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리처드 헤이스 교수(Richard Hays, 듀크대학교 신약학)의 <The Faith of Jesus Christ>가 번역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출판한 곳은 <톰 라이트 바울의 복음을 말하다>, <톰 라이트 칭의를 말하다> 등 N. T. 라이트의 저서들을 주로 번역하고 있는 에클레시아북스이고, 번역자는 최현만이다.


우리나라에서 헤이스는 <신약의 윤리적 비전>(유승원 역, IVP, 2012)으로 신약윤리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바울신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었던 성서학자이다. 대표적으로 <Echoes of Scripture in the Letters of Paul>이란 책은 바울서신의 해석학적 문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서는 잘 읽혀지지 않지만, New Interpreter’s Bible 시리즈의 갈라디아서 주석을 집필하기도 했다.

헤이스는 이 책으로 바울의 새 관점의 선구자로 손꼽혀 왔다. N. T. 라이트가 자신의 바울연구를 집대성한 <Paul and the Faithfulness of God>에서 헤이스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고 하니, 톰에게 미친 헤이스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이란 제목은 그 자체로 갈라디아서의 주요쟁점 중 하나인 "피스티스 이에수 크리스투"(갈 2:16)의 번역에 대해 헤이스가 취하고 있는 입장을 담고 있다. 이 문장에 대한 견해는 두 가지로 나눠진다.

(1) 전통적 입장: "이에수 크리스투"는 "피스티스"의 목적격 속격으로 번역해야 한다. 즉 본문의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이다.

(2) 새관점 입장: "이에수 크리스투"는 "피스티스"의 주격 속격으로 번역해야 한다. 즉 본문의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이다.

한 끝 차이의 번역이지만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는 이유는 이 구절이 바울의 구원론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구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구원을 얻는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이러한 논쟁에 대해 헤이스는 자신의 입장을 책 제목에서 드러내고 있다.

톰 라이트가 주장하는 바울의 새 관점에 대한 국내 신학계의 반응으로 생각해본다면, 이 책이 국내 신학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이 책은 잠시 조용해진 논쟁에 불을 지필 수 있으려나? 아니면 거대한 폭풍은 <Paul and the Faithfulness of God>이 번역된 후에 일어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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