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흔히 '선한 목자 담론'으로 일컬어지는 요한복음 10:1-21에 이어 10:22-42에도 목자-양 은유가 사용된다.

예수께서는 앞서 강도와 목자의 구분, 목자의 희생 등을 가르치셨고 (1-18절), 유대인 사이에 벌어진 분쟁(19-21절)이 벌어졌다. 이 분쟁에 대한 답을 얻으려는 일부 유대인들이 예수님께 확답을 얻고자 질문을 던지고 예수께서 대답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22-42절).

유대인의 질문은 "당신이 ... 그리스도여든 밝히 말하시오"(24절). 요한복음은 모세와 율법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다윗 계열의 메시아 사상(Davidic messianism)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새로운 다윗의 등장이라는 사상을 통해 군중이 기대하게 되는 정치적 군사적 메시아상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크다. 아마도 이 '그리스도'라는 언급은 오랫 동안 예언되어 온 다윗의 후손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 당시에는 누구든지 자신이 메시아라고 주장해도 종교 심판을 받지는 않았다.

예수는 유대인들의 질문에 직접적인 대답을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들의 불신앙을 지적하신다(25절). 더나아가 목자-양 은유를 사용해 그들이 자신의 양이 아니라고 지적하신다(26-27절).

그리고 다시한번 목자-양 인유를 통해 예수와 유대인들 사이의 관계를 정립하신다. 예수는 신앙의 대상이시며, 우리는 그를 따르는 예배자가 되어야 한다.

유대인들과 예수 사이에 어긋한 대화는 유대인들이 원하는 것, 즉 로마로부터 이스라엘 독립을 이룰 군사적 메시아(24절)와 예수의 긍극적인 사역, 즉 영생을 주는 것(28절)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생을 주시는 하나님, 그리고 하나님과 예수이 관계로 예수께서 답을 마치신다(28-30절).

여기서 배경으로서 '수전절'(22절)을 이해해야 한다. 요한복음에서 절기는 문맥을 이해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수전절에 관해서는 구약과 중간기 문헌을 살펴봐야 하는데, 여기에서는 짥막한 인용으로 대신한다.

"수전절의 제정은 제1마카비서 4:59에서 묘사된다. ... 그런데 그것의 목적은 이제 안디옥으로부터의 구출과 성전 예배의 갱신을 기념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비슬리-머리, 요한복음, 383).

유대인의 질문과 예수의 답변 사이에 수전절의 기능이 드러난다. 즉 영적 죽음에 놓인 자들에게 영생을 주시는 예수의 사역을 통해, 그리고 더이상 예루살렘 성전이 존재하지 않는 지상에서, 오로지 하나님과 함께 예수를 예배의 대상으로 섬겨야 한다는 가르침이 10:22-42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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