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연례 절기(the annual feasts)와 순례 절기(the pilgrim festivals)가 동의어처럼 사용되어 연례 순례 절기(the annual pilgrim festivals)라는 명칭으로 지칭되고 있다. 이 용어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순례 개념이 도입된 시기이다. 상식적으로 '순례'라는 용어는 이스라엘 자손이 가나안에 입성한 이후 각 지파가 모세로부터 할당받은 지역으로 흩어진 이후에 적용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스라엘 자손의 광야 시절과 사사기 시대는 순례 절기라는 용어를 대입할 수 없다. 사사기 시대에 실로에서 초막절이 시행되었으나 지파별 갈등과 우상숭배로 인해 이스라엘 민족 전체의 축제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엘가나와 그의 가족이 참여한 매년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솔로몬의 성전 봉헌식 이후 거행한 초막절이 이스라엘 역사 최초의 순례 절기이다. 이어 에스라 3장과 느헤미야 8장이 순례 절기로 준수한 두 번째 사례로 간주한다. 오직 솔로몬, 그리고 에스라와 느헤미야 당시 거행된 초막절이 구약에 나타난 순례 절기이다.

모세가 명령한 연례 절기는 무교절, 맥추절(칠칠절), 초막절이다 (출 23:15-16; 신 16). 무슨 이유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두 사례 모두 성전 건축과 성벽 재건과 관련되어 초막절을 먼저 수행했으리라 추측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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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가 명령한 연례 절기는 무교절, 맥추절(칠칠절), 초막절이다 (출 23:15-16; 신 16). 출애굽 공동체는 광야에서 야영을 했으므로, 연례 절기가 순례 절기였다는 주장은 성립되기 어렵다.

모세의 후계자로서 새로운 출애굽 공동체의 지도자가 된 여호수아는 두 가지 의식을 지킨다. 첫 번째는 할례를 행했고 (수 5:2-9), 두 번째는 유월절이다 (수 5:10-11). 이외에 절기 준수에 관한 기록은 없다.

여호수아의 죽음 이후 사사 시대 동안 절기 준수에 관한 기록이 전무하다. 다만 사사기 21:19–23에 실로에서 거행된 '매년 여호와의 명절'은 초막절로 추정된다. 당시 실로는 이스라엘 공동체의 종교적 중심지 역할을 했다 ('하나님의 집이 실로에 있을 동안에', 사 18:31). 본래 이스라엘 자손을 위한 절기로 추정되지만, 여호수아의 죽음 이후 우상 숭배가 팽배해지면서 지역 축제로 한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회중의 장로들이 이 절기를 알고 있었으나, 당시 열 두 지파가 지켰던 절기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이 시기에 순례 절기는 시행되지 않았다고 가정해야 한다.

엘가나는 그의 가족을 동행하여 매년 실로에서 제사를 드렸다 (삼상 1). 혹자는 이 매년제를 초막절이라고 주장한다. 혹자는 순례 절기로 주장한다. 현 내 가정은 매년제가 '초막절'과 '순례 절기'였을 가능성을 배제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 이유는 첫 번째, 초막절과 관련된 어휘가 등장하지 않는다. 혹자는 여성이 참여하는 절기라는 근거로 초막절을 주장하지만, 여성이 참여하는 절기가 초막절에 한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두 번째, 엘가나와 그의 가족이 실로로 이동하여 마치 순례를 연상케 하지만, 그는 에브라임 사람(삼상 1:1)이었으므로 그의 이동은 지파의 지역 내에서 이루어졌다. 즉 지파 전체가 준수했던 국가적 차원의 절기가 아닌 지파 내 절기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순례라는 용어는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솔로몬은 성전 건축 이후 봉헌식을 위해 이스라엘 사람들을 예루살렘으로 소집한다 (대하 5:2-3). 성전 봉헌식 이후 칠일 동안 초막절을 지킨다 (대하 7:8-9). 이 사건이 첫 연례 순례 절기로 드린 초막절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솔로몬이 "일년의 세 절기 무교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을 지켰다 (대하 8:13).

이스라엘 연례 순례 절기의 시작은 언제인가? 이 질문에 대한 내 잠정적인 결론은 솔로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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