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영국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시작하려면, 애초에 교수로부터 배운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박사 과정 학생은 지도 교수(혹은 지도 교수진)를 자신의 연구 제안서를 토대로 학위 논문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 필요한 조언자로 간주해야 한다.

박사 과정에서 연구의 주체는 학생 본인이다. 지도 교수는 박사 수준의 연구를 진행하고 마무리하기 위해서 배정된 조언자이다. 학생은 그들과 대화하며 연구 방향을 상시로 검토 및 수정하는 데 필요한 조언을 구해야 하며, 지도 교수는 이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 실제로 내 지도 교수인 David M. Moffitt 박사는 나에게 "자신은 네가 박사 학위 논문을 성공적으로 완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조언자이며, 모든 결과는 네가 책임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네가 만족할 때까지, 네가 만족스러운 연구를 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지도 교수와 지도 교수진은 교수 위원회에서 토론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박사 과정 학생에게 최적화된 교수(들)가 배정되었을 확률이 높다. 내 예상에, 내 연구에서 가장 어려운 분야는 '희생'(sacrifice)과 '속죄'(atonement)인데, Moffitt 박사는 이 분야의 전문가이다. 고로 나는 이 주제들을 Moffitt 박사로부터 배우게 되어 있다. 그 외 나머지 주제들은 나 스스로 고민하면서 지도 교수의 검토를 받으면 된다.

누구나 이런 훈련이 낯설다. 영국, 미국, 캐나다 등에서 유수한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도 초반에는 한 번씩 헤맨다. 그러니 영어부터 후달리는 한인 유학생들은 오죽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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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도서관에 자료가 없을 경우 상호대차(Inter-Library Loans, ILL)을 이용하면, 담당자가 10일 이내에 대출 가능하도록 자료를 찾아준다.

Calvin Seminary 재학 시절에는 Calvin University 도서관망을 이용해 미시간 주 소재 학교 도서관을 검색할 수 있었고, 대출하려는 학교를 지정할 수 있었다.

전산망에서는 아직 이 학교가 덜 최신화가 된 걸로 보인다.

상호대차 서비스 요청 완료 후 대출하지 않으면 £10가 벌금으로 부과되고, 기한 내 반납을 하지 않으면 하루당 £1를 내야 한다. 대출 연장은 £4를 지불해야 한다.

대출기한은 서비스 신청일 기준 11주 정도 부여된다. 도서관 담당자가 자료를 찾아서 대출 가능한 상태로 전환되는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로 신청자에게 주어진 기간은 최대 10주이다. 이외에 학교에서 반납 후 일주일 이내에 원대출 도서관으로 반납하는 데 1주일이라는 여유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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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적 상태가 part-time에서 full-time으로 변경되어, 학위 논문 제출 기한이 변경되었다는 알림을 받았다.

내 제출기한은 2025년 8월 26일(화)이다. part-time으로 진행한 지난 2년은 full-time 1년으로 치환되고, 나머지 2년에, 연장 1년을 포함한 기간이다.

참고로 full-time 의무 기간이 3년이고, continuation period는 기본 1년이다. 영미권 학생들이 평균 4년이 걸린다고 한다.

내 계획은 18개월 내에 논문을 제출하고, 3개월 뒤 viva를 통과한 후 3개월 가량 여행하고 한국에 귀국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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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기로는, UStA 박사 학위 취득자 중 한국인은 총 7명이다. 그 중 6명이 신약학 전공자들이다. 다른 1명은 조직신학 전공자이다.

현재 신약학 교수진들은 재직 연도에 따라 최대 3-5명의 한국인 유학생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사람에게 경험은 아주 중요하다. 교수들 입장에서는 한인 유학생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무엇보다 그들에게서 학술적 역량과 관련해 무엇을 보았느냐에 따라 후에 신입생을 선발할 때 중요한 참고 사항이 된다.

또한 그 가정 모두 St Andrews Baptist Church에 다녔었다. 나는 2주 동안 이 교회에 참석했는데, 오늘 대화를 나눈 현지인은 앞서 유학한 한국인 가정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더구나 신약학 교수진 중 2명이 이 교회에 다닌다. 박사후과정을 진행 중인 연구원도 보았다.

나는 앞서 유학한 한국인들이 학술적으로 좋은 결과를 맺었고, 교회에서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지도 교수와 선발 위원회에서 나를 선발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지난 주 금요일에 지도 교수를 처음 대면했는데, 당시 나눈 대화에서 그러한 사실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지도 교수는 제일 먼저 자신의 첫 한국인 제자의 안부를 물었고, 이어 자신이 박사 학위 논문 내부 심사자로 참여한 또다른 한국인 학생을 언급하고(놀랍게도 그가 재직하고 있는 학교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외부심사자로 참여했던 한국인 학생을 언급한 후(정확히는 학교 이름을 말했다), 나에게 한국인들과 관계(connection)를 갖고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해주었다.

요지는 지도 교수를 결정할 때, 한국인 유학생을 박사로 배출해본 적이 있으면 최고이고,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한국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으면 차선이라 할 수 있다.

나로서는 학위 과정을 잘 마치고, 교회 생활도 잘 해서 후배(?)들이 진학하는 데 장애는 안 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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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UniPrint를 설치하는 방법
https://www.st-andrews.ac.uk/it-support/services/printing/set-up/

2. Online Printing Portal를 이용하는 방법
https://printing.st-andrews.ac.uk/

학생 컴퓨터에서 인쇄 버튼을 누르면 바로 UniPrint에서 출력이 되면 UniPrint가 확실히 편하다. 그게 아니라면 Web Print를 이용하는 쪽이 더 수월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현재 재학 중인 학교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PaperCut MF는 미국 유학 시절 Calvin Seminary에서 사용해봐서 불편함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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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두 번째 Annual Progress Reviews (APR)을 앞두고 있다. 지난 첫 번째 APR은 Probationary Review (PR)을 제출한 직후라서 달리 검토할 작업이 없었다.
 
이번에는 대학원 담당직원으로부터 작업계획서(a work plan)를 제출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먼저 담당직원이 설명해준 작업계획서의 정의를 그대로 옮겨본다.
 
the work plan is a simple one-page document that outlines the planned schedule for completing the thesis. ... Next year, you can ask your supervisor for guidance on how to structure your work plan.
 
PR을 통과한 박사 과정 학생은 지도 교수와 상의해 학위 논문 작성 일정을 계획해야 한다. 이것이 작업계획서이다. APR에서 심사위원들은 이 작업계획서를 토대로 학생의 진행 상황을 평가하게 된다.
 
아마도 지도 교수가 나에게 문헌 검토(a literature review, LR)를 요구한 이유가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한 선행작업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현재 내가 문헌 검토 작업이 미뤄지고 있어서, 이번 작업계획서에는 작업 일정을 실지 못했다. 그러나 담당직원이나 지도 교수 모두 별일 아니라는 반응을 보인다. 물론 지도 교수는 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주었다. 지도 교수는 APR 이전에 LR에 대해 상의할 수 있으면 좋겠고, 그러지 못해도 9월 쯤에 초안을 제출하길 바라고 있다.
 
현재 내 생각을 정리하는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일단 완성한 후 지도 교수와 상의하면 좀더 현실적인 작업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나면 그야말로 논문 작성에 매진할 수 있겠지.
 

::참고할 글

Probationary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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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학위가 독립 연구자의 자격을 증명하는 역할이라면, 그 학위 논문은 연구자의 수준을 참고하는 자료가 된다.
 
박사 과정 학생으로서 단 한 번 주어지는 기회인 학위 논문을 통해 내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존에 없던 새로운 주장을 해야한다"는 압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하지만 나는 박사 과정 학생이라는 신분 이전에 개신교인이다. 단지 연구자로서 요한복음을 분석하는 게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요한의 의도를 깨닫는 게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학자로서의 기여는 그에 이어지는 과제이다. 그럼에도 나는 요한의 의도를 더 선명하게 이해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신앙은 깊어지고, 학자적 자질 역시 성숙하리라 믿는다.
 
내 우선순위는 요한복음의 독자로서 저자와 긴밀한 소통을 나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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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부 핸드북은 논문 분량에 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Length of thesis

The normal maximum length of a doctoral thesis is 80,000 words inclusive of footnotes, appendices, and edited original documents and texts, but exclusive of bibliography. Any exceeding of the word limit must be approved in advance of submission by the Pro Dean. Such permission is rarely given. There is no minimum length, but if a thesis is less than 60,000 words, an examiner might feel that not enough work has been done, unless what has been written is of exceptional merit.

A thesis for the one-year (research-only) MSt (Res) degree has an upper limit of 30,000 words. A thesis for the two-year MPhil (the first year of which is taught) has an upper limit of 40,000 words. A thesis for the two-year MPhil (by research route) has an upper limit of 60,000 words. The basic rule is that candidates should attempt to be as succinct as possible, avoiding unnecessary verbosity in expression and repetition of what others have already said.

 

참고로 신입생이 제출해야 하는 the Probationary Review는 10,000-12,000 글자로 제한하고 있다. 박사 학위 논문과 그에 6-8배를 써야 한다. PR 첫 제출 기간을 6-8개월 정도로 잡고, 6를 곱하면 36-48개월이 나온다. 영미권 학생들도 평균 박사 과정 수학 기한이 4년이라고 하는데, 괜히 그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게 아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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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박사 과정을 distance learning으로 시작해서, 원격으로 비자 확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1년 차 때는 1번했었는데, 2년 차가 되니 등록할 때와 학기 시작 초, 벌써 2번을 진행했다. 방금 그 한번을 마쳤다.

한 시간 전 쯤에 비자 확인 기간을 일주일 연장한다는 이메일이 왔다. 짐작컨대, 비자 확인 절차 진행이 매끄럽지 않나보다.

담당자에게 혹시나 비자 연장이 될 가능성이 있냐고 물었는데, 자신은 그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했다. 뭐 결정난 사항도 아니고 권한 밖의 질문을 던진 내가 잘못이다.

1달 이내에 비자에 관한 안내 이메일이 와야, 내가 언제 스코틀랜드로 건너갈지 확실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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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박사 과정 시작 후 6개월 후에 제출한다. 제출 기한은 매년 학부에서 발간하는 handbook에 적혀 있다. 난 2020년 10월 입학하였으나, 이후 distance learning으로 분류되어 1년 동안 진행했다. 무슨 사정인지 12월 3일이 마감일로 결정되었다.
 
이 과정은 학생이 실제로 박사 과정 연구를 진행할 역량이 있는지 시험하는 절차이다. 통과하면 계속 박사 과정 학생으로 학업을 지속하고, 낙방할 경우 석사 과정 2년차로 강등되어 1년을 마치고 졸업하도록 한다. PR에서 낙방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하지만, 이 학교는 최근 사례가 있을 정도로 엄격한 편이다.
 
준비물은 세 가지이다.
1. 10,000~12,000자에 해당하는 글을 한 편 써야 한다. 실제로 학위 논문에서 하려는 작업을 보여주어야 한다. 차후 수정하겠지만, 학위 논문에 들어간다.
2. 논문 목차와 개인의 주장(혹은 가설)이 포함된 개요(outline)를 제출해야 한다. 목차는 박사 과정 지원 후에 만들어 둔 게 있어서 그걸 갖다 썼고, 주장과 가설은 연구제안서를 가져다 썼다.
3. 참고문헌을 제출해야 한다. 이 역시 박사 과정 지원 후에 모아둔게 있어서 보강해서 만들었다.
 
평가는 지도 교수를 제외한 2명이 심사 위원으로 지정된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Annual Progress Review를 정기적으로 거친다. 여기도 2명이 검토 위원으로 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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