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씨앗비유'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1.10 마가복음 6장 26절 주해
  2. 2010.11.29 마가복음 6장 20절 주해
  3. 2008.04.09 귀 있는 자는 들으라

26왕이 심히 근심하나 자기가 맹세한 것과 그 앉은 자들로 인하여 그를 거절할 수 없는지라

이 장면은 헤롯의 진심이 밝혀지는 순간이자 이 이야기의 절정에 도달하는 순간이다
.[각주:1] 살로메의 요구를 들은 헤롯은 매우 슬펐다.[각주:2] 형용사 peri,lupoj
매우 슬픈이라는 의미로, 헤롯의 슬픈 감정의 강도가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각주:3] 또한 이 단어는 예수께서 세 명의 제자에게 하신 당부에도 사용되었다(“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14:34).[각주:4] 부자 청년은 예수의 가르침에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이 말씀으로 인하여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며”, 10:22).[각주:5] 헤롯은 살로메가 자신의 입장과 상반하는 요구를 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참조. 19-20).[각주:6] 사실 살로메의 요구는 그녀의 갑작스러운 등장만큼이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그래서 헤롯은 자신의 맹세가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사실에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된다.[각주:7] 그렇다고 약속을 취소하거나 다른 요구를 하라고 말할 수 없다. 헤롯은 자신의 체면을 살려야 하는가 아니면 요한의 목숨을 살려야 하는가, 즉 자신의 약속을 지키리라고 기대하는 왕실후원자들의 기대와 요한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해졌다.[각주:8] 문제는 어떤 선택을 하든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살로메의 요구를 거절하면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터이고, 수락하면 유대인 사회에 크나큰 파장을 가져올 터이다.[각주:9] 이러한 상황에서 헤롯은 현실적 이해에 따른 선택을 하고 만다. 자신의 맹세와 연회장에 초대된 사람들 때문에 살로메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던 그는 명목상 에 지나지 않았다.[각주:10] 예전에는 요한의 목숨을 건지고자 노력했지만 이제는 사형을 선고한다.[각주:11] 살로메의 섬뜩한 요청에 매우 슬퍼하면서도, 주위 시선을 의식한 나머지 동의하고 말았다.[각주:12] 이러한 감정은 요한의 말에 대한 그의 태도를 떠오르게 한다(20).[각주:13] 여기에서도 돌밭에 뿌려진 씨앗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을 연상시킨다(4:16-17).[각주:14] 또한 이러한 선택의 배경을 고려한다면 가시떨기에 뿌려진 씨앗과도 같다(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과 기타 욕심이 들어와 말씀을 막아 결실하지 못하게 되는 자요, 4:19).[각주:15] 더구나 이 선택은 세상이냐 영혼이냐는 문제로 이어진다(8:36).[각주:16] 요한의 죽음에는 헤로디아의 원한이 직접적으로 작용했지만, 그럼에도 그 책임은 헤롯에게 있다.[각주:17] 여기서 헤롯의 어리석은 맹세는 입다의 서원을 떠오르게 한다.[각주:18]

 

입다가 이를 보고 자기 옷을 찢으며 이르되 어찌할꼬 내 딸이여 너는 나를 참담하게 하는 자요 너는 나를 괴롭게 하는 자 중의 하나로다 내가 여호와를 향하여 입을 열었으니 능히 돌이키지 못하리로다 하니(11:35)

 

그의 경솔한 서원은 되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 이스라엘 백성은 구했지만 정작 자신의 딸은 죽음으로 몰아내고 말았다. 이 사건을 통해 입다는 우둔하고 잔인하며 야심적이고 이기주의적인 인물로 남게 된다.[각주:19] 전투의 승패가 달려 있는 다급한 상황이었더라도 감당하지 못할 서원은 하지 않았어야 했다. 비록 자신의 서원이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오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할지라도 섣부른 판단을 해서는 안 되었다(“너는 하나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열지 말며 급한 마음으로 말을 내지 말라”, 5:2). 헤롯 역시 허세에 지나지 않은 맹세로 인해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예비했던 세례 요한을 죽인 왕이라는 오명을 역사에 남기게 된다.

  1.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2. Collins, Mark, 313; Hooker, The Gospel according to St. Mark, 161 [본문으로]
  3.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4.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5.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6. Glancy, “Unveiling Masculinity,” 40 [본문으로]
  7. Guelich, Mark 1-8:26, 333; Collins, Mark, 313; Hooker, The Gospel according to St. Mark, 161; Glancy, “Unveiling Masculinity,” 40 [본문으로]
  8. Guelich, Mark 1-8:26, 333;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9. Collins, Mark, 313-314 [본문으로]
  10. Marcus, Mark 1-8, 403. 맹세에 대해서는 23절 주해를 읽어보라. [본문으로]
  11. Marcus, Mark 1-8, 403; Collins, Mark, 313-314 [본문으로]
  12.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13.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14.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15.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16.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17.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Glancy, “Unveiling Masculinity,” 40 [본문으로]
  18. Collins, Mark, 314 [본문으로]
  19. Block, Judges, 37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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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절 헤롯이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두려워하여 보호하며 또 그의 말을 들을 때에 크게 번민을 하면서도 달갑게 들음이러라

헤로디아가 요한을 죽이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각주:1] 알다시피 헤로디아에게는 요한을 죽일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오직 헤롯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을 따름이다. 하지만 정작 헤롯은 요한을 두려워했다. “헤롯이 요한을 선지자로 인정했다는 언급은 없지만, 헤롯은 요한을 의롭고 경건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각주:2] 이스라엘 백성에게 의(di,kaioj)와 경건(a[gioj)은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덕목이므로, 헤롯은 요한을 두려워했고 그의 지적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헤롯은 요한의 지적에 매우 당혹스러워하면서도(polla. hvpo,rei) 기꺼이(h`de,wj) 그의 말을 들었다. 경건한 유대인은 아니었으나, 타당한 비판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었다. 로마 교육을 받았고 로마문화에 익숙하더라도 그 역시 유대인이므로, 헤로디아와의 결혼이 율법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러한 헤롯의 태도는 세례 요한의 결백을 증명한다.[각주:3][각주:4][각주:5] 헤롯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요한은 선지자로 여겨졌으며(15절), 역사적으로 선지자들은 왕의 죄를 간과하지 않고 고발해왔다(참조. 삼하 12:1-15; 왕상 21:17-29). 더구나 헤로디아에게 청혼한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으므로 반론할 여지가 없었다. 그렇다면 헤로디아와 이혼을 하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어야 한다. 하지만 헤롯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지 않았다. 이러한 모순적인 태도는 마치 돌밭에 뿌려진 씨앗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을 연상시킨다(4:16-17).

또 이와 같이 돌밭에 뿌려졌다는 것은 이들을 가리킴이니 곧 말씀을 들을 때에 즉시 기쁨으로 받으나 그 속에 뿌리가 없어 잠깐 견디다가 말씀으로 인하여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는 때에는 곧 넘어지는 자요(4:16-17)

돌밭에 뿌려진 씨앗은 흙이 얇아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하므로 싹이 빨리 터도 빛이 비추면 말라버리고 만다(참조. 4:4-6). 뿌리가 짧은 만큼 자생력이 없다. 이렇듯 믿음이 연약한 자들은 외부의 압력에 쉽게 무너진다. 헤롯 역시 요한의 비판을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거부하지 않고 듣지만, 그의 태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헤로디아에게 요한을 죽일 기회를 제공하고 만다(참조. 21절 주해). 분명 헤롯의 상반되는 반응은 그의 갈등을 내비쳐 준다. 그는 율법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었을 터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돌이킬만한 믿음이 없었다. 한 사람의 믿음 결핍이 요한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낳았다. 이러한 헤롯의 태도와 비극적인 결과는 빌라도를 연상시킨다(15:1-15).[각주:6] 빌라도 역시 예수의 무죄를 확신했었다(15:10). 대제사장들이 예수를 고소한 실제적인 이유가 그들의 시기였음을 간파한 빌라도는 예수를 놓아주려고 했다(15:9-10). 하지만 대제사장들을 중심으로 한 무리의 반복적인 요구를 수용하여 예수에게 십자가 형을 선고한다 만다(15:11-15). 유다 지역을 관할한 총독으로서 올바른 판결을 통한 정의실현 보다는 민중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비극적인 선택을 해버린다(15:15).

물론 정치적인 이유로 살려두었을 가능성도 있다. 요한의 공개적인 비판이 자신의 비위에 거슬린다 하더라도 유대인들 역시 이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요한의 행동은 정당하게 여겨졌다. 더구나 이스라엘 백성은 요한을 선지자로 여겼으므로 그를 죽인다면 민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했을 수도 있다. 비록 유대인들이 왕 대접을 했을지라도 로마로부터 통치권한을 위임 받은 분봉왕이라는 신분은 그로 하여금 소극적으로 대처하도록 이끌었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헤롯은 자신의 정치적 안정을 더 중요하게 여겼을 터이다. 비록 당시의 상황에 부합한 해석이라고 여겨지지만, 마가의 의도에는 부합하지 않다. 본문에서는 명확하게 헤롯이 요한을 의롭고 경건한 사람으로 알았기 때문에 보호했다고 밝히고 있다. 헤롯이 백성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의 두려움의 대상은 민란으로 자신을 위협할 지도 모를 백성이 아니라 요한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정치적인 해석을 배제해야 한다.

세례 요한의 비판에 대한 헤로디아와 헤롯의 반응이 대조된다. 헤로디아는 요한을 죽이고 싶어 했다(19절). 하지만 헤롯은 헤로디아의 소원대로 요한이 죽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한다.[각주:7] 헤로디아와 달리 의롭고 경건한 요한을 두려워한 헤롯은 보복을 원하지 않았다.[각주:8] 그래서 요한을 잡아들여 감옥에 가두었다(17절). 요한의 입장에서는 갑작스럽게 감옥에 갇힌 신세가 되었지만 그 덕분에 헤로디아의 살해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잠시나마 감옥이 죽음에서 벗어나는 피난처가 된 셈이다. 역설적이게도, 세례 요한은 자신이 비판한 헤롯 덕분에 목숨을 보전하게 되었다.[각주:9] 하지만 헤로디아는 헤롯의 조치에 불만스러웠다.[각주:10]
  1. Guelich, Mark 1-8:26, 332 [본문으로]
  2. Lenski, The Interpretation of St. Mark’s Gospel, 252 [본문으로]
  3. Guelich, Mark 1-8:26, 332 [본문으로]
  4. Lenski, The Interpretation of St. Mark’s Gospel, 253 [본문으로]
  5.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8 [본문으로]
  6. France, The Gospel of Mark, 257; Brooks, Mark, 105 [본문으로]
  7. Lenski, The Interpretation of St. Mark’s Gospel, 252 [본문으로]
  8.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8 [본문으로]
  9. Guelich, Mark 1-8:26, 332 [본문으로]
  10. Hendriksen, Exposition of the Gospel according to Mark, 237; Gundry, Mark, 318-31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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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헤로디아  (0) 201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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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귀 있는 자는 들으라”고 하셨을 때, 유대인들은 신명기 6 4-5절 말씀을 떠올렸을 것이다.

 

BHS 6:4-5

`dx'(a, Ÿhw"ïhy> WnyheÞl{a/ hw"ïhy> lae_r"f.yI [m;Þv.

.`^d<)aom.-lk'b.W ^ßv.p.n:-lk'b.W ^ïb.b'l.-lk'B. ^yh,_l{a/ hw"åhy> taeÞ T'êb.h;a'äw

 

 

개역 신 6:4-5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하나인 여호와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유대인들은 매일마다 이 말씀을 암송한데다가, 70인경을 성경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이들에게 “들으라”는 표현은 매우 익숙했다.

 

o` e;cwn w=ta avkou,ein avkoue,tw ( 있는 자는 들으라)

ΒΝΤ 8:8

a;koue Israhl (이스라엘아 들으라)

LXT 6:4

 

 

그렇다면, 왜 예수께서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마치시고 “귀 있는 자는 들으라”고 하셨을까?

 

이 비유에 따르면,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이라야 백배의 결실을 맺는다(8).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은 곧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지키어 인내로 결실하는 자이다(15). 말씀을 듣는다고 해서 모두다 구원 받지는 않는다. 믿음은 실천하여 구원을 이루어야 한다. 믿음이 무조건 구원의 조건이 되지 않는다. 믿었으나 배교한다면 구원 받지 못한다. 말씀을 인내로 실천하는 자가 구원 받는다.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비유를 가르치시고 귀 있는 자는 들으라고 하심으로써, 마음(bb'l)을 다하고 성품(vp,n<)을 다하고 힘(daom)을 다하여 믿음을 실천함으로 구원을 이루라고 강조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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