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26왕이 심히 근심하나 자기가 맹세한 것과 그 앉은 자들로 인하여 그를 거절할 수 없는지라

이 장면은 헤롯의 진심이 밝혀지는 순간이자 이 이야기의 절정에 도달하는 순간이다
.[각주:1] 살로메의 요구를 들은 헤롯은 매우 슬펐다.[각주:2] 형용사 peri,lupoj
매우 슬픈이라는 의미로, 헤롯의 슬픈 감정의 강도가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각주:3] 또한 이 단어는 예수께서 세 명의 제자에게 하신 당부에도 사용되었다(“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14:34).[각주:4] 부자 청년은 예수의 가르침에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이 말씀으로 인하여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며”, 10:22).[각주:5] 헤롯은 살로메가 자신의 입장과 상반하는 요구를 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참조. 19-20).[각주:6] 사실 살로메의 요구는 그녀의 갑작스러운 등장만큼이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그래서 헤롯은 자신의 맹세가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사실에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된다.[각주:7] 그렇다고 약속을 취소하거나 다른 요구를 하라고 말할 수 없다. 헤롯은 자신의 체면을 살려야 하는가 아니면 요한의 목숨을 살려야 하는가, 즉 자신의 약속을 지키리라고 기대하는 왕실후원자들의 기대와 요한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해졌다.[각주:8] 문제는 어떤 선택을 하든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살로메의 요구를 거절하면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터이고, 수락하면 유대인 사회에 크나큰 파장을 가져올 터이다.[각주:9] 이러한 상황에서 헤롯은 현실적 이해에 따른 선택을 하고 만다. 자신의 맹세와 연회장에 초대된 사람들 때문에 살로메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던 그는 명목상 에 지나지 않았다.[각주:10] 예전에는 요한의 목숨을 건지고자 노력했지만 이제는 사형을 선고한다.[각주:11] 살로메의 섬뜩한 요청에 매우 슬퍼하면서도, 주위 시선을 의식한 나머지 동의하고 말았다.[각주:12] 이러한 감정은 요한의 말에 대한 그의 태도를 떠오르게 한다(20).[각주:13] 여기에서도 돌밭에 뿌려진 씨앗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을 연상시킨다(4:16-17).[각주:14] 또한 이러한 선택의 배경을 고려한다면 가시떨기에 뿌려진 씨앗과도 같다(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과 기타 욕심이 들어와 말씀을 막아 결실하지 못하게 되는 자요, 4:19).[각주:15] 더구나 이 선택은 세상이냐 영혼이냐는 문제로 이어진다(8:36).[각주:16] 요한의 죽음에는 헤로디아의 원한이 직접적으로 작용했지만, 그럼에도 그 책임은 헤롯에게 있다.[각주:17] 여기서 헤롯의 어리석은 맹세는 입다의 서원을 떠오르게 한다.[각주:18]

 

입다가 이를 보고 자기 옷을 찢으며 이르되 어찌할꼬 내 딸이여 너는 나를 참담하게 하는 자요 너는 나를 괴롭게 하는 자 중의 하나로다 내가 여호와를 향하여 입을 열었으니 능히 돌이키지 못하리로다 하니(11:35)

 

그의 경솔한 서원은 되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 이스라엘 백성은 구했지만 정작 자신의 딸은 죽음으로 몰아내고 말았다. 이 사건을 통해 입다는 우둔하고 잔인하며 야심적이고 이기주의적인 인물로 남게 된다.[각주:19] 전투의 승패가 달려 있는 다급한 상황이었더라도 감당하지 못할 서원은 하지 않았어야 했다. 비록 자신의 서원이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오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할지라도 섣부른 판단을 해서는 안 되었다(“너는 하나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열지 말며 급한 마음으로 말을 내지 말라”, 5:2). 헤롯 역시 허세에 지나지 않은 맹세로 인해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예비했던 세례 요한을 죽인 왕이라는 오명을 역사에 남기게 된다.

  1.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2. Collins, Mark, 313; Hooker, The Gospel according to St. Mark, 161 [본문으로]
  3.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4.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5.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6. Glancy, “Unveiling Masculinity,” 40 [본문으로]
  7. Guelich, Mark 1-8:26, 333; Collins, Mark, 313; Hooker, The Gospel according to St. Mark, 161; Glancy, “Unveiling Masculinity,” 40 [본문으로]
  8. Guelich, Mark 1-8:26, 333;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9. Collins, Mark, 313-314 [본문으로]
  10. Marcus, Mark 1-8, 403. 맹세에 대해서는 23절 주해를 읽어보라. [본문으로]
  11. Marcus, Mark 1-8, 403; Collins, Mark, 313-314 [본문으로]
  12.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13.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14.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본문으로]
  15.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16. Marcus, Mark 1-8, 403 [본문으로]
  17.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9, Glancy, “Unveiling Masculinity,” 40 [본문으로]
  18. Collins, Mark, 314 [본문으로]
  19. Block, Judges, 372 [본문으로]

'연구주제 > 실패한 지도자, 헤롯'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가복음 6장 28절 주해  (0) 2011.01.24
마가복음 6장 27절 주해  (0) 2011.01.17
마가복음 6장 25절 주해  (0) 2011.01.03
마가복음 6장 24절 주해  (0) 2010.12.27
마가복음 6장 23절 주해  (0) 2010.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