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19절 헤로디아가 요한을 원수로 여겨 죽이고자 하였으되 하지 못한 것은

요한의 공개적인 비판에도 헤롯의 반응에 대한 언급이 없다. 오히려 이전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헤로디아의 반응에 초점을 두고 있다. 헤롯과 달리 그녀의 반응은 매우 극단적이다. 헤로디아는 요한을 원수로 여기고 죽이고 싶어했다. 유대인들은 율법(레 18:16과 20:21)을 근거로 헤롯과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고,[각주:1] 요한은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상황이었다(18절). 이러한 상황이라면 그 누구라도 마땅히 자신의 죄를 자복해야 한다(참조. 1:5). 그런데도 “헤로디아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종교적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각주:2] 오히려 요한에게 원한을 품고 죽이고 싶어했다.[각주:3][각주:4] 요한의 공개적인 비판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협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사실 헤로디아는 헤롯과의 결혼으로 곤란한 처지에 놓여 있었다. 요세푸스에 의하면, 헤롯은 아레타스(Aretas)의 딸과 결혼했었다. 이 결혼은 두 국가간의 이해관계에 의한 정략결혼으로 여겨지는데,[각주:5] 헤롯은 헤로디아와 결혼하기 위해 아레타스의 딸과 이혼한다. 헤롯의 일방적인 이혼은 두 국가의 외교적 대립으로 이어져 아레타스가 군사를 일으켜 헤롯의 영역을 침범해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이 전쟁의 원인은 헤롯과 헤로디아의 결혼이 큰 영향을 미쳤으므로, 유대인들의 반감과 요한의 공개적인 비판은 헤롯과 헤로디아의 정치적 입지를 위태롭게 만든다. 그래서 헤로디아는 적대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요한을 죽이려고 한다. 이러한 배경을 알고 나면 그녀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려는 경건함을 찾아볼 수 없으며, 헤롯과의 결혼에서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안위만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따라서 이 구절은 헤로디아를 오로지 오랫동안 요한을 죽이길 원했던 사람으로 그려지도록 한다.[각주:6] 또한 이러한 장면은 엘리야를 죽이고자 했던 이사벨을 연상시킨다(왕상 19:1-3).[각주:7] 이사벨은 아합이 이스라엘 백성이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도록 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16:30-33), 엘리야는 바알 선지자들과의 대결을 통해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깨우치도록 하려고 했다(왕상 18:1-40). 그러나 하나님의 기적에도 불구하고 이사벨은 그를 죽이려고 했으나(왕상 19:2), 엘리야의 승천으로 그녀의 의지는 좌절되고 말았다(참조.왕하 2:11). 하지만 헤로디아의 소망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참조. 17절).
  1. Hooker, The Gospel according to St. Mark, 160 [본문으로]
  2. Lenski, The Interpretation of St. Mark’s Gospel, 252 [본문으로]
  3. Guelich, Mark 1-8:26, 331 [본문으로]
  4. Glancy, “Unveiling Masculinity,” 39 [본문으로]
  5. Collins, Mark, 305 [본문으로]
  6.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8 [본문으로]
  7. Donahue and Harrington, The Gospel of Mark, 198. 대부분의 학자들은 헤롯이 아합과 유사한 면모를 보인다고 해석하지만(왕상 19:2; 21:4ff), 둘 사이에는 헤로디아와 이사벨이 자신의 남편을통해 살인을 도모했다는 공통점 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Brooks, Mark, 10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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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절 이는 요한이 헤롯에게 말하되 동생의 아내를 취한 것이 옳지 않다 하였음이라

헤롯이 세례 요한을 옥에 가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세례 요한은 헤롯에게 “율법은 당신이 당신 동생의 아내를 취한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ouvk e;xesti,n soi e;cein th.n gunai/ka tou/ avdelfou/ sou)”고 말했다.[각주:1] 요한은 헤로디아를 “동생의 아내”로 지칭하여, 이 결혼은 불법이라고 지적한다(참조. 17절 주해).[각주:2] 동사 e;xeimi는 “허용하다”라는 의미로(BDAG), 이러한 용례로는 마 12:2; 막 3:4; 눅 6:9; 요 18:31; 행 22:25; 고전 6:12가 있다. 여기서 판단기준은 율법이다(이번 경우에는 레 18:16과 20:21이 적용되었다). 본문에서는 요한이 헤롯을 찾아가 직접 얘기했으리라고 생각하도록하지만, 17절에는 헤롯이 사람을 보내 요한을 잡아 감옥에 가두었다고 기록되어 있으므로 두 사람이 직접 만난 적은 없었다고 여겨진다.[각주:3] 선지자 나단의 경우처럼 헤롯을 직접 찾아갔을 가능성도 있지만(삼하 12:1-15), 요한의 사역공간은 광야였다(1:3-5). 요한이 광야에서 회개를 선포하면서 유대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던 헤롯의 범죄를 지적하였고, 그 설교를 들은 사람들을 통해 헤롯에게 전해졌으리라고 짐작된다.[각주:4]
  1. Gundry, Mark, 318 [본문으로]
  2. Lenski, The Interpretation of St. Mark’s Gospel, 251 [본문으로]
  3. Lenski, The Interpretation of St. Mark’s Gospel, 251 [본문으로]
  4. Lenski, The Interpretation of St. Mark’s Gospel, 25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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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롯은 헤롯 대왕의 아들인 헤롯 안티파스를 가리킨다. 안티파스는 주전 21년에 태어났고, 로마에서 교육을 받았다. 14절에서는 왕으로 소개하지만, 실제로는 분봉왕(tetrarch)이었다. 분봉왕이란 “1/4 지역의 통치자”란 의미이고, 로마 정권에 의해 임명되지만 유대인들은 관례적으로 왕이라고 불렀다. 통치지역은 갈릴리와 베뢰아 지역이며, 그 기간은 주전 4년-주후39년이었다. 그의 통치는 그리스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교활하고 무자비한 성격이며 사치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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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절 전에 헤롯이 자기가 동생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에게 장가 든 고로 이 여자를 위하여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잡아 옥에 가두었으니

이 이야기는 헤롯이 세례 요한을 죽인 사연을 다루고 있다. 마가의 설명에 의하면, 이전에 헤롯은 동생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를 위해서 사람을 보내 세례 요한을 잡아 감옥에 가두었다. 원문에서 이 문장은 “자기가(Auvto.j)”로 시작하여 요한의 죽음에 대한 헤롯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각주:1] “고로”로 번역된 “왜냐하면(ga,r)”은 헤롯이 요한의 목을 벤 이유를 밝혀준다.[각주:2] “헤로디아를 위하여(dia. ~Hrw|dia,da)”는 요한의 구속에 영향을 미친 인물을 밝혀주는 역할을 한다.[각주:3] 헤롯이 동생의 아내인 헤로디아를 위해 이런 조치를 취한 이유는 그녀와 결혼했기 때문이다(o[ti auvth.n evga,mhsen). 율법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는 마가의 의도를 간파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각주:4] 그러나 마가는 헤로디아를 “동생 빌립의 아내”라고 소개하여 이 결혼의 위법성을 지적하고 있다. 그 근거인 레18:16과 20:21에서는 형제의 아내와의 성관계를 금지한다.[각주:5] 이 규례를 형사취수법(Levirate marriage)이라고 하며, 이 용어는 “남편의 형제”라는 의미의 라틴어 levir에서 유래되었다.[각주:6] 히브리어로는 יָבָם이며, יְבָמָהּ는 “남편의 형제의 의무를 행하다”는 의미이다.[각주:7] 신 25:5에 의하면, 결혼한 남자가 아들 없이 죽으면 그의 형제가 미망인과 결혼해야 한다.[각주:8]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첫 아들이 죽은 남편의 이름을 잇도록 해서 이스라엘 중에서 그 이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신 25:6).[각주:9] 
마가는 빌립은 헤롯의 형제로 소개하지만, 실제로는 이복형제이다. 그러므로 엄밀히 말해 “형제”란 의미의 avdelfo,j란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마가는 레 18:16과 20:21를 근거로 삼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 단어를 선택했다고 여겨진다. 의도적인 단어 선택이 아니었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유대인들은 이들의 가족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므로, 이러한 비판을 근거로 유대사회에서는 이복형제와의 결혼도 허용되지 않았다고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b.Yebam. 55a에서는 이복형제의 아내와는 결혼을 금지하고 있다.[각주:36] 아마도 레 18:16와 20:21에서 형제로 범위를 제한한다는 이유로 이복형제의 아내와 성관계를 갖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형제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서술했을 가능성이 있다. 쿰란문서에서는 그 범위를 더욱 넓혀 질녀(niece)와의 결혼도 금지한다(CD 5:8-11).[각주:37] 그러므로 요한의 지적에는 결함이 없다.

만약 헤롯과 헤로디아의 결혼이 형사취수법에 따른 경우였다면, “동생 빌립의 아내”라는 소개는 그 정당성을 입증해준다. 헤롯은 아들을 낳지 못한 빌립의 대리자로서 후사를 남기려고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빌립은 아직 죽지 않았다. 그러므로 두 사람의 결혼은 형사취수법에 근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본문에서는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요세푸스에 의하면, 로마로 향하던 헤롯은 빌립을 방문하게 되는데, 이 때 그의 아내인 헤로디아를 사랑하게 되었고 청혼을 통해 결혼하게 되었다고 한다(Ant. 18.109).[각주:38] 분명 이복형제의 아내에게 청혼을 한 헤롯의 행동은 경악을 금치 못할 만큼 패륜적인 행동이다. 헤롯은 오직 자신의 성적 욕망을 위해 율법을 어기고 사회적 질서에 혼란을 야기시키고자 한다. 결국 헤로디아와의 결혼은 헤롯의 탐욕에서 비롯되었으므로 이와 관련한 책임은 헤롯에게 있다. 그래서 마가는 세례 요한의 죽음의 책임을 헤롯에게 묻는다. 헤로디아의 반응 역시 놀랍다. 헤롯의 청혼을 선뜻 받아들인 헤로디아는 로마시민의 권리를 활용해 빌립과 이혼한 후 헤롯과 결혼한다.[각주:39] 이 당시에도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들이 있었는데, 이들 역시 이혼의 정당성을 로마법에서 찾았다(참조. 10:12).[각주:40] 하지만 율법은 아내의 이혼 요구를 허용하지 않는다(Josephus, Ant. 15.7.10 §§259–60; 18.9.6 §§353–62; m. Yebam. 14:1; Abrahams, Studies, 1:66–72).[각주:41] 비록 로마시민권자라도 그들은 유대인으로서 율법을 우선적으로 따라야 한다.

그러므로 빌립과 헤로디아의 이혼은 성립되지 않는다.[각주:42] 헤로디아의 입장에서는 정당한 권리에 의한 이혼과 결혼이었다 하더라도, 그녀는 여전히 빌립의 아내이다. 율법에 의하면 두 사람은 형사취수법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니면 결코 결혼할 수 없으므로, 결혼은 명백히 간통에 해당한다.[각주:43] 이러한 이유로 유대인들은 두 사람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다.[각주:44]
  1. France, The Gospel of Mark, 256 [본문으로]
  2. Guelich, Mark 1-8:26, 330 [본문으로]
  3. Guelich, Mark 1-8:26, 331 [본문으로]
  4. Guelich, Mark 1-8:26, 331 [본문으로]
  5. [/footnote]


    너는 형제의 아내의 하체를 범치 말라 이는 네 형제의 하체니라(레 18:16)

    누구든지 그 형제의 아내를 취하면 더러운 일이라 그가 그 형제의 하체를 범함이니 그들이 무자하리라(레 20:21)


    율법에서는 형제의 아내와 결혼을 금지하며, 오직 형제가 아들 없이 죽었을 경우에만 결혼을 허용한다(신 25:5-10).[footnote]France, The Gospel of Mark, 256; Guelich, Mark 1-8:26, 331; Collins, Mark, 307 [본문으로]
  6. Christensen, Deuteronomy 21:10-34:12, 605; Tigay, Deuteronomy, 231; Merrill, Deuteronomy, 327 [본문으로]
  7. Christensen, Deuteronomy 21:10-34:12, 605 [본문으로]
  8. Christensen, Deuteronomy 21:10-34:12, 605; Tigay, Deuteronomy, 231; Merrill, Deuteronomy, 327 [본문으로]
  9. Tigay, Deuteronomy, 231, 482 [본문으로]
  10. Tigay, Deuteronomy, 482 [본문으로]
  11. Tigay, Deuteronomy, 231 [본문으로]
  12. Merrill, Deuteronomy, 327 [본문으로]
  13. Christensen, Deuteronomy 21:10-34:12, 605; Merrill, Deuteronomy, 327 [본문으로]
  14. Budd, Numbers, 301; Milgrom, Numbers, 231 [본문으로]
  15. Tigay, Deuteronomy, 231 [본문으로]
  16. Christensen, Deuteronomy 21:10-34:12, 608 [본문으로]
  17. Christensen, Deuteronomy 21:10-34:12, 608 [본문으로]
  18. Budd, Numbers, 302; Milgrom, Numbers, 230 [본문으로]
  19. Milgrom, Numbers, 231 [본문으로]
  20. Milgrom, Numbers, 231 [본문으로]
  21. Milgrom, Numbers, 231 [본문으로]
  22. Tigay, Deuteronomy, 482 [본문으로]
  23. Christensen, Deuteronomy 21:10-34:12, 608 [본문으로]
  24. Milgrom, Numbers, 482 [본문으로]
  25. Merrill, Deuteronomy, 327 [본문으로]
  26. Tigay, Deuteronomy, 482 [본문으로]
  27. Christensen, Deuteronomy 21:10-34:12, 605; Tigay, Deuteronomy, 231 [본문으로]
  28. Tigay, Deuteronomy, 482. Josephus, Ant. 4.254에서 인용 [본문으로]
  29. Tigay, Deuteronomy, 482 [본문으로]
  30. Hartley, Leviticus, 298 [본문으로]
  31. Hartley, Leviticus, 298; Gerstenberger, Leviticus, 250 [본문으로]
  32. Hartley, Leviticus, 298 [본문으로]
  33. Hartley, Leviticus, 298 [본문으로]
  34. Gerstenberger, Leviticus, 250 [본문으로]
  35. Hartley, Leviticus, 298 [본문으로]
  36. Marcus, Mark 1-8, 395 [본문으로]
  37. Marcus, Mark 1-8, 395 [본문으로]
  38. Richardson, Herod, 307 [본문으로]
  39. France, The Gospel of Mark, 256; Hooker, The Gospel according to St. Mark, 160 [본문으로]
  40. France, The Gospel of Mark, 393 [본문으로]
  41. Evans, Mark 8:27-16:20, 85 [본문으로]
  42. Hooker, The Gospel according to St. Mark, 160 [본문으로]
  43. Lenski, The Interpretation of St. Mark’s Gospel, 251 [본문으로]
  44. Hooker, The Gospel according to St. Mark, 16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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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지도자, 헤롯>에서는 마가복음 6:17-29절을 주해하고 각 구절의 의미를 이해한 후 헤롯의 리더십을 분석하여 그의 실패요인을 분석하고 개인의 삶의 교훈으로 삼고자 합니다.

주해과정에서는 성경원문의 의미를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고자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어지는 글들을 원활하게 읽기 위해서는 폰트를 설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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