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신학교와 교단의 관계]

제기 현재 재학 중인 칼빈신학교(Calvin Theological Seminary)는 CRC(Christian Reformed Church) 교단 산하에서 운영중인 직영신학교입니다. 교단 자체는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교단 본부와 칼빈신학교가 위치한 그래드래피즈를 중심으로 미국 중북부와 캐나다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교단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1년 동안 목회학 석사(M. Div.) 과정 재학생들과 노회 활동 내역을 보면서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 중 한가지가 바로 신학교와 교단 간이 유기적 관계입니다.


신학교의 존재가치는 교단을 위한 사역자들을 배출하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신학교는 목회학 석사 과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과정을 어디에서 마쳤느냐에 따라 출신을 선별하게 됩니다. 한국의 경우 재수, 삼수를 하면서도 통합이나 합동에 들어가려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출신 때문이겠죠.


칼빈신학교는 올해 가을학기 목회학 석사 과정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멘토링(mentoring)'이라는 제도를 실행했습니다. 이 제도는 모든 신입생들마다 멘토를 지정해서, 그 멘토의 교회에서 실질적인 사역을 배우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 룸메이트가 이 제도에 따라 주일마다 교회봉사를 하고 있고, 토요일에는 심방을 따라가기도 합니다. 신입생인지라 신학을 처음 접해서 어려움도 겪고 있고, 빡빡한 학사일정에 밤새우는 날도 종종 있지만, 교회봉사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다소 힘들지만 사역자로서 훈련 받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여기며 감사한 마음으로 제 할 일을 묵묵히 감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칼빈신학교와 CRC 교단을 보며 감탄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학교와 교단 모두 외형을 키우는데는 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에 따른 운영방안을 모색하는데 중점을 두는 모습이 보일 뿐입니다. 즉, 본질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신학교와 교단이 서로 사역자들을 배출하는데 협력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현실은 참 암담합니다. 신학교와 교단 어디에서도 재학생들을 책임지지 않습니다. 대형교단이나 소형교단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저 역시 스스로 생존법을 찾아야했고 지금도 찾고 있습니다.


현 총신대학교 사태로 인해 한국신학교들이 변하길 소망해 봅니다. 말로만 '선지동산'이니 '우리의 목표는 목회자 배출'이니 떠들지 말고, 본질에 충실하는 신학교를 보고 싶습니다.

'성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인 복음주의의 쇠퇴  (0) 2017.12.25
논문작성 교수법을 바꿔야 한다  (0) 2017.12.17
학업성과와 차후 개선사항  (0) 2017.12.15
설교자와 신학자의 책무  (0) 2017.12.08
구약학과 제2성전기의 중요성  (0) 2017.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