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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4.25 가나의 혼례가 갖는 의미
요한복음 2장에 예수의 첫 표적으로 기록된 가나의 혼례를 유대 메시아 사상에 입각하여 '종말론적 신랑되시는 예수'를 주장하는 해석자들이 있다. 예수는 혼례의 주인공인 신랑이 아니라 참석자이므로, '종말론적 신랑'이라는 주장은 해석자의 신학적 틀을 과도하게 주입한 결과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 본문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예수의 첫 표적이 갖는 의미에 달려 있다.
 
2:11 예수께서 이 첫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으니라
 
예수와 동행했던 제자가 누구인지 확실하지 않다. 본문의 흐름을 따르면, 혼례 이전까지 5명의 제자가 있었다.
 
세례 요한의 제자였던 두 제자(1:37). 이 둘 중 하나는 안드레로 밝혀지며, 그의 형제 시몬 베드로가 추가된다(1:40-42). 후에 빌립과 나다나엘이 더해진다(1:43-51). 여기까지 최소 5명이 확인된다.
 
여기에서 우리는 제자들이 예수를 믿은 이유에 주목해야 한다. 제자들은 예수의 표적으로 인해 그를 믿었다. 즉 이들은 기적을 행하는 메시아를 고대하고 있다.
 
또한, 이 무대에서 잊혀질 수 있는 예수의 어머니를 기억해야 한다(2:1-5).
 
요한복음은 마리아의 잉태를 다루지 않았다. 전문 용어로 '로고스 기독론'을 주장하는 요한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기록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맥락에서 예수의 어머니를 부각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이 구절을 통해 마리아가 예수를 특별한 존재로 믿고 있었다는 단서로 작용한다.
 
2:3 포도주가 떨어진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4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5 그의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를 어떤 존재로 믿었는지 명백히 밝히지는 않지만, 최소한 예수가 떨어진 포도주를 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는 점은 확실하다. 어쩌면 그녀 역시 예수를 이적을 행하는 메시아로 바라보고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앞으로 제자들의 기대와 달리 유대 메시아 사상을 전복하는 가르침을 설파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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