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가나혼인잔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2.09.27 가나 혼인 잔치와 니고데모: 이적과 메시아
  2. 2022.08.13 가나 혼인 잔치와 유대 절기

대다수의 견해와 달리, 나는 가나 혼인 잔치는 예수의 어머니와 제자들이 갖고 있던 전형적인 유대 메시아 사상을 보여준다고 해석한다.

2:4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5 그의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조하라.

가나의 혼례가 갖는 의미

요한복음 1-2장에 나타난 유대인들의 믿음과 예수의 사역


이와 비슷한 태도를 보여주는 인물이 또 등장한다. 그는 바로 니고데모이다.

3:1 그런데 바리새인 중에 니고데모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유대인의 지도자라
2 그가 밤에 예수께 와서 이르되 랍비여 우리가 당신은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선생인 줄 아나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아니하시면 당신이 행하시는 이 표적을 아무도 할 수 없음이니이다
3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니고데모가 예수에게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선생"이라고 칭하는데, 그 이유를 본인이 직접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아니하시면 당신이 행하시는 이 표적을 아무도 할 수 없음이니이다"라고 밝힌다. 이에 대해 예수께서는 "거듭남"과 "하나님의 나라"를 말한다. 다시 말해, 유대 메시아 사상을 걷어내지 않으면 예수의 가르침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다.

가나 혼인 잔치에서 제자들이 예수를 믿은 이유(2:11)과 나다니엘이 예수를 선생으로 보는 이유(3:2) 모두 이적을 행하는 메시아라는 관념에 기인한다. '어머니'라는 관계 때문에 더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을 테지만, 마리아의 요청에 대한 직각적인 대답에 예수의 태도는 분명하다.

,

Jochen Flebbe는 “Feasts in John”에서 헬라어 ἑορτή의 용례를 근거로, 가나 혼인 잔치를 요한의 절기에 포함시킨다(자세한 용례는 109쪽의 표를 보라). 그는 가나 혼인 잔치가 종말론적 구원의 상징으로서 예수의 사역의 시작점이라고 주장한다(특히, 115쪽).

하지만, 그의 주장에는 몇 가지 허점이 있다. 무엇보다, 가나 혼인 잔치를 유대 절기와 묶어서 연구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 대한 근거가 견고하지 못하다. 그가 제시한 표를 보면 가나 혼인 잔치와 다른 절기에 ἑορτή가 획일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더구나 유대인들이 가나 혼인 잔치를 유대 절기만큼 중요한 사건으로 보았다는 근거도 없다. 그 다음으로, 요한이 가나 혼인 잔치를 유대 절기와 함께 예수의 사역의 시작점으로 묶었다면, 그 의미는 종말론적 구원과 거리가 멀다. 나는 그 사건의 의미가 예수의 정체성에 관한 무리들의 무지를 드러내는 사건이라고 본다.

가나의 혼례가 갖는 의미

앞서 요한은 예수의 존재와 사역을 대중들이 깨닫지 못한다고 선포한다.

1:4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 1:10 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

실제로 세례 요한의 선포 이후에도 제자들은 예수의 정체와 사역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체 예수를 따르기 시작했다(1:35-51). 가나 혼인 잔치는 예수의 어머니와 그 제자들이 예수의 정체와 사역을 깨닫지 못했다는 증거로 작용한다.

요한은 이러한 현실을 지적하고, 예수의 사역과 유대 절기를 통해 그의 정체성과 사역의 의미를 정밀하게 선포한다.

Flebbe, Jochen. “Feasts in John.” Pages 107–24. in Feasts and Festivals. CBET 53. ed. Christopher Tuckett. Leuven: Peeters, 2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