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저자설에 관해서는 사도 요한이 대세이지만, 간혹 장로 요한을 주장하는 학자도 존재한다. 저자설과 무관하게 두 기록 사이에 유사성이 존재하는데, 내 관심사인 '어린 양'이 그중 하나이다.

앞으로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으나, 현재는 요한복음이 '어린 양' 신학을 주창하고, 요한계시록이 완성했다는 잠정 결론을 갖고 있다. 요한복음의 '어린 양' (1:29)의 기원을 탐구하고 있으나, 아직 선례를 찾지 못했다. 요한은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을 증거하려는 목적대로 '어린 양'을 그의 기록 초반부에 위치시켰다고 가정하고 있다. 요한은 '어린 양'을 왕권 사상과 연결하는 중요한 기여를 남긴다. 요한의 고유한 절기 사용은 그의 목적에 부합한 기교이다.

요한복음이 '어린 양' 신학을 정립하는 시작점이었다면, 요한계시록을 그 사상을 계승하여 종말론적 심판과 부활이라는 본연의 목적에 집중할 수 있었다. 요한계시록에서는 자연스럽게 '어린 양'을 왕권과 연결한다. 반면 요한계시록은 유대 절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요한복음과 달리 절기를 통해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을 강조할 필요가 요한계시록에는 요구되지 않기 때문이다.

,

지금 내 심정은 터미널의 가장 깊은 곳에서 어둠의 절정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터미널 출구의 희미한 불빛을 보고 희망에 기댈 때 느끼는 일종의 양가감정이다. 시간은 흘러가지만, 논문은 절반조차 쓰지 못해서 얼마나 더 많은 시간과 재정을 쏟아야 할지 모르는 불안감이 절반이고, 학위 논문을 제대로 완성할 수만 있다면 박사 학위라는 내 목표가 성취되는 동시에 학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머지 절반을 채운다.

최근 한국에 방문했을 때 내 상황을 몇몇 교수님들과 나누었다. 그분들은 내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셨다. 지도교수의 평가나 연구 등 모든 것들이 순조롭다고 말하셨다. 불안감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긍정적인 현실을 애써 외면할 필요는 없다. 성적과 무관하게 마라톤 결승점을 통과했을 때 느낄 그 희열을 기대하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내딛는 것만이 나의 의무가 아닐까 싶다.

 

'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표 제안서 작성 중  (0) 2024.01.07
2024 학회 발표제안서 제출마감일  (0) 2024.01.06
2023 학술 활동  (0) 2023.12.29
잡설  (0) 2023.11.27
동료와 공동체의 중요성  (0) 2023.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