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종말론을 연구하면서 관련 도서들을 읽고 있는데,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각 도서들의 내용을 정리하고 서평을 남기고자 한다. 오늘은 그 첫 번째 결과물로, 게할더스 보스(Geerhardus Vos)의 <바울의 종말론>에 대한 서평을 남기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성경의 내용을 다루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진행해야 할 작업은 주해라고 생각한다. 특히 신학서적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본문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그 토대는 단어연구와 원전주해에 근거해야 한다. 아무리 논리적 개연성이 뛰어나고 설득력이 있어도, 성경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개인의 기준에 따라서는 다소 까다로운 조건일 수도 있으나, 매우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보스는 아주 탁월한 학자이다. 그는 바울의 종말론이란 주제를 다루면서, 성서신학적으로 접근했다. 1장의 첫 부분부터 '종말론'이란 단어에 담긴 의미와 용례를 살펴보며 시작한다. 그리고 성경본문을 다루고 자신의 견해를 서술해가는 과정은 철저하게 성경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면서도 수 많은 문헌들과 학자들의 다양한 견해들을 검토하고 있다. 저자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독자의 입장에서 명쾌하지 않은 부분들이 존재하지만(필자의 문제일 수도 있다), 지금처럼 성경연구방법론이나 주해방법론이 발전되지 않은 시대에 이와 같은 연구물을 내놓았다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 프린스턴신학교에 성서신학을 전공으로 개설한 때가 1893년이고, 보스가 처음으로 성서신학교수로 재임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는 정말 탁월한 학자이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종말론의 연구범위에 구원론을 포함하고, 종말론에서 성령의 역할을 강조하였다는 점이다. 지금도 여전히 구원론과 종말론을 구분하여 연구하는 추세에 있는데, 보스는 구원론과 종말론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물론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을 터이다. 그럼에도 둘 사이의 연관성을 깊이 있게 다루었다. 아쉽게도 성령의 역할을 강조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에 대한 개별적인 연구를 포함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종말론에서의 성령의 역할을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이 책은 1979년에 처음 출판된 제법 오래된 책이다. 국내에서는 1989년에 출판되었고 지금은 아쉽게도 절판된 상태이다. 하지만 바울의 종말론을 연구하려면 가장 먼저 읽어봐야 할 책이라 할만 하다. 그래서 영문독해에 지장이 없다면 원서로 읽어보기를 권장한다.

이 책의 최대단점은 번역수준이다. 일단 본문을 읽는데 다소 껄끄럽다. 그 이유로는 번역작업의 고단함이 큰 몫을 했을 터이다. 그럼에도 익숙한 단어를 낯선 단어로 번역한 사례가 종종 눈에 띈다는 건 번역수준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이다. 더구나 유독 괄호와 역자의 보충설명이 많다. 관례적으로 괄호는 번역이 원문을 다 표현하지 못할 때 사용하고, 보충설명은 독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지만 저자가 담지 않았거나 잘못 전달할 경우 추가하는데, 그 빈도가 지나치다.
 

최종업데이트. 2011.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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