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한정된 시간에 계획된 발표를 지체 없이 진행하려면, 시간제한은 필수 조건이다. 여러 학회의 발표 조건을 살펴보니 보통 발표 시간은 20~25분이고 질의응답은 15~20분이다. 발표자에게 할당된 시간은 최소 30분, 최대 40분이다. 예외적으로 초청 강연자는 더 많은 시간을 할당받는다.

발표 20분을 채우려면 영문 2,000자 정도를 써야 한다. 혹여나 말이 빨라져 시간이 남을 수 있으니 2,200자 정도를 쓰면 안전하다. 20분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지만, 길다면 긴 시간이다. 설교에 비유하면 15분은 설교자가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촉박한 시간이고, 30분이 넘어가면 청중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원 포인트 설교로 잘 준비된 설교는 20분이 적당하듯이, 발표가 그와 비슷하다.

발표는 개인의 주장 한 가지를 관련된 근거를 잘 정리해서 전달하려는 목표로 진행하면 적당해 보인다. 발표 자체가 선행연구와 차별성을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으므로, 선행연구를 자세히 나열할 필요는 없으며, 그렇다고 해서 개인의 생각을 세세하게 전달하려고 욕심을 부릴 필요도 없다. 발표는 비교적 잘 정리된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자리이며,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 자료의 단점을 보완하고, 청중에게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정도가 딱 학회의 목표에 부합한다. 더 자세한 개진은 소논문이나 책 등을 통해 펼치면 된다.

발표 준비를 위해서는 발표자에게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잘 활용해서 자신의 주장과 근거를 간결하지만, 핵심을 짚어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매번 초반에는 채울 내용이 없어서 전전긍긍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뭘 줄일지 고민하는데,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간결한 글쓰기 훈련을 하고 있지 않나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