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올 7월 28일(일)~ 8월 1일(목)에 암스테르담 자유 대학교에서 열리는 SBL International Meeting에 발표자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발표 영역은 Prophets이고, 제 주제는 "Micah’s Shepherd as Judge and Redemer"입니다.

앞서 Catholic Biblical Association of America Mid-Atlantic Regional Meeting 2024에 복수 발표가 가능할까 싶어 여분의 제안서를 보냈는데, 예상과 달리 이 주제가 선정되어 버렸습니다. 발표마다 다른 주제로 접근할 예정이라 동일한 주제로 발표할 생각이 없어서 주제와 발표 방향에 변화를 줄 예정입니다.

이번 SBL International Meeting 2024에서는 Prophets와 Johannine Literature에 발표자로 서게 됩니다.

 

,

학술 단체마다 제안서 확보가 성공적인 학회의 관건이다. 단체의 성격에 따라 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는 자격이 다르다. Graduate는 석사 과정 재학 이상, Postgraduate는 박사 과정 재학 이상, Junior Researcher는 ABD (All But Dissertation) 이상을 자격 조건으로 둔다. 박사 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단체에서 박사 과정 재학생의 제안서를 받기도 한다. 간혹 지도 교수의 추천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자격 조건을 두는 이유는 당연히 단체가 추구하는 질적 수준을 관리하기 위함이다.

제안서는 제안자의 학술 역량이 담기기 마련이다. 제안서에는 선행 연구에 대한 이해와 문제 제기, 그리고 제안자의 주장 등이 포함된다. 평가자는 단 몇백 글자 내외로 제안자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다.

제안서 마감과 학회 기간 사이에는 몇 달의 차이가 있다. 제안서 평가와 최종 발탁, 제안자의 최종 참석 여부 확인, 학회 일정 조정 등 조율해야 할 작업이 적지 않아서 4개월 정도 간격을 두는 단체가 많아 보임.

제안자는 제안서를 바탕으로 최종 원고를 준비해야 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 제안서를 제출하고 원고를 다듬을 때마다 새로운 발상이 계속 떠올라서 발표일에는 적잖은 변화가 반영된다.

간혹 제안서와 발표 원고 사이의 차이를 묻는 참석자가 있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답변은 그 차이가 발생한 이유와 현재 원고가 더 나은 대안인 이유를 설명하면 된다. 제안서와 발표 원고를 일치시키려는 노력보다는 제안서를 바탕으로 최선의 원고를 준비하려는 태도가 발표자와 참석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태도이다.

,

요한의 구약(혹은 히브리 성경) 사용은 신약의 구약 사용 분야에서 어려운 주제 중 하나이다. 요한은 인용 공식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간혹 요한이 선지자의 이름을 밝히더라도 그 선지자와 무관한 내용인 사례도 있으며, 여러 선지자 중 이사야를 대표적으로 밝히는 경우도 있다. 어찌 되었든 요한복음이 이사야를 언급하므로, 이사야서와 요한복음의 관계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나는 선행연구의 주류와 달리 스가랴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요한복음 7:37-39는 스가랴 14장으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사 학위 논문의 주요 본문인 10장 선한 목자 담론은 스가랴서 9-14장과 연결해서 해석할 예정이다.

요한복음 7:37-39에서 37절은 이사야 55:1, 38절은 에스겔 47:1이 요한이 인용했다고 주장되는 대표적인 본문이지만, 나는 스가랴 14장으로 두 구절을 모두 포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내 입장에서는 스가랴 14장이 요한이 생각한/의도한 본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한발 물러서서 이사야서와 에스겔서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혹여나 주류의 견해대로 요한이 이사야서와 에스겔서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스가랴 14장을 통해 읽어야 본문의 의미가 더 명확해진다는 입장이다.

아직 가정 관계이지만, 혹시나 요한이 이사야서를 사용했다면 그의 의도는 실제로 그의 신학이 이사야서의 영향을 받았다기보다는, 아직 배제할 수 없지만, 이 같은 독법에 익숙한 청중들을 고려한 요한의 의도적 사용일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즉 요한은 대다수의 이해를 고려하여 대중적 읽기를 사용하지만, 그의 진의는 스가랴서를 통해 밝혀진다는 전제이다.

내 주장은 극소수의 입장이라 앞으로 학회나 저술 등을 통해 반박 과정을 거쳐 대중을 설득해야 한다. 학자로서는 확실한 독자성을 갖게 되겠지만, 그만큼 외로운 길이 예상된다.

,

어제 JSEC 2024 발표를 마치고 오늘 새벽 1시쯤에 집에 도착해 휴식을 취하고 라운델에 나와 SBL Global Virtual Meeting 2024 발표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26일까지 발표 자료를 업로드하고, 리허설에 참여해야 해서 촉박한 일정이다. 직접 프로그램을 가동해 봐야겠으나, 가상 환경에서 발표를 준비할 수 있도록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지 않나 싶다.

이것을 마쳐도 잇따라 발표 일정이 잡혀 있어 방심할 틈이 없다. 마감 효과를 위해 내가 자초한 일이니 오로지 홀로 뒷감당해야 한다.

'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도 교수 면담  (0) 2024.04.03
요한의 마가복음 사용  (0) 2024.04.01
학회 발표와 출판  (0) 2024.03.16
화상 학회 발표 인용 방법  (0) 2024.03.15
영국 박사 학위와 현지 상황  (0) 2024.03.08
,

학회 발표와 출판

끄적 2024. 3. 16. 01:25

영국 박사 과정은 철저하게 학위 논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미나는 학생의 지식을 넓혀주는 동시에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와 교류하는 훈련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학회 발표는 논문 작업과 병행하며 마감 효과로 논문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주제별 논지를 정교하게 다듬는 효과가 있다. 내 경우 제안서가 수락된 일정만으로 목표한 발표 횟수에 도달한 상황이고, 평균치만 하려면 굳이 열심히 하지 않아도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 선다. 학위 논문의 절반도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정도 풀어놓은 상태라 앞으로 비슷한 횟수로 발표할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30회까지도 가능해 보이지만, 별 의미는 없어 보인다.

스코틀랜드 소재 학교에서 신약학을 전공할 경우 최소 세 학회에서 최소 3~4회를 발표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박사 학위 취득 소요 기간이 평균 4년이니까 2년만 열심히 활동해도 최소 6~8회 정도 기회를 만들 수 있다.
BNTS (British New Testament Society)
JSEC (Seminar on the use of Jewish Scriptures in Earliest Christianity [formerly the use of the OT in the NT])
Scottish Universities Biblical Studies Postgraduate Day Conference 

사실 발표를 열심히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출판이다. 현역 교수진들이 활동하는 학회에 발표를 지원하는 이유가 출판으로 이어질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보통 중진 학자는 저널 출판과 관련되어 있고, 학회 활동을 통해 신진 학자 발굴과 출판 소재 수집을 겸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가 있다.

지금은 예정된 학회 발표를 잘 마무리하고, 논문 작업에 집중하면서, 출판 기회를 모색해 봐야겠다.

'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한의 마가복음 사용  (0) 2024.04.01
SBL Global Virtual Meeting 2024 발표 준비  (0) 2024.03.24
화상 학회 발표 인용 방법  (0) 2024.03.15
영국 박사 학위와 현지 상황  (0) 2024.03.08
기회와 경쟁력  (0) 2024.03.08
,

이력서에 발표 이력을 기재할 시 응용하면 되겠다. 학회에서는 in person/ in virtual로 구분하는데, 이력서에는 online 대신에 virtual을 써놓으면 될 듯하다. 

How do I cite a paper presented at a virtual conference?
https://style.mla.org/paper-presented-at-virtual-conference/

'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SBL Global Virtual Meeting 2024 발표 준비  (0) 2024.03.24
학회 발표와 출판  (0) 2024.03.16
영국 박사 학위와 현지 상황  (0) 2024.03.08
기회와 경쟁력  (0) 2024.03.08
교회 청소 일 시작  (0) 2024.03.06
,

2019년도에 박사 과정 진학을 위해 교수진들과 대화를 나눠보고, 2020년 10월 말부터 박사 과정을 시작해서 3년 넘게 지도를 받은 내 경험에 주변 사례를 보고 들으며 느낀 최고의 지도 교수의 조건은 대략 이러하다.

첫 번째는 무조건 학생이 박사 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조력하는 지도 교수이다.

코스웍과 종합시험이 존재하는 학교에서는 최소한 박사 과정 수료까지는 가능하게 만들어주지만, 입학 전부터 연구 제안서(Research Proposal)로 잠정 지도 교수를 찾아야 하는 영국에서는 박사 과정 수료라는 개념이 낯선 곳이다. 교수진도 매년 평가받으므로 의무적으로 학생을 지도해주지만, 무관심과 방치에 가까운 사례들이 적지 않다. 반대로 자신이 원하는 분량과 방향을 못 따라 올 경우 포기하는 사례도 적잖이 있다.

좀 거칠게 말하자면 정상(?)이 아닌 교수들이 제법 있다. 내가 볼 때 강의 전담 혹은 연구 전담이 되어야 하지만, 경력과 봉급 등을 이유로 교수 트랙을 밟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예전에는 교수의 명성, 이력, 연구 성과 등을 우선순위로 두었으나, 지금은 학생이 박사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도 교수가 최고이다. 학생의 상황에 따라 지도법을 바꾸고, 학생의 필요에 적절히 반응하며, 학생의 논문이 나아갈 방향을 잘 지도해주는 교수를 찾아야 한다. 교수진을 일일이 조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박사를 배출해 본 경험이 있거나 지도에 능숙한 교수를 지도 교수로 삼아야 한다. 간혹 교수 중에 본인의 이력서에 자신이 배출한 박사와 지도 중인 학생을 기재한 사례가 있음 (당연히 참고 사항일 뿐 절대적이지 않으니 유의할 것).

두 번째는 장학금 혹은 경제적 지원을 해 줄 수 있는 지도 교수이다.

칼빈 시절 동기 목사님이 학교 보지 말고 장학금 주는 학교로 가라는 조언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의아스러운 건, 그 조언을 하신 분이 내가 재학 중인 학교에서 석박사를 마치셨다는 사실인데, 아마도 본인이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은 사례가 아닌가 싶다. 사실 나도 영국 박사를 오랫동안 목표로 삼았고, 지금은 빠르면 올 해안으로, 늦으면 내년에 졸업이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재정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딱히 추천해 주고 싶지 않다. 최근에는 독일 박사를 추천해 주고 싶다.

재정적 요소는 제법 큰 변수가 될 수 있으므로, 장학금이나 경제적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지도 교수가 두 번째로 좋다고 할 수 있다. 장학금은 입학 때 받지 못하면, 다음 기회는 거의 없다는 게 유념해야 할 사실이다. 내 생각에 장학금은 대체로 석사 과정에서 장학금 수상 이력이 있는 지원자에게 배분될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는 정치력(?)이 있는 지도 교수이다.

학생 지도와 평가, 구술시험(PhD viva) 등 지도 교수가 좌우할 수 있는 요소들이 몇 가지 있다. 정치력을 자신을 위해 쓰는 교수들이 대부분이지만, 학생을 위해 적당하게 정치력을 구사하는 지도 교수들이 있다.

몇 가지 더 있겠지만, 위 세 가지 사항이 가장 중요하다 싶다.

'유학정보 > 박사과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먼저 지도 교수의 요구 사항을 만족시켜라  (0) 2024.04.24
연구 제안서와 발표 제안서  (0) 2024.01.19
교정 작업  (0) 2023.09.22
핸드북 숙지  (0) 2023.09.21
연구 제안서의 위력  (0) 2023.08.25
,

유럽성서학회(European Association of Biblical Studies)에서 주관하는 연례 학회에 제출한 제안서가 모두 수락되었습니다. 
 
첫 번째 주제는 "The Johannine Good Shepherd and the Response of the Audience in John 10"으로, 요한복음 10장의 선한 목자 담론에서 예수의 가르침과 그의 청중이 보인 반응을 다룰 예정입니다.

두 번째 주제는 "The Origins of the Shepherd Motif and the Divine Presence in the Book of Revelation: Reading Revelation 7:9–17 and 21:1–8 in Light of Zechariah 14"로 요한계시록 7:9-17에 나타난 목자 모티프와 21:1-8에 나타난 하나님의 임재를 동일한 주제로 연결되며, 두 본문 모두 스가랴 14장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할 예정입니다.

이번 학회는 불가리아 소피아 대학교(Sofia University, Bulgaria)에서 개최됩니다.

,

학회 일정이 확정되었다. 내 발표 시간은 4월 4일 (목) EDT 11:30, 한국시간 5일(금) 00:30이다. 주제는 "Reading the Lamb of God (Jn 1:29) as a Johannine Christological Title"이며, 세례 요한의 "하나님의 어린 양"을 요한의 의도대로 예수의 기독론적 칭호로 이해하자는 주장을 펼칠 예정이다. 초록은 첨부된 이미지를 보라.

 

,

가톨릭 진영에서 가장 큰 성서학회인 CBA(Catholic Biblical Association)의 2024 Mid-Atlantic Regional Meeting에서 "Micah’s Shepherd as Judge and Redeemer"라는 주제로 발표를 마쳤다.

이 모임은 Virginia Theological Seminary에서 진행 중이며, 나는 줌(zoom)으로 발표에 참여했다. 파워포인트를 준비했으나 서둘러 진행되는 바람에 그냥 낭독으로 진행해야했다.

학회 발표 준비하면서 미가의 목자-양 비유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졌고, 현 학계에서 현역으로 활동 중인 분들 앞에서 발표할 기회를 가져서 뜻깊은 자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