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2017/12/25'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12.25 백인 중심의 신학계는 재편되고 있다
  2. 2017.12.25 백인 복음주의의 쇠퇴

[백인 중심의 신학계는 재편되고 있다]

앞서 팀 켈러의 기사에 이어 신학계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다루러 한다. 짧은 유학 생활이지만, 십 년 넘게 신학을 공부하면서 느낀 바가 있어서 글로 남겨 본다.


지난 번에 언급한 적이 있는데, 내가 현재 재학 중인 칼빈신학교(Calvin Theological Seminary)는 CRC(Christian Reformed Church) 교단에서 운영하는 직영신학교이다. 규모 자체로는 영세한 편이고, 교단 본부와 칼빈신학교가 위치한 그래드래피즈를 중심으로 미국 중북부와 캐나다 남부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학은 네덜란드 개혁주의에 기반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이 학교는 유학생들에게 매우 환대하는 분위기를 갖고 있다. 부학생처장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한인유학생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학교입학상담부터 실제 현지 생활에 이르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영작교정과 작문법 교습을 전문으로 하는 Rhetoric Center는 전문인력으로 운영하여 한인유학생들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서강대학교에서 은퇴하신 강연안 교수님이 초빙교수로 오셔서 한인학생들이 비빌 언덕으로 기대하고 있다(그 기대는 일장춘몽으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종합적으로 이 학교는 한인유학생들이 적응하기에는 매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학교 역시 백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백인 중에서도 네덜란드 계열의 CRC 교단이라는 특수성이 더해져 있다. 최근 교수 영입이 원활하지 못한 이유가 아마도 이 부분에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식이 한인학생들 사이에 존재한다.


그런데, 학생들 대다수는 전혀 백인들이 아니다. 미국인과 캐나다인들이 많기는 하지만, 한인학생들의 비중이 상당하고, 학교재정은 히스패닉 계 학생들이 많은 부분을 충당한다. 이 부분은 재학생과 졸업생 비율에서 명확히 나타난다.


학교의 자부심이라 할 수 있는 박사과정에는 백인들의 지원과 입학이 줄어들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교수진 확보와 관련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신학석사(Th.M.) 과정에 입학하는 한인유학생들도 줄어드는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하는건 분명하다.


운영진과 학생들 구성원의 차이에서 백인 중심의 신학은 이미 탈피하고 있다. 이미 유명한 종합대학교는 다인종 교수진으로 구성된 곳이 많다. 다만 신학교 수준에서 변화가 더딜 뿐이다.


최근에 성서해석에 다양한 시도가 행해지고 있다. 역사비평이니 본문비평이니 다양한 비평 방법론이 시도되어 왔지만, 이런 방법론은 여전히 백인 중심이었다. 페미니즘 비평이라고 해서여성의 시각으로 성경을 해석하려는 여성신학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그 덕분에 남성적 시각의 한계를 발견하게 되는 장점이 존재하기도 한다. 또한, 이 글에서 소개하려는 『Africa Bible Commentary』처럼 아프리카 신학자들에 의해 집필된 주석도 시도되고 있다. 서구 백인 남성 중심의 시각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벌어지고 있다. 사실 성경 배경 자체가 서구 백인 남성 중심의 사회가 아니지 않은가.


앞으로 신학교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거다. 그 변화는 단지 신학적 기류만이 아니라 서구 백인 남성 중심이라는 인종적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이제 두 학기를 마친 햇병아리 유학생이지만, 영미권 교수라고 해서 한국 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가진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영어만 압도적으로 잘하는 정도 이외에는 딱히 매력적인 부분은 못 느끼고 있다. 결국은 내 짧은 영어실력에 대한 한탄으로 글을 마무리하는 건가?




이 글은 기독교언론사 "드림투게더"에 "재편되는 백인 중심이 신학계"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습니다.

http://www.thedreamtogether.com/news/articleView.html?idxno=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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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복음주의의 쇠퇴]

신학부 시절 내가 고민하던 주제중 하나가 바로 '복음주의'였다. 당시 밀레니엄에 대한 기대와 국제외환위기 이후 시대적 변화가 역동적인 시기였는데, 교계에서는 '복음주의'가 주목을 받고 있었다. 내가 이해한 복음주의는 교단 간에 합의 할 수 있는 최소분모이다. 즉, 복음의 정수이다. 교단이나 어떤 정치적 함의가 존재하지 않는,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최소한의 정의가 바로 복음주의였다.


미국은 영국에서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건너온 청교도인들이 개척한 축복의 땅이라는 믿음이 존재하는 곳이다. 선데이 크리스천이든 요새 널리 쓰이는 용어인 가나안 성도이든 미국인들은 대개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는 곳이다. 최근 자신이 무신론자라고 응답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다.


백인 복음주의의 쇠퇴 현상은 교회만이 아니라 신학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학교마다 다문화선교를 말하고, 유학생 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는 백인 위주로 구성된 신학교를 유지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진정성을 가지고 선교를 목적으로 접근하는 신학교도 많다.


조심스럽지만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사례를 들어 보면, 풀러신학교의 코리안센터 사태는 백인 우월주의가 구조조정이라는 가면으로 가장된 사례라고 여겨진다. 사실 풀러신학교는 백인이 아니라 한국인들에 의해 재정이 충당되는 곳이다. 그러니 당연 한국어 과정에 소속된 교수들이 학교운영에 힘을 쓰게 되고, 그 꼴을 못 보는 소수 백인 교수들 혹은 위원회 등이 구조조정을 빌미로 삼았다고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기사에서 언급되었다시피, 백인들을 제외하고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지에서 기독교가 확산되고 있다. 즉, 백인 중심의 기독교가 재편되고 있다. 백인 복음주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근거 없는 우월주의에 빠져서 헛발질 하지 말고.


[관련기사]

팀 켈러, "복음주의는 트럼프와 무어 시대를 견딜 수 있을까?"

http://www.newsnjoy.us/news/articleView.html?idxno=8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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