용례에 의하면, 이사야 53:7-8은 예레미야 11:19과 시편 44:22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사람(들)이 겪는 고초와 관련이 있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이 부분에서 Schipper는 자신의 견해를 더 개진하지 않지만, 이사야 53장은 레위기의 희생 제물과 연결지어서는 안 된다고 결론짓는다는 점에서 나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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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 신앙과 헬라 문화, 그 만남과 갈등 -희생 제물의 경우 / 왕대일 / Canon & Culture 3권 1호 2009-봄

http://www.itheology.kr/canon/cc_read.php?&mode=list2&mode=view&idx=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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