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Vasilis Politis는 자신의 글에서 새로운 번역을 제시하여 플라톤은 정치가에게 목자 모형이 적합하지 않았다는 선행연구에 반박한다 (자세한 내용은 “Plato, Statesman 275D8–E1, “ The Classical Quarterly (2021) 71.2 575–581를 보라). 그러나 내가 보기에 Politis는 플라톤이 목자 모형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플라톤은 목자 모형을 긍정하지만, 그 모형이 갖고 있는 한계를 지적하며 자신의 견해를 개진한다. 플라톤은 목자의 역할에서 양 떼를 '먹임'(feeding)이 아닌 '돌봄'(care)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돌봄의 기술은 '강제성'(compulsory)과 '자발성'(voluntary)으로 나뉘며, 왕과 정치가는 마땅히 자발성으로 자신의 의무를 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폭군은 목자 모형에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플라톤은 왕을 미화하여 목자 모형을 긍정적으로 그리는 관례에 의문을 제기한다. 결국 플라톤은 이러한 현실적 괴리에서 정치가에게 목자 모형을 적용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는다.

이와 비슷한 사고가 신화에 대한 진술에서 발견된다. 신적 목자(divine shepherd)는 이상적인 신으로서 세상을 통치한다. 그러나 인간 세계에 무관심한 신들의 등장으로 인해 인간계가 어지러워졌다. 플라톤은 인간을 방관하는 신에 대해서는 냉소적이지만, 신적 목자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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