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내 장점은 "통찰력"이다. 남들보다 뛰어난 기억력이나 암기력, 순발력 등은 갖지 못해서 시험이라는 객관적인 지표에는 강점을 드러내지 못한다. 하지만 의제선정이나 전개방향 설정 등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신대원 시절 가끔 교수님들이 "이 주제를 어디서 찾으셨죠?" 혹은 "이걸 직접 발견하신 건가요?"라고 묻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잘난 척을 한번 해보자면, IT 분야에서 일하던 시절 퇴근길에 약 30년 경력의 전문가와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그 분이 내게 물으셨다. "이 분야에 몇 년이나 있었죠?" 내가 답했다. "3년 정도요." 이 말은 그 분이 놀랍다는 듯이 대답하셨다. "3년 정도의 경력으로 이 정도의 사고를 할 수 있군요. 10년 정도의 경력이 있어도, 광수 씨처럼 내다보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요. 광수 씨는 통찰력이 굉장히 높네요."


난 학자라면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들과 동일한 지식을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습득하느냐의 싸움이 아닌 독창적인 사고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개진할 수 있느냐의 싸움이다. 이런 맥락에서 박형근 작가의 원칙에 적극 동의한다.


난 박사과정이 나의 신학적 통찰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훈련의 시간이 되리라 기대한다. 또한, 박사학위 논문은 오랜 시간 내가 쌓아올린 학문적 소양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도 봄방학 기간이지만 도서관에 나와 소논문을 읽으며 몇 줄의 글을 쓰고 있다.


박형근 세계문학상 수상자, "소설창작, 글 연습보다 통찰력, 관찰력 높여야"

http://www.news-pap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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