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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2.13 삼손, 이스라엘 지파의 분열, 한나와 사무엘

삼손의 죽음 (삿 16) 이후 장면이 에브라임 산지에 거주하는 미가로 전환되고, 화두는 '제사장' (17-18장)으로 바뀐다. 새로운 소재인 '제사장'에서 두 사건이 부각된다. 첫 번째는 미가의 신당과 레위 제사장의 사유화이고 (17장), 두 번째는 단 지파의 신상 설치와 제사장 임명이다 (18장). 두 장면은 개인과 지파의 신상 사유화와 제사장 임명을 통해 이스라엘 공동체 내부에서 레위 지파의 공적 기능이 부재한 현실을 보여준다. 흥미롭게도, 이런 문제의 원인은 '왕의 부재'이다(17:6; 18:1).

이어 장면이 전환되는데, 다시 "이스라엘에 왕이 없을 그 때에"(19:1)라는 문구가 강조된다. 이번에는 레위 사람과 그의 첩에게 벌어진 일이 서술되며 이 사건에서 조명되는 주제는 '이스라엘 지파의 분열'(특히, 이스라엘 자손과 베냐민 지파)과 '왕의 부재' (19:1; 21:25)이다.

서로 다른 사건들을 서술하지만, 17-18장과 19-21장의 사건에는 레위인들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17-18장은 미가라는 한 개인의 제사장이 되었다가 단 지파의 제사장이 되는 사건을 다루고 있고, 19-21장은 레위인의 첩의 비극적인 죽음과 뒤이은 레위인의 고발로 인한 이스라엘 자손과 베냐민의 지파의 대결이 전개된다. 레위 지파에게 맡겨진 공적 기능의 부재, 이스라엘 자손의 타락은 모두 왕의 부재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사사기의 핵심이다.

사무엘상으로 무대가 옮겨지면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엘가나와 그의 가족이다. 사사기는 이스라엘 지파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사무엘상은 한 가정을 무대에 올려둔다. 엘가나 가족이 주요 인물이 되고, 점차 한나에게 초점이 집중되는데, 그녀의 서원이 성취되어 사무엘이 탄생하게 된다 (1:1-20). 사무엘은 한나의 서원(특히, 1:11)을 따라 제사장 엘리에게 맡겨지고 (1:24ff) 여호와를 섬기는 일을 맡게 된다 (2:11). 후에 사무엘은 이스라엘을 전역에 여호와의 선지자로 알려지게 된다 (3:20). 뒷 이야기는 사무엘이 이스라엘 초대 왕으로 사울을 임명하고, 후임으로 다윗을 왕으로 추대하는 내용으로 흐른다.

내가 흥미를 갖는 부분은 사사기가 폭록하는 이스라엘의 부패한 현실, 그 중에서도 공적 종교의 상실이 왕의 부재 탓으로 돌려지고, 사무엘상에서는 사무엘의 탄생 과정을 시작으로 종교적 열심을 가진 엘가나와 한나의 서원이 조명되어 제사장 엘리 가문과 대조된다. 결국 종교와 정치 영역에서 권력이 엘리 가문에서 사무엘에게로 옮겨지며, 사무엘은 군주제의 등장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기여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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