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학문의 객관성을 위해 고대 근동, 구약성경, 제2성전기 문헌, 그리스-로마 문헌을 포괄한 배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내 판단에 의하면, 예수의 죽음과 부활은 독자적인 위치에 있다.

그동안 수많은 주장이 제기되었고,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주장들이 나오고 있지만, 결론은 예수의 가르침을 토대로 한 복음이야말로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다.

가령, 예수의 죽음을 이사야의 고난받는 종과 비교하지만, 엄밀히 말해 누구도 고난받는 종의 정체를 알 수 없으며, 그가 메시아사상과 연관이 있던 인물은 아니었을 것이 확실하다. 이사야 본문은 이사야 자신도 종의 정체를 잘 몰랐다고 고백한다. 후대에 사도들의 고백에 의해 이사야의 고난받는 종과 예수를 연결하는 해석이 정당화되고 있으나, 이 같은 해석은 예수의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 혹은 설명하려는 시도의 일부이며, 이사야서의 본래 의미와 일맥상통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혹은, 그리스-로마 배경에서 고귀한 죽음과 예수의 죽음을 연결하지만, 예수의 대속적 죽음과 같은 부류의 고귀한 죽음은 없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료 분석이 요구되지만, 지금껏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히브리 전통이든 그리스-로마 전통이든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견줄 만한 사례는 없다.

박사 학위라는 자격 취득과 학문이라는 틀 안에서 활동해야 하는 학자로 훈련받고 있는 자로서 배경 연구를 소홀히 하지 않을 뿐, 더 많은 시간을 성경 본문 해석에 치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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