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요한복음 21장을 후대 편집으로 간주하고, 1~20장이 원 요한복음이라고 가정하기도 한다(대표적으로 Jörg Frey). 이러한 전제대로 요한복음이 20장으로 충분한 이유와 21장이 추가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유추해볼 수 있다.

예수의 수난 기사에 집중하는 전개와 그의 승천 기사를 기록하지 않는다는 특이점  등을 고려하면 부활의 역사성을 입증하는 제자 도마의 사건(20장)을 끝으로 요한복음이 구성되었을 개연성이 다분하다.

21장은 베드로의 순교와 요한의 생존에 관한 질문이 주요 내용을 이룬다. 이 기록을 통해 21장이 베드로의 순교(AD 66)와 요한의 죽음(AD 100) 사이에 추가되었다고 단정 지을 수 있다. 두 사도의 죽음 사이에 예루살렘 성전 파괴(AD 70)가 이스라엘 거주민과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었을 테지만, 요한복음에서는 이 사건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예루살렘 성전 파괴가 주는 충격은 지대했겠지만, 예수의 성전 청결 사건을 통한 죽음과 부활에 관한 가르침(2장)을 통해 물리적인 성전 파괴에 대한 충격은 상쇄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요한복음이 절기를 강조하는 목적, 그리고 성찬식(6:53-55)을 암시하는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사건(6장)은 예루살렘 성전을 대체하는 교회 공동체의 존재를 은은하게 드러낸다.

여기에 베드로의 죽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19절)과 예루살렘 성전 파괴(특히 2장)에 관한 암시, 요한의 미래에 대한 질문(23절) 등은 당시 요한 공동체 내부에 모종의 위기의식에 기반한 임박한 종말론이 항유 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요한 공동체의 해답은 '제자도'이다. 죽음이나 생존과 상관없이 공동체 일원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예수를 따르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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