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내 지도 교수가 진행하는 박사 과정 학생 세미나에 포함된 책이라 읽었다. 지도 교수는 움베르토 에코의 책을 두 권 선정했는데, 한 권은 『기호학과 언어철학』이고, 다른 하나는 『해석의 한계』이다. 내가 그간 지도 교수를 보면서 느낀 것이고, 책 선정은 그의 기호학과 언어학에 대한 입장을 추측 가능케 한다. 자신의 입장과 별개로 학자로서 학계의 논의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견해를 접할 필요가 있다. 세미나는 그런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이 책의 제목과 관련된 주제를 공부해 보지 않아서, 이해되거나 머리에 남는 내용은 거의 없고, 그저 읽는 행위로 만족해야 했다. 내가 이 주제에 본격적인 관심을 두지 않는 이상 지식의 진일보는 없겠으나, 향후 해석학을 연구해야 할지도 모르니 경험치를 쌓아두었다고 의미를 부여해 본다.


기호학과 언어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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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학과 언어철학

<기호학과 언어 철학>은 현대 기호학의 핵심 이슈를 다루고 있다. 특히 일반 기호학의 접근법인 기호와 세미오시스라는 두 가지 이론적 대상을 분석하고 있는데, 에코는 이 책에서 두 개념이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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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봄 학기에는 지난 가을 학기의 주제였던 "Readings in Septuagint and Sacrifice"를 이어서 세미나가 진행된다. 지난 학기에는 칠십인역(Septuagint)에 집중했다면, 이번 학기에는 희생제사(Sacrifice)에 방점이 맞춰져 있다. 레위기 본문을 마소라 본문(MT)와 칠십인역(LXX)와 비교하는 시간은 여전히 포함되어 있다.

봄 학기 첫 모임에서 다룰 책은 Jonathan Klawans의 『Impurity and Sin in Ancient Judaism』이다. 희생제사와 속죄에 대해 다루려면, 그 전에 부정(impurity)과 죄(sin)라는 개념이 정립되어 있어야 하므로, 이 책은 일련의 연속성을 위해 제일 먼저 다룰 가치가 있다. 

이 책에서는 레위기 15:19-24와 18:24-30에 대한 의문점들을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여인의 월경(15:19-24)과 성적 타락(18:24-30)을 두고 상이한 해석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두 주제로부터 제의적 부정(ritual impurity)와 도덕적 부정(moral impurity)로 범주를 나누고, 각 범주에 대한 해석 방법은 비유(metaphor)와 문자주의(literalism)를 두고 적합성을 다룬다. 또한, 제의적 부정은 범위와 해결방법이 명확한 편이라 도덕적 부정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연구 본문은 고대 유대문헌들이다.

희생제사와 속죄 등에 관심이 있다면, 선행적으로 읽어봐야 할 자료로 보인다.

[아마존 링크] Impurity and Sin in Ancient Judaism / Jonathan Klawans / Oxford University Press
https://www.amazon.com/dp/0195177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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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 중인 박사 과정 세미나 "Readings in Septuagint and Sacrifice" 4주차 과제로 읽은 책이다. 

칠십인역 연구자들 사이에 "Septuagint" 대신에 "Old Greek"이라는 용어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가 칠십인역이라고 부리는 역본 이전에 여러 헬라어 사본들이 존재했고, 하나의 사본을 특정하는 경향성을 피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1장에서는 변역 이론과 OG 이사야의 특징에 대해 다룬다.  2장에서는 해석 방법론과 번역본의 해석 등을 다루었다. 3, 4장에서는 OG 이사야 1:1-31를 실례로 Hebrew Text와 비교하여, OG 번역자들을 분석한다. 5장에서는 3, 4장을 토대로 OG 이사야의 특징을 나열한다.

칠십인역 전공자들, 특히 칠십인역과 구약성경/히브리 성경 사이를 대조하는 연구자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책이다. 신약학 전공자일 경우 신약의 구약 사용/상호본문성을 방법론으로 사용하여 구약 본문을 다룰 경우 이 책에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https://www.amazon.co.uk/dp/3161525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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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무신론자인 만큼 그녀의 관점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기독교인이 입문서로 읽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이 부분이 왜 중요하냐면, 기독교인은 예수를 그저 역사적 인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신앙의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관점의 차이는 해석의 차이를 만든다. 이 책이 딱 그렇다. 

반면 이 책은 지성적인 무신론자가 알아야 할 예수에 관한 (최소한의) 지식이라 할 수 있겠다. 신앙을 배제한 역사학자가 예수를 연구했을 때 나올 수 있는 중립적인 입문서. 이 책의 위치는 딱 거기다.


개선점 1. 책 부제 위치는 왜 오른쪽 페이지 왼쪽 하단일까? 
        2. 59쪽은 왜 비어 있을까?
        3. 역자 소개는 왜 없을까?

잡담. 에딘버러대학교 신학부 New College는 스코틀랜드 장로교 내 분쟁시 개혁적인 입장에 서 있던 유래 깊은 학교다. 무신론자인 저자가 학장을 할만큼 개방적인 학교인지 궁금하다.

예수
국내도서
저자 : 헬렌 K. 본드 / 이학영역
출판 : (도서출판)학영 20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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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은 구약(Old Testament)이라고 부르는 본문을 유대인(과 구약 전공자 일부)은 히브리 성경(Hebrew Bible)이라고 일컫는다. 기독교는 유대교와 달리 신약(New Testament)를 정경으로 인정한다.

기독교인들은 구약과 신약을 모두 읽는다. 나는 기독교 신자로 성경 전체를 읽어 왔으며 지금은 신약학 전공자로서 신약 본문 해석을 위해 구약을 연구한다. 내가 구약 본문을 공부할 때 자주 참고하는 주석 중 하나는 JPS Bible Commentaries이다. 내가 알기론 오랫동안 업데이트가 안 되고 있지만, 출간된 책은 반드시 참고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유대인과 기독교인 사이의 관점적 차이가 존재할 수 있지만, 혹여나 비유대인이나 비기독교인, 무신론자도 관련 주석을 집필하고 연구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구약과 랍비 해석 전통에서만큼은 유대인이 최고 전문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기독교 진영 학자들이 뛰어난 주석을 많이 내놓고 있어서 유대인 학자의 글을 참고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다.

반면 유대인들의 신약 해석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유대 전통에서 신약을 해석하는 시도들이 진행되었지만, 최소한 국내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킨 적이 없다. 이번에 『유대배경으로 읽는 복음서』를 읽은 이유는 순전히 이 책이 내 연구 관심사와 연관되어 있어서이다. 나는 요한복음 10장을 본문으로 목자-왕 전승을 중심으로 메시야 사상과 예수의 죽음에 관한 가르침의 기원을 밝혀야 한다. 비록 저자는 복음서에서 마가복음을 중점적으로 다루지만, 그의 연구는 확실히 내 연구에 도움이 될법하다. 

저자가 유대인 학자임에도 웬만한 기독교 신약학자 이상으로 복음서의 핵심 주제를 잘 다루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놀랍다. 표지에 적힌 대로, 저자가 현존하는 최고의 유대 학자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이 책에서 확인한 그의 연구 능력은 과히 놀랍다. 

하지만 기독교 신자로서, 특히나 이 주제에 조금이라도 익숙하다면 그의 논지는 그리 놀랄만한가 싶다. 복음서를 유대배경으로 읽는다는 전제는 나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그의 진술 역시 나에게는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가 유대인 학자로서 이런 연구를 진행했다는 사실 하나가 놀라울 뿐이다. 솔직히 말해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재밌게 읽은 부분은 잭 마일스의 서문이다.

물론 이 지점에서 고민해야 할 주제를 던져주긴 한다. 분명 나를 비롯해 수많은 기독교인이 유대계 기독교인에 대해 무관심할 거다. 그들의 존재와 그들의 믿음에 대해 생각할 계기가 없었을 거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가 얼마나 당연하게 유대교와 기독교를 분리하며 살고 있는지 고민해 볼 지점을 마련해 줄 거다. 

저자의 견해에 대한 내 생각은 여기서 다루지 않기로 했다. 저자마다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고, 내 생각은 내 저술에서 펼치면 되니까 말이다.

혹여나 내 후기가 이 책을 혹평한다고 짐작할 거 같아서 말미에 오해를 방지하고 싶다. 이 주제에 관해서는 이 책만큼 명쾌하고 논리정연한 연구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고 평가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보시라.

유대배경으로 읽는 복음서
국내도서
저자 : 다니엘 보야린 / 이학영역
출판 : 감은사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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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산과 시온

독서후기 2020. 4. 10. 22:07

역자 서문을 인용하여 저자와 책을 소개하는 게 가장 적절할 듯 하다.

존 D. 레벤슨은 기독교와 유대교 사이 대화의 선두주자 역할을 하는 유대교 성서학자이다. 그는 구약신학을 시내산과 시온이라는 두 축으로 풀어낸다. 시내산은 하나님과 계약 관계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의 의무와 헌신에 대한 강령이다. 시온은 하나님께서 다윗이라는 한 사람의 신실함에 대한 대가로 준 영원한 약속을 대변한다. 한 마디로, 구약성서는 하나님에 대한 의무와 하나님의 약속 혹은 은혜 사이의 긴장 관계 속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9-10쪽). 


나는 박사 학위 논문을 위해 모세와 다윗의 연관성을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일차적으로 두 인물이 목자-왕 전승과 관련이 있고, 이차적으로는 언약과 성전이란 주제와 긴밀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240쪽밖에 되지 않는 얇은 책이지만 내용은 정말 알차다. 형광펜으로 주요 부분에 칠을 한다면 검은 글씨 위에 형형색색 하게 칠한 부분으로 가득 채워질 테고, 내 생각을 적어둔다면 구석구석에 필기가 남아야 할 정도로 내게 필요한 내용이 많이 있다. 

다만 레벤슨 박사의 연구가 함축적으로 담겨 있는 데다가 내 상식을 깨는 견해들이 있어서 신중하게 읽어야 했다. 중요도와 난해함 때문에 조만간 다시 정독해야 할 책으로 분류하고자 한다.

만약 구약신학의 진수가 무엇인지, 특히 유대교 성서학자는 어떻게 구약신학을 바라보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시내산과 시온
국내도서
저자 : 존 D. 레벤슨 / 홍국평역
출판 : 대한기독교서회 201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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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개인 관심사라서 유독 눈에 잘 들어오는 건지, 아니면 실제로 학계에 그런 흐름이 있는지 가늠할 수 없지만, 최근 몇몇 학자들을 중심으로 '언약'이란 개념이 더 자주 다루어지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사실 기독교 신학에서 '언약'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 역사적으로 항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는 했다.

며칠 전 토마스 R. 슈라이너의 『언약으로 성경 읽기』(기독교문서선교회)가 번역되었는데, 독서 중 떠오른 생각을 글로 정리하였다.

이 책은 서론, 제1장 창조 언약, 제2장 노아 언약, 제3장 아브라함 언약, 제4장 이스라엘과의 언약, 제5장 다윗 언약, 제6장 새 언약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론에서 언약의 개념을 다루는데, 고대 근동 문화에서 왕의 하사 언약, 종주-봉신 조약, 혼인과 비교하여 성경적 언약 개념을 정의한다. 하지만 고대 근동과 이스라엘 사이의 차이점, 특히 이스라엘 언약사의 독특성을 강조하지 못했다는 인상이 남는다. 이 부분은 존 D. 레벤슨의 『시내산과 시온』(대한기독교서회)에서 잘 다루고 있다.

1장에서는 창조 언약이란 제목으로 아담과 하와를 향한 하나님의 언약을 다룬다. 나 역시 창세기 1-3장이 창조 언약의 근간이라고 보지만, 몇 가지 동의할 수 없는 진술들이 펼쳐진다. 여기에서는 세 가지를 예로 들겠다.

사례1. 아담을 '하나님의 아들'로 정의하는데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로 연결 지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사례2. 아담과 하와를 제사장-왕으로서 에덴동산을 통치할 책임이 있다고 하는데, 이런 주장은 뒤이어 진술한 제사장-왕으로서 예수와 연결 지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사례3. 에덴동산이 성막을 거쳐 성전으로 바뀌면서 신학적 발전이 일어나는데, 그 반대로 성막 시대에 시작되고 성전 시대에 절정을 이룬 제사장의 역할을 에덴동산에 살았던 아담과 하와에게 적용한다.

저자는 아담과 예수 사이에 모형론적 해석을 적용한다. 이 부분은 예수를 제사장-왕으로 묘사하는 <히브리서>의 영향으로 보인다(특히, 156-161쪽에서 그 경향성이 두드러진다). 참고로 저자는 히브리서 주석을 쓴 적이 있다(역서 제목은 『토머스 슈라이너 히브리서 주석』, 장호준 역, 복있는사람). 나는 이러한 시도가 시대착오적 오류(anachronism)로 보인다. 

5장에서는 다윗 언약을 다룬다. 저자는 예레미야 23장, 에스겔 34, 37장, 스가랴 12장(130-132쪽)을 언급한다. 이 본문은 다윗 언약에서 아주 중요한 본문이 맞다. 하지만 이 세 본문이 모두 목자-왕 전승과 다윗 언약이 긴밀하게 연결 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그래서 신약에서의 다윗 언약의 성취라는 소제목 부분에서 요한복음 10장을 언급하지 못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참조 133쪽).

제2성전기문헌에서 다윗 혈통, 다윗 언약을 말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중요하다. 

6장에서는 새 언약을 다룬다. 저자는 새 언약이 새로운 다윗의 도래와 연결되어 있다고 지적하는데, 특히 예레미야 23장과 에스겔 37장에 관한 언급은 매우 중요하다(164-168쪽). 뒤이어 새 언약과 창조 언약을 연결하며 예레미야 23장, 에스겔 34, 37장을 언급하는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189-191쪽). 앞서 지적했듯이, 이 본문은 모두 목자-왕 전승과 깊이 연결되어 있는데, 저자는 단 한 번도 이러한 지적을 하지 않는다.

저자는 새 언약을 여섯 가지 주제로 정리하지만, 그에 앞서 새 언약의 출현 배경과 고유한 특징에 관한 연구는 미흡해 보인다. 더 나아가 새 언약과 신약에서의 성취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개별적으로 다루었으면 어떠했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유독 집중력이 떨어졌다.

언약이 내 연구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보니 신랄한 비판으로 남을 수 있지만, 애초에 대중을 위한 개론서로 기획되었다면 상당히 완성도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언약으로 성경 읽기
국내도서
저자 : 토마스 R. 슈라이너(Thomas R. Schreiner) / 임요한역
출판 : 기독교문서선교회(CLC) 20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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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사본의 발견은 흔히 자유주의라고 불리는 회의주의자들로부터 오랜 시간 동안 거센 공격을 받아왔던 구약 성경의 권위를 확증해주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쿰란문서는 구약과 신약의 공백기, 학계에서는 제2성전기라고 부르고, 혹자는 무성전시대라고 부르는 기간의 특정 집단의 신학과 성경 해석적 특성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자료이다. 특히, 신약의 구약 사용을 방법론으로 사용하는 연구자들에게는 한 번쯤 거쳐야 하는 주요 관문이기도 하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쿰란공동체와 제2성전기에 관련된 연구가 제법 많이 진행되었지만, 구약 성경 인용에 관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F.F.브루스는 이 책에서 쿰란문서의 해석 방법을 분석하고 공동체적 특징을 재정의했으며, 실제로 문헌들을 분석하며 구약 성경을 인용하는 방식을 설명하였다. 특히, 쿰란공동체의 특성상 메시아사상과 관련된 부분이 많아서 나에게는 도움이 많이 된다.

사해사본의 특징과 이 문헌의 구약 사용 방식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된다.

사해사본의 구약 사용
국내도서
저자 : F.F. 브루스 / 이영욱역
출판 : 감은사 201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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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종말론

독서후기 2020. 3. 19. 17:51

신약학 전공자인 내가 구약의 종말론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는, 예전부터 구약성경과 종말론이란 주제에 모두 흥미를 갖고 있고, 무엇보다 내 박사 학위 논문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독특하게도 구약의 종말론은 메시아사상과 묶여 있어서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주제이다.

여기에 게하더스 보스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가 더해져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보스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바울의 종말론』을 읽어 본 독자들은 동감할 텐데, 난 그 책 하나로 보스의 천재성에 매료되었다.

그에 반해 이 책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엮은이 제임스 데니슨 2세가 밝혔듯이, 이 책은 보스의 생전에 작성된 원고와 학생의 필기 등을 엮어 만들어졌다. 학창 시절 강의안을 받아 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제아무리 유능하고 성실한 교수라도 개괄적인 내용을 간략하게, 그리고 핵심 내용만 학생에게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강의안을 작성하고 배포하는 경우가 허다해서 학생들은 강의 없이 강의안만으로 수업을 따라가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 책을 집중해서 읽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태생적 원인에 있지 않나 싶다. 

다행히 이 책은 장마다 해당 주제의 핵심을 중점적으로 기술했으며, 논의의 정곡을 파고들고 있어서 무엇하나 버릴 것이 없다. 미완성 원고이지만, 저자의 천재성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비평학자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했던 시대적 상황에서, 저자는 비평학자의 주장을 제대로 이해한 후 그들이 가진 허점을 논리 정연하게 비판하며 성경의 진리가 무엇인지 밝힌다.

저자는 성경에 나타난 용어를 정의하는 작업으로 시작하여 주해를 통해 신학적 틀을 정립한 후 다시 각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큰 그림 아래 일관성을 갖고 각 장을 서술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태도야말로 현대 성경신학자가 배우고 지향해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완성작은 얼마나 대단한 작품이었을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저자의 뛰어난 통찰이 담겨 있기에 구약의 종말론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구약의 종말론
국내도서
저자 : 게하더스 요하네스 보스(Geerhardus Johannes Vos) / 박규태역
출판 : 좋은씨앗 201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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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언약

독서후기 2020. 3. 12. 00:57

현재 내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다윗 계열의 구원자 사상(Davidic Messianism)이다. 요한복음 10장에서 이 사상은 목자-왕 전승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 결합의 기원은 다윗 언약에서 찾을 수 있다(삼하 7:8-16). 실제로 우리는 하나님께서 다윗 언약을 선포하시며 목자-왕 전승을 사용하셨음을 보게 된다. 그래서 다윗 언약에서 다윗 계열의 구원자 사상과 목자-왕 전승은 매우 중요한 지점을 차지한다. 

김진수 박사는 부흥과개혁사를 통해 자신의 시리즈 설교를 묶어 『다윗 언약』이란 제목의 책을 냈다. 참고로 저자는 네덜란드 아펠도른신학대학교에서 H. G. L. 페일스 교수의 지도로 사무엘서를 전공했다. 

원래 나는 (지난 몇 개월간 번역한 사례를 제외하고) 남의 설교문을 일절 읽지 않지만, 다윗 언약을 다룬 책이 희박한데다가 저자의 이력을 보고 몇 장을 읽어봤는데 이 책이 튼튼한 신학 연구를 토대로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설교로 작성된 원고임에도 저자는 사무엘서 전공자다운 내공으로 다윗 언약을 심도 있게 동시에 쉽게 다루고 있다. 책은 총 1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마다 일관된 주제를 잘 진술하고 있으며 신약성경과의 연관성, 현대 교회의 적용 면에서 탁월하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적용 부분을 요한복음으로 해석하는 부분이 많아서 도움이 된다. 그중에서도 성전과 하나님의 임재를 요한복음의 예수와 연결한 해석은 내가 더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라 동감이 되었다.

물론 나와 다윗 언약을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고, 원고의 목적이 학술논문이 아닌지라, 내 입장에서는 흐름의 연속성이나 논의의 깊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으로는 이 책을 가지고 내 목적에 맞게 재구성한다면 다윗 언약에 관한 이해를 재정립하는데 도움이 될듯하다.

업데이트 2020년 3월 20일

다윗 언약
국내도서
저자 : 김진수
출판 : 부흥과개혁사 2017.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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