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신학대학원 졸업을 앞둔 신학생들에게 조언해줄 기회가 있다면, 다음과 같은 말을 해주고 싶다.

그 전에 내 배경에 대해서 간략하게 언급해야겠다. 나는 학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대략 15년 동안 신학공부를 해왔다. 정규과정만 학부(B.Th.), 신대원 목회학석사(M.Div.)와 신학석사(Th.M.)를 한국에서 마쳤고, 현재는 미국 칼빈신학교(Calvin Theological Seminary)에서 신학석사(Th.M.) 과정을 밟고 있다. 그리고 작년에 안수 받은 신입 장로교 목사이다.

목회학석사 과정은 말그대로 목회자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교회현장에 필요한 기초지식들을 두루 배우는데 목적을 둔다. 조직신학은 신자로서 마땅히 알아야 할 신학지식이 무엇인지 배운다. 교단신학의 정체성을 익히는 과정이기도 하다. 역사신학은 기독교역사를 통해 이단과 정통신학에 대해 정립할 수 있다. 성서신학은 신앙의 근본인 성경본문을 배운다. 실천신학은 교회사역의 실제적인 측면을 다룬다. 신학교육이 교회에서는 전혀 필요 없다는 말이 나돌기는 하지만, 그 말은 사역자로서 마땅히 발휘해야 할 역할을 제한하고 있는 현실을 스스로 자인하는 셈이다. 교역자가 운전, 동영상촬영 및 편집 등 온갖 업무를 담당하라고 부름 받은건 아니지 않나?

이제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끊임 없이 던져야 한다.

1. 교회와 사회는 무엇을 요구하는가?

목회자로서 담당할 수 있는 영역은 의외로 많다. 교회와 사회를 보며, 시대가 요구하는 사역이 무엇인지 파악하며 나름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2.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제 아무리 시대적 요구라 해도 자신이 감당할 수 없다면, 자신의 사역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 할 수 있는 영역인지 파악해야 한다.

3.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

자신이 감당할 사역에 초점을 맞추어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골고루 지식을 갖추도록 노력하되, 특정 분야에서는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목회자로서 청년사역과 남성사역에 중점을 두고 싶었지만, 공부에 대한 목마름으로 중요한 시기에 사역을 그만 두고 유학을 결심했다. 이왕 유학을 결정했을거라면 교회사역 보다는 공부에 더 집중했어야 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애초 결심대로 교회현장을 경험해보지 않았더라면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기회를 갖지 못했을거다. 그러므로, 현실에서 최선을 다하며 끊임 없이 자문하는 수 밖에 없다. 지금도 나는 박사과정을 놓고 수많은 고민을 하며, 위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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