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출처 : 뉴스미션 "‘만들어진 신’, 문제점 있지만 그 비판은 귀 기울여야"


“문제점이 있다고 해서 이 책을 ‘무신론자의 책’이라고 그냥 덮어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한국 교회는 ‘도덕적이어야 할 종교가 비도덕적일 때가 많다’는 그의 비판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영국서 70만부 이상 팔린 데 이어, 국내에서도 출판된 지 45일 만에 14쇄가 발행된 영국의 생물학자 리차드 도킨스의 저서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에 대한 국내 한 조직신학자의 신학적 평가다.

도킨스의 책 ‘만들어진 신’의 중심 문제… ‘과학적 무신론’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부설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는 6일 오후 연세대 신학관에서 ‘한국 개신교회의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김균진(연세대 조직신학) 교수는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그 타당성과 문제점 - 한국 사회의 ‘반기독교적 정서’와 연관하여>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도킨스의 ‘과학적 무신론’을 비판했다.

김 교수는 도킨스의 책 <만들어진 신>의 중심 문제로 과학의 방법에 근거해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고 과학의 인식만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과학적 무신론’(scientific atheism)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도킨스는 과학의 방법으로 검증될 수 있는 물리적ㆍ물질적 세계, 곧 ‘자연계’만을 인정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어떤 다른 삶의 영역도 인정하지 않는다”며 “도킨스의 논리에 따르면 과학을 통해 설명할 수 있는 자연계에 속하지 않은 모든 현상들은 ‘delusion’(환상, 망상, 거짓된 것, 기만)이므로 신의 존재도 ‘delusion’이라 정의한다”고 밝혔다.

도킨스의 이러한 ‘과학적 무신론’은 20세기 전반기 비엔나 학파의 (과학을 통해 검증될 수 있는 물리적 현실만을 인정할 뿐 그 외의 모든 것은 불확실하고 의심스러운 것으로 간주하는)‘실증주의’와 그 궤를 같이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러므로 김 교수는 “도킨스의 과학적 무신론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학문적 깊이를 결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과학적 무신론은 이미 세계 신학계에서 상세히 연구ㆍ검토됐다”며 “한국교회가 <만들어진 신>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은 신학적 기초가 부실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나님은 과학을 통해 검증될 수 있는 물리적 ‘현실’ 아니다

김균진 교수는 도킨스의 ‘과학적 무신론’에 대한 신학적 응답으로서 ‘하나님은 과학을 통해 검증될 수 있는 물리적 현실(reality)이 아님’을 제시했다.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실증주의 사고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어떤 사람이 하나님의 존재를 믿고 경험할 때, 그 사람에게 하나님은 분명히 하나의 ‘현실’이지만, 그가 경험하는 하나님의 존재 유무는 과학의 방법을 통해 검증될 수 없다”며 “과학의 방법을 통해 검증된다면 그는 더 이상 하나님이 아닌, 과학을 통해 검증될 수 있는 ‘자연계’의 사물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과학의 방법을 통해 증명되지 않는다고 해서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가 믿는 하나님은 망상(delusion)’이라고 간단히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사물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사람의 그 ‘느낌’이 망원경이나 현미경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너의 느낌은 망상(delusion)’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또한 김 교수는 “과학적 인식만이 유일하게 신빙성 있는 인식이라면, 인간과 세계를 구원할 수 있는 길도 과학적 인식에 있어야 한다”며 “과학은 우리가 갖고 싶은 것을 줄 수는 있지만 ‘우리가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에는 침묵한다”고 꼬집었다.

무신론에 대한 책임은 기독교에도… 도킨스의 비판,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지만 김 교수는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에서 문제점이 많이 발견된다고 해서 이 책을 무조건 덮어버리지 말고, 종교에 대한 그의 비판을 겸허하게 경청해 ‘종교도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워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 교수는 “이 책이 특히 한국에서 큰 파문을 일으키는 것은, 신의 존재를 인간이 만든 하나의 ‘망상’ 내지는 ‘기만’으로 간주할 뿐 아니라 종교의 오류와 거짓을 폭로함으로써 한국사회의 소위 ‘반기독교적 정서를 부추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그의 비판이 전적으로 타당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비판은 기독교와 세계의 모든 종교들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자신을 개혁해야 할 많은 타당한 점들을 제시한다”며 기독교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 반성해야 할 몇 가지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특히 한국교회가 유의할 점으로 ‘세속적 욕심, 곧 물질적 욕심에서 자유로워져야 함’을 꼽았다. 기독교 지도자들이 △세속적 명예와 권세에 대한 과도한 욕심, △교회의 물량적 팽창과 교세에 대한 욕심, △이 욕심을 채우기 위한 돈에 대한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도덕적이어야 할 종교가 비도덕적일 때가 더 많다’는 도킨스의 비판도 한국교회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점으로 지적했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반기독교적 정서’의 한 가지 중요한 원인이 ‘기독교의 비도덕성’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김 교수는 한국교회를 향해 “무신론에 대한 책임은 기독교에도 있다”며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교회는 도킨스의 종교비판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을 개혁하는 일에 앞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김 교수의 발제에 앞서 문화평론가 진중권 교수는 ‘맘몬’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한국교회의 문제점들을 진단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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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스앤조이 "믿음에 관한 두 이야기"


종교적 믿음은 과학적 분석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과학적 인식과 종교적 인식이 다르다고 믿는 종교인의 입장에서는 이 질문 자체가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물음에 주저하지 않는 과학자들이 있다.

종교적 믿음을 과학적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 두 권의 책이 우리말로 번역 출간되었다. 하나는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이요, 또 하나는 루이스 월퍼트의 <믿음의 엔진>이다. 두 사람 모두 영국의 생물학자로서 동일하게 진화심리학적 입장에서 종교적 믿음을 분석하고 있다. 종교적 믿음이 인간의 진화 결과라고 보는 점에서 두 사람의 입장은 동일하다. 말하자면 종교적 믿음을 가능하게 하는 유전자적 소인이 인간 안에 내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종교적 믿음의 기능에 대한 평가에서 두 사람의 입장은 무척 다르다.

도킨스는 종교적 믿음을 진화과정상 일종의 어긋난 부산물로 보고 있다. 마치 불나방이 불을 보고 날아드는 현상처럼 이해한다. 본래 빛을 향해 나르는 불나방의 특성은 자연적 조건에서 생존에 유리한 조건이었지만, 인간 문명의 발달로 불빛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아무 불빛이나 보고 날아들게 되었을 때 치명적인 결과를 빚는다. 종교적 믿음이나 행동 역시 이와 같이 과거에 유용했던 심리적 성향의 불운한 부산물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러니까 인간의 삶에 이점을 주었던 어떤 성향이 본래 목적했던 것과는 다른 형태로 나타난 것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예컨대 좋은 것과 나쁜 것, 선한 것과 악한 것 등을 신속히 판단하고 어른들이 말하는 경험법칙을 순순히 따르는 것은 살아가는 데 유리한 이점을 주었을 텐데, 그것이 맹목성을 띠게 된 데서 종교적 믿음이 만들어진 것이 아닌지 추론한다.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지만, 그것이 일상적 감정과는 판이하게 다른 불합리성을 띠는 것처럼 종교적 믿음 역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도킨스가 종교적 믿음을 진화의 불운한 부산물로 보는 것은 다분히 현실 종교의 부정적 측면 때문이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무고한 생명들의 희생을 낳는 미국의 침략전쟁과 대외정책을 지지하는 기독교 근본주의, 그에 맞서 스스로의 생명을 버릴 뿐만 아니라 타인의 파멸을 불러일으키는 테러를 정당화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등에서 종교적 믿음의 극단적 폐해를 보고 있다. 그래서 도킨스는 차라리 신이 없다고 전제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서로 돕는 인간의 가능성을 믿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한다.

반면에 월퍼트는 도킨스와 마찬가지로 진화론적 가설을 전제하고 있기는 하지만 종교적 믿음에 대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한다. 그는 종교적 믿음이 유전적으로 결정되었다는 주장이 그 믿음을 가진 신자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로 신중하다. 월퍼트는 인간에게는 다른 동물들에게서와 달리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에 대해 인과적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일종의 믿음의 엔진과 같은 것이 있다고 본다. 사건의 인과관계를 간단명료하게 이해하도록 만드는 그 믿음의 엔진이 닥칠지도 모르는 위험을 피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 추정한다. 그러니까 종교적 믿음이 인간의 생존 적응률을 높여준 긍정적 요인이라는 데 초점을 맞춰 이해한다. 오늘날 과학적 지식으로 볼 때 종교적 믿음의 내용이 많은 경우 신빙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믿음의 성향이 기본적으로 인간의 긍정적인 삶에 기여해왔다고 본다.

그렇다고 월퍼트가 종교적 믿음의 부정적 폐해를 비켜가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에게 유익한 종교적 믿음이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사태를 그 역시 염려한다. 그래서 월퍼트는, 사람들은 끌리는 대로 믿음을 가질 권리가 있지만 그런 믿음이 다른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면 신뢰할 만한 믿음을 갖도록 근본적인 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일한 과학적 입장, 더 구체적으로 말해 진화심리학적 입장에서 종교적 믿음에 접근하는 데도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이 우선 흥미롭다. 종교적 믿음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아직 과학적으로 충분히 해명되지 않는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따라서 과학이 종교적 믿음마저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하더라도 그 실체를 규명하는 것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라는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종교적 믿음을 가진 신자들의 입장에서 두 과학자가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현상은 다시 되새겨봄 직하다. 자신의 믿음이 타인에게 불편함을 야기하고 때로는 극단적인 파괴력을 지니기도 하는 현실은 우리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그 점을 유념한다면,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평화롭게 하는 종교적 믿음은 그 믿음을 가진 사람들의 선택이요, 결단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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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일보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이야말로 망상""


“나는 도킨스가 종교를 향해 보여주는 놀라운 적대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에게 종교는 황소 앞의 붉은 천 조각과 같다.”

진화생물학자인 영국 옥스포드대학 석좌교수 리처드 도킨스가 지은 베스트셀러 ’만들어진 신’의 문제점을 지적한 책 ’도킨스의 망상’(살림 펴냄)이 번역돼 나왔다.

저자는 옥스포드대학 위클리프홀 학장인 알리스터 맥그라스와 런던대학 히스롭 칼리지 종교심리학과 교수로 있는 그의 부인 조애나.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경우 도킨스 교수가 몸담고 있는 옥스포드대학에서 분자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자연과학자 출신의 신학자이다. 그는 도킨스의 무신론을 비판한 책 ’도킨스의 신’을 2004년 발표하기도 했다.


저자들은 이번 책에서 “도킨스는 종교가 유아적이어서 인간이 성숙해지면 사라져야 하는 유치한 망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도킨스는 왜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후반기에 신을 발견하게 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후퇴, 타락, 퇴화 같은 것을 의미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도킨스는 종교적 전통 안에서 아이들을 기르는 것을 아동학대의 한 형태라고 주장한다”면서 “그렇다면 ’만들어진 신’이 보여주는 심란하고 우습고 잘못된 종교적 진술을 아이들에게 억지로 주입하는 것은 정당한가”라고 반문한다.

저자들은 “도킨스의 주장은 ’과학은 종교가 거짓임을 증명했다’거나 ’종교는 미신이다’와 같은 주문에 기초하고 있다”면서 “이는 1950년대 소련의 아동교육 속에 끼워진 반종교 프로그램과 언짢으리만큼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종교에 대해 무모한 적대감을 보이는 도킨스의 무신론이야말로 진리를 외면하는 망상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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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일보 ""도킨스 씨, 당신이 틀렸소""


영국 옥스퍼드대 신학자인 이 책의 저자는 지금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 같다. 같은 대학의 석좌교수인 리처드 도킨스가 연이어 저서를 통해 신의 존재를 부인하고 무신론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도킨스의 화제작 '만들어진 신'은 그의 누적된 분노를 격발시켰다. 게다가 맥그라스 교수는 청년시절 무신론자로서 분자생물학으로 박사까지 받은 후 신학으로 돌아선 경우다. 2004년 '도킨스의 신'을 발표, 도킨스를 비판한 바 있는 저자는 런던대 종교심리학 교수인 부인 조애나와 함께 다시 펜을 도킨스에게 겨누었다.

이 책은 서문에서부터 도킨스에 대한 냉소가 가득하다. "그에게 종교는 황소 앞의 붉은 천 조각과 같다." 저자는 "놀랍게도 '만들어진 신'에 과학적인 분석이 드물다"며 '믿음은 유아적이다' '믿음은 비이성적이다' '폭력을 초래하는 종교' 등 도킨스의 명제를 조목조목 반박한다. 가령 '믿음은 유아적이다'라는 명제에 대해 "도킨스는 종교적 전통 안에서 아이들을 기르는 것을 아동학대의 한 형태라고 주장한다"며 "비종교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교리를 똑같이 속기 잘하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주입하려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아동학대가 아닌가"라고 묻는다. 또 "도킨스의 반(反)종교적 논박의 특징들 중 하나는 병적인 것을 마치 정상인 양, 별난 사람들을 주류인 양 진술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도킨스는 명백한 사실을 외면하기도 하고, "신이 없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식의 막연한 인상으로 종교를 부정한다. 도킨스 주장의 핵심에는 "과학과 종교는 죽음에 이르는 전투 속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도사리고 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그래서 도킨스는 과학과 종교는 양립할 수 없고 어느 쪽이든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도식에 갇혀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만들어진 신'은 종교인들 그리고 그 외의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과 공정하고 엄밀하게 논쟁하는 것보다, 자신들의 신념이 흔들리는 무신론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목적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이렇게 말한다. "무신론이 신에 대한 망상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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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매일경제 "옥스퍼드 석학들이 벌이는 `神의 전쟁`"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vs 알리스터 맥그라스 `도킨스의 망상`
 
 
프리드리히 니체가 19세기 말 `신은 죽었다`고 외친 지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 서점가에서 `神의 전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21세기 초 신의 전쟁에 나선 대리인들은 리처드 도킨스와 알리스터 맥그라스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옥스퍼드대학 교수이자 세계적인 석학이다.

`만들어진 신`(김영사)이라는 책으로 먼저 포문을 연 도킨스는 생물학 교수로 인간의 사회적 행동은 유전자에 의해 움직인다는 유전자 결정론을 발표해 과학계에 사회생물학 논쟁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다.

`도킨스의 망상`(살림)을 펴내면서 대응에 나선 알리스터 맥그라스는 신학 교수로 대표적인 복음주의 사상가 중 한 명이다. 두 석학이 주장하는 신에 관한 이론은 정확하게 대척점에 서 있다.

도킨스는 창조론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신의 부재를 주장한다.

가장 진화된 지성은 가장 마지막에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 하나가 어느 날 우주를 창조했다는 건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

도킨스는 종교의 사회적 기능에 대해서도 비판을 칼날을 댄다. 그동안 종교가 강자에게는 지배이데올로기로, 약자에게는 삶의 위로이자 희망 역할을 하는 이중적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도킨스는 신이 사라진 이후의 시대가 오히려 더 이성적이고 희망적일 것이라고 역설한다.

근거는 이렇다. 여러 가지 실험에서 인간은 도덕적으로 행동하도록 프로그램화 됐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신이 없어도 충분히 도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자답게 도킨스는 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에서 주장하는 전지전능한 신을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 없는 이야기라는 주장이다.

반기를 든 맥그라스는 "도킨스는 종교가 유아적이어서 사라져야 할 망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도킨스의 그 생각이 바로 망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맥그라스는 "도킨스가 왜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후반에 신을 발견하게 되는지, 사람들이 나이 들어 신을 만나는 게 과연 후퇴ㆍ타락ㆍ퇴화를 의미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맥그라스는 도킨스의 무신론적 주장이 사회주의의 종교 부정 논리와 너무나 비슷하다는 의문도 제기한다. "과학적으로 신을 증명할 수 없다는 논리는 과거 옛 소련의 반종교 프로그램의 내용과 너무 흡사하다"는 것이다.

도킨스의 책이 품절사태가 날 정도로 세간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여기에 반박하는 맥그라스의 책이 출간되자 두 사람의 전쟁은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인 유트브로 확전됐다.

도킨스가 동영상을 통해 자신과 같이 과학을 전공했던 학자가 어떻게 종교 근본주의자가 될 수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하자 맥그라스는 신앙이란 가장 최선의 대답을 찾기 위한 이성적 토대 위에 있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신앙은 그 자체로 이미 과학적 증거를 뛰어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도킨스가 다시 "맹목적 신앙은 위험하다"고 공격하자 맥그라스는 "맹목적 무신론은 더 위험하다"고 응수했다. "자연현상을 봐도 신의 존재는 개연성이 없다"는 도킨스의 주장에 대해서는 "신은 자연의 한 부분이 아닌 자연질서 전체를 조명한다"고 논박했다.

두 석학의 논쟁은 그 자체로도 관심을 끈다.

같은 대학에서 같은 분자생물학을 공부했지만 한 사람은 무신론의 대표자가 됐고, 한 사람은 복음주의의 상징인물이 된 것부터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종교적 고민을 웅변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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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북데일리 "믿음 대신 의심 가르쳐라!"


얼마 전에 재미있는 칼럼을 읽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과학 칼럼리스트 이인식 과학 문화연구소장의 글이었는데 주제는 신경신학이었다. 신경신학은 인간의 영성과 뇌의 관계를 탐구하는 신생 학문이다.

칼럼은 “성당이나 절에서 신자들이 기도와 명상을 통해 절대자와 영적으로 일체감을 느끼는 신비체험을 할 때 뇌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신경과학자인 앤드루 뉴버그에 따르면 명상이나 기도의 절정에 이르렀을 때 머리 꼭대기 아래에 자리한 두정엽 일부에서 기능이 현저히 저하되고 이마 바로 뒤에 있는 전두엽 오른쪽에서 활동이 증가되었다고 한다. 종교의 신비 체험은 간질과도 강관이 깊단다.

미국의 신경학자인 노먼 게슈빈트는 간질이 때때로 강력한 종교적 체험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신은 인간의 뇌가 만들어낸 개념에 불과하며 뇌 안에 항상 머무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마르크스가 왜 종교를 마약에 비교했는지 이해가 간다.

지난 해 최고의 인문학 서적으로 선정된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김영사. 2007)도 비슷한 결론을 내린다.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기보다는 인간이 신을 창조했다는 표현이 진실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는 신앙은 그 어떤 정당화도 요구하지 않고 어떤 논증에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악 내지 망상이라고 단정 짓는다.

도킨스는 유전자의 특징이 이기적이고 인간은 유전자의 조종을 받는다고 주장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학자. 발표하는 책마다 자연과학과 인문학 모두에서 엄청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종교엔 물론 긍정적인 요소도 있지만 그는 진화론의 입장에서 창조론과 종교의 비합리적인 요소, 그것이 사회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더 주목했기 때문에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나섰다.

실제 신의 이름으로 수많은 전쟁이 벌어졌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지 않는가? 저마다 관용과 사랑을 외치지만 실제 종교의 이름으로 불관용과 증오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이 필요한 이유는 도덕 때문이었단다. 한 사회가 지탱하기 위한 최소한의 도덕이 신이나 내세 관념을 통해서 유지될 수 있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그는 인간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이성이 있기 때문에 굳이 신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신에 대한 부정은 도덕적 타락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가치인 진정한 사랑을 찾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이성에 대한 낙관론을 편다.

500쪽이 넘는 두께에 내용도 난해한 편인데 이 책이 그렇게 많이 팔린 이유는 뭘까? 저자의 인지도와 완성도 때문이기도 했지만 시의성을 탔던 요인도 있다. 이 책이 나올 당시, 분당의 샘물 교회가 아프카니스탄에서 벌였던 선교 활동과 인질 납치 사건이 있었다. 기독교의 배타적인 선교 방식에 대한 극렬한 찬반 논쟁이 우리 사회에서 전개되고 있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부시의 기독교 근본주의와 이슬람 근본주의 간의 충돌이 세계사적인 문명 충돌의 양상으로 부각되고 있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도킨스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등 모든 형태의 근본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균형적인 시각에서 문명충돌 의 본질을 냉철하게 파헤치고 있다. 원인 분석과 함께 대안을 다각도로 제시하고 있다.

어떤 걸까? 그는 신앙보다 더 위험한 것은 신앙을 미덕이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행위라고 본다. 신앙이 교육과 결합했을 때 그 해악은 끔찍하다. 전에는 십자군 전쟁을 일으켰고 최근에는 자살 테러와 인간 폭탄을 양산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에게 믿음 대신 의심을 가르치라고 주문한다. 의문 없는 신앙이 우월한 가치를 지닌다고 가르치는 대신 자신의 믿음을 통해 질문하고 생각하는 법을 가르친다면, 자살 테러범은 없어질 가능성이 높단다.

논술은 언제나 세상 돌아가는 일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왔다. 종교 문제는 서강대를 제외하면 거의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갑자기 출제되기 시작했다. 11월말과 12월 초에 실시된 한양대 수시와 성균관대 수시에서 종교 문제가 출제된 것이다. 1월 3일부터 시작된 올해 정시 논술 고사에서도 분명 나올 공산이 크다.

혹시 “당신은 신을 믿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겠다. “신은 이성의 영역이 아니라 믿음의 영역이다. 이성을 신봉하는 나는 그런 의미에서 무신론자에 가깝다.” 정확히는 신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는 불가지론의 입장이다.

신을 찾는 개인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가족이 죽었다든지,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들 때 신에 의존하는 것까지 문제 삼을 필요가 있겠는가? 다만 그것이 혼자만의 믿음이 아니라 조직화됐을 때가 문제다. 종교든 뭐든 조직화했을 때 그리고 그 조직이 다른 조직을 압도할 정도로 성장했을 때 부패와 타락의 가능성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개인적 믿음이 조직화될 경우, 집단 광기나 집단적 증오로 연결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것이 인류의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지 않는가? 필자의 결론은 종교가 필요하더라도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 인간 내면의 차원에서만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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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민일보 "신학자―무신론리더 유튜브 동영상 대결… 옥스퍼드대 두 석학의 세기적 기독교 논쟁 후끈"


“기독교 신앙이란 확실한 증거에 근거하지 않는다. 나는 그래서 신을 믿지 않는다.”(리처드 도킨스)

“기독교 신앙은 이성을 무시하지 않는다. 신앙은 과학적 증거를 뛰어넘는다.”(알리스터 맥그래스)

옥스퍼드대 석학들의 세기적 신학논쟁이 불을 뿜고 있다.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은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라 품절사태까지 빚어질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모은 무신론의 대표적인 책. 이에 맥그래스는 ‘도킨스의 망상’에서 “도킨스는 과학의 이름으로 자신의 편견을 선전하는 무신론적 근본주의자”라고 응전했다. 같은 대학을 나오고 같은 무신론에서 출발해 한 사람은 무신론의 대표 주자가 됐고, 또 한 사람은 복음주의 신학의 최고 지성이 된 두 천재의 불꽃 튀는 논쟁은 저술에 이어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로 옮겨붙었다.

화제의 동영상은 ‘모든 악의 뿌리’와 ‘리처드 도킨스와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논쟁’(이하 ‘논쟁’) 등 두 편. 편집되지 않은 총 80분짜리 영상 7개로 구성돼 있는 ‘모든 악의 뿌리(Root of All Evil)’는 도킨스가 만든 다큐멘터리 시리즈 영상물로 도킨스가 7명의 학자들과 대화하는 형식이다. ‘논쟁’은 지난해 가을 옥스퍼드대학교 문학 페스티벌에 초청된 두 사람이 학생들 앞에서 강연하고 질문을 받는 내용이다.

도킨스는 자신과 같은 과학을 전공했던 맥그래스가 어떻게 기독교인이 됐는지 공격한다. “과학자가 어떻게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의 캠프에 들어가게 됐냐”는 것이다. 이에 맥그래스는 “기독교는 이성적 관점을 가진 종교이며 다양한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받아친다.

도킨스는 “신앙은 확실한 증거 위에 있지 않다”며 “종교인들이 가진 믿음이란 증거가 불충분하면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맥그래스는 “신앙이란 가장 최선의 대답을 찾기 위해 이성적 토대 위에 있다. 신앙은 과학적 증거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도킨스는 또 “맹목적 신앙은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맥그래스는 “맹목적 무신론 역시 맹신적 종교만큼이나 악하다. 문제는 인간의 본성”이라고 되받는다.

신의 존재에 대해서도 도킨스는 “자연 현상을 볼 때 신의 존재는 개연성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맥그래스는 “하나님은 자연 질서의 한 부분이 아니라 자연 질서를 조명하신다”고 반박한다. 이에 대해 도킨스는 “나로서는 그냥 생겨난 하나님을 믿는 것보다는 진화된 하나님을 차라리 더 믿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과학과 신앙의 문제도 얘기했다. 도킨스는 “과학과 기독교 신앙은 서로 모순되지 않는가”를 묻는다. 맥그래스는 “서로 모순될 수도 있고 선기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종국에는 함께 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맥그래스는 도킨스에게 기독교를 공격하는 이유를 묻는다. 도킨스는 답한다. “기독교는 질문하는 것조차 금기시하기 때문”이라고.

두 사람의 논쟁이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으자 장신대 김중은 총장은 “신학부에서 시작된 옥스퍼드대의 대표적인 교수가 이런 기독교 적대감을 선전하는 현실이 통탄스럽다”며 “하나님을 모르는 것을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단견”이라고 말했다.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는 “처음에 같은 길을 간 두 사람이 이렇게 반대의 결론에 도달한 것을 주목하고 싶다”며 “맥그래스에게는 도킨스에게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했다.

알리스터 맥그래스 ‘과학적 신학’ 영역 개척

알리스터 맥그래스(54) 영국 옥스퍼드대학 석좌교수는 22세에 옥스퍼드대에서 분자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가 신학박사를 취득한 특이한 경력의 학자다. 지금까지 50권이 넘는 저서와 수백 편의 논문을 출간했다. 1995년 출간된 '복음주의와 기독교의 미래'에서는 "세계 기독교의 미래는 복음주의의 계속적인 성장과 성숙에 달려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2000년대부터는 '과학적 신학'이라는 영역을 개척했고 그 무렵부터 서구문화를 지배하고 있는 '과학적 진화론적 무신론'과 적극적인 논쟁을 벌이면서 기독교 변증 사역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리처드 도킨스에 대항, '도킨스의 신' '도킨스의 망상'이란 제목의 책을 펴내 무신론이 얼마나 허구에 찬 망상인지를 밝히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 진화론 입장서 기독교 반박

리처드 도킨스(66)는 노벨상을 받은 옥스퍼드대 동물행동학교수 니코 틴버겐의 제자로 일찍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생물학을 전공한 도킨스는 첫 저서인 '이기적인 유전자'(1976)에서 생물 개체는 이기적인 유전자를 운반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쳐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진화론적 입장에서 기독교를 반박하는 글을 쓰는 그는 '눈 먼 시계공'에서 생물의 복잡성이 하나님에 의해 설계된 것이라는 창조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했고, '만들어진 신'에서는 논리와 과격한 언어를 동원해 하나님은 실재하지 않는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전투적 무신론자'로 불리는 도킨스는 무신론의 대표적 학자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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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봐야 할 책.


== 관련 도서 ==

Richard Dawkins, 만들어진 신, 이한음 역, 파주: 김영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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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일보 "신은 다른 방식으로 존재할지 모른다"


인생에서 끔찍한 게 하나 있다면 죽음이다. 즐거운 하루 하루가 실은 피할 길 없는 총살대로 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다. 때문에 우리는 오랫동안 종교가 주는 위안, 자애로운 하느님과 영생(永生)에 마음이 기울어 왔다.

하지만 종교의 핵심, 요컨대 신이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은 영원히 살리라는 믿음에는 이렇다 할 과학적 근거가 없다. 인생의 위기에 처하면, 많은 사람들이 신앙을 잃고 이렇게 묻는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에 대해, 어째서 이토록 아무 근거가 없단 말인가?” 그들은 자신의 신앙이 가령 아이들이 산타 클로스를 믿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들이 그렇다니까 그런 줄 아는 데’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신의 존재를 확신할 수 있었던 순간은 몇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나마 따져보면 해석의 여지가 분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모순에 찬 타협에 이른다. 일주일 중 엿새 동안 완벽하게 분별력 있던 사람들이 일요일에는 교회에 가서 처녀가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가 죽었다 살아났으며, 어느 날엔가 똑같은 육체로 부활하리라고 경배 드린다.

이처럼 도저히 논리적으로 옹호하기 어려운 믿음이 오랫동안 살인을 부추겨 왔다. 젊은 무슬림이 “자살 테러를 해서 최대한 많이 인명을 살상하면 천국으로 직행한다”고 믿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그리하여 서구 지식인 사회에서는, ‘신(新) 무신론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그처럼 어처구니 없고 치명적인 신앙이 과연 시대의 흐름에 맞는지 따져 묻기 시작했다.

신간 ‘신(神)이 있다는 착각(The God Delusion)’을 펴내 종교를 맹공격한 영국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대표 선수다. 도킨스가 이 문제를 처음 다루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이기적 유전자’, ‘눈먼 시계공’, ‘조상 이야기’ 같은 전작을 통해 누구보다 명료하고 적극적으로 과학을 옹호해왔다.

도킨스는 당신을 자극할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다는 얘기를 맨 처음 들은 사람이 보인 반응은 자기는 이 책은 물론 이와 비슷한 그 어떤 책도 읽을 생각이 없다고 선언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 책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불쑥 내게 논쟁을 걸기까지 했다. 어쨌든 나는 종교가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신(神)을 다시 생각해 볼 계기로 삼도록 추천한다.

같은 또래 영국 중산층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도킨스는 기독교에 친숙하되, 신학을 배운 적은 없고, 무엇보다 영적인 체험이 전혀 없다. 종교의 본성과 “신을 믿는다”고 고백한 과학자들에 대한 그의 단순화가 또 다른 종류의 옹졸한 편견(bigotry)으로 보일 수 있다. 책의 상당 부분이 무신론을 옹호한 도킨스 자신의 경험담이라는 것도 짜증스럽다. “이 책에서 신(神) 다음으로 자주 등장하는 인물은 도킨스 자신”이라고 비꼬는 서평도 있을 정도다. 이런 비판은 그러나 핵심에서 벗어난 것이다. 도킨스는 신의 존재 혹은 부재가 논증의 대상이자, 과학적인 가설이라고 생각한다. 주류 종교에서 주장하는 ‘전지전능한 신’ 개념은 착각(delusion)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도킨스는 주장한다.

그는 이어 수많은 논제를 체계적으로 논증해간다. 많은 사람들이 종교 없이는 도덕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도덕적으로 행동하도록 프로그램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종교가 사람들이 선한 일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신 무신론자들은 빈자와 약자를 돕는데 가상의 신보다 더 나은 이유가 있을 거라고 주장한다. 신을 믿지 않고도 우리는 열정적이고 영적일 수 있다. 그렇지 않은가?

그렇다면 어째서 종교를 개인의 선택에 맡겨두지 않는가? 그건 지나치게 위험하다는 게 도킨스의 주장이다. ‘종교가 뭐가 잘못됐나?’라는 장(章)에서 도킨스는 우리가 왜 종교에 유의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신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악행의 예를 찾느라 굳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없다. 자살 테러범, 탈레반, 낙태 시술을 하는 산부인과에 폭탄을 던진 미국 기독교도들 등 현대 사회의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을 도킨스는 줄줄이 예로 든다.

언론과 비평가들은 이런 악행의 원인을 사회경제학적 맥락에서, 혹은 정책적 실패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9·11 테러의 원인을 미국의 외교정책에서 찾는 식이다. 도킨스는 그러나 이런 악행에는 보다 명쾌한 배후가 있다고 본다. 종교가 바로 그것이다. 극단주의자들은 문자 그대로 믿고, 말하고, 행동한다고 그는 지적한다.

따라서 테러와의 전쟁은 악당들과의 전쟁이 아니다. 도킨스는 이렇게 썼다. “자살테러범들은 악행을 저지르려는 게 아니다. 객관적으로 그들이 얼마나 종교의 가르침을 잘못 이해했을지 몰라도, 자기네 나름대로는 자신이 종교의 가르침에 따라 정의로운 행동을 한다고 믿는 것이다. 낙태 시술 하는 산부인과 의사를 살해한 기독교도들과 마찬가지로.” 도킨스는 따라서 우리가 종교적 극단주의가 아니라, 종교 그 자체를 비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킨스는 선량하고, 점잖고, 법을 지키는 종교적 온건파들도 비판한다. “온건하고 중도적인 종교조차 장차 극단주의가 자라날 토양을 만든다”고 도킨스는 썼다. 이 책은 당신을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

그래도 독자는 도킨스가 진실을 찾는 사람이라는 것만은 인정할 것이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 하고, 나아가 그에 대한 자신의 믿음이 검증 받는 것마저 완강하게 거부하는 인간의 행태에 대해 도킨스가 마음 깊이 분노하고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만약 그가 주장하는 대로, 우리가 듣고 배운 바와 같은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치자. 신은 다른 방식으로 존재할지 모른다. 고대의 예언자들이 제대로 설명할 능력이 없었을 뿐인지 모른다. 다시 말해, 신은 아직 설명되지 않은 미지의 방식으로 존재하는 게 아닐까? 누가 알겠는가? 도킨스는 이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 지금 당장은, 그는 신이 없는 세상에서 더 행복해하고 있으며, 우리도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는?

‘이기적 유전자’를 쓴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이며 옥스포드대학 교수다. ‘신이 있다는 착각(The God Delusion)’은 작년 9월 처음 나온 뒤 9개월 째 영미권 주요 베스트셀러 리스트의 윗순위에 올라있다.


그렇다면 알리스터 맥그래스(Alister E. McGrath)의 강의도 들어보라.
1.
리처드 도킨스와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과학과 신앙에 대한 토론을 담은 비디오[각주:1]  
2. "Dawkins God: Genes, Memes, and the Meaning of Life."[각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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