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출처 : 조선일보 ""도킨스 씨, 당신이 틀렸소""


영국 옥스퍼드대 신학자인 이 책의 저자는 지금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 같다. 같은 대학의 석좌교수인 리처드 도킨스가 연이어 저서를 통해 신의 존재를 부인하고 무신론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도킨스의 화제작 '만들어진 신'은 그의 누적된 분노를 격발시켰다. 게다가 맥그라스 교수는 청년시절 무신론자로서 분자생물학으로 박사까지 받은 후 신학으로 돌아선 경우다. 2004년 '도킨스의 신'을 발표, 도킨스를 비판한 바 있는 저자는 런던대 종교심리학 교수인 부인 조애나와 함께 다시 펜을 도킨스에게 겨누었다.

이 책은 서문에서부터 도킨스에 대한 냉소가 가득하다. "그에게 종교는 황소 앞의 붉은 천 조각과 같다." 저자는 "놀랍게도 '만들어진 신'에 과학적인 분석이 드물다"며 '믿음은 유아적이다' '믿음은 비이성적이다' '폭력을 초래하는 종교' 등 도킨스의 명제를 조목조목 반박한다. 가령 '믿음은 유아적이다'라는 명제에 대해 "도킨스는 종교적 전통 안에서 아이들을 기르는 것을 아동학대의 한 형태라고 주장한다"며 "비종교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교리를 똑같이 속기 잘하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주입하려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아동학대가 아닌가"라고 묻는다. 또 "도킨스의 반(反)종교적 논박의 특징들 중 하나는 병적인 것을 마치 정상인 양, 별난 사람들을 주류인 양 진술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도킨스는 명백한 사실을 외면하기도 하고, "신이 없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식의 막연한 인상으로 종교를 부정한다. 도킨스 주장의 핵심에는 "과학과 종교는 죽음에 이르는 전투 속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도사리고 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그래서 도킨스는 과학과 종교는 양립할 수 없고 어느 쪽이든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도식에 갇혀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만들어진 신'은 종교인들 그리고 그 외의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과 공정하고 엄밀하게 논쟁하는 것보다, 자신들의 신념이 흔들리는 무신론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목적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이렇게 말한다. "무신론이 신에 대한 망상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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