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격년으로 주최되는 이 모임이 올 6월 4~5일에 센앤에서 열린다. 참석 대상은 Schools of Classics, History, and Divinity 소속 대학원생들이며, 학생들이 발표하고 청중과 질의응답을 하고, 교수가 조언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모임으로 보인다.

모임의 목적은 영국과 독일 학술교류에 있으며, 박사후과정(post-doctoral studies)까지 연계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나는 이 모임에 플라톤의 『정치가』로 발표 제안서를 제출하려고 한다. 이미 작성해둔 제안서가 있는데, 어디서 발표하나 싶었는데, 이 모임이 제격으로 보인다. 만약 제안서가 채택되면 Schools of Classics으로 분류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

방금 연례 평가(Annual Review)를 위한 양식 작성을 마치고 제출까지 끝냈다. 지도 교수에게는 지난주 모임에서 토론했던 내 2023~2024 활동 명세와 현재 작업 중인 원고를 보강해서 이메일로 보냈다.

학위 논문에 관해서는 "Chapter 4. The History of the Feast of Tabernacles"를 8,000자 정도 썼고, 지도 교수로부터 1차 검토를 마쳤다. 지금은 "Chapter 2. The History of Shepherd-Sheep Analogy"를 진행 중이고 지도 교수와 공유한 부분은 12,000자 정도이고, 아직 정리 안 된 부분을 합치면 19,000자 정도가 된다. 연례 평가를 기준으로 일 년 동안 최소 20,000자 이상 최대 27,000자 정도를 쓴 셈이다. 작업 속도가 더딘듯해도 꾸역꾸역 진도는 나가고 있다. 학교 규정과 관례에 따르면 최소 60,000~최대 80,000자까지 쓸 수 있으며, 나는 70,000자 내외로 완성하지 않을까 싶다.

,

지도 교수는 네 등급 중 최고 등급인 Green (satisfactory)을 매겼다. 그가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야심 찬'(ambitious)이다. 논문 작업만 진행한다면, 여유로운 일정이겠지만, 학회 발표를 포함하면 촉박한 계획이 되므로, 이러한 평가를 했다고 짐작된다. 아래는 그의 총평이다. 구글 번역기를 이용했다.

광수는 내년에 논문을 완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한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은 매우 야심적이지만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조금 걱정되는 점은 그가 학회 발표를 하면서도 논문을 쓸 시간을 꼭 확보한다는 점입니다. 그가 이러한 발표를 활용해 작업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야심 찬 완료 계획에서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이에 대해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Gwangsoo has laid out a clear plan for what he needs to do if he wants to complete the thesis in the next year. This plan is very ambitious but not at all impossible. My slight concern is that he makes sure to find the time to write the thesis in the midst of all the conference presentations he is doing. If he uses these presentations to help him advance his work, they can be helpful. But he will need to be careful and strategic about this in order to help keep them from distracting him from his ambitious plan for completion.

이미 충분히 쉬었고, 연구는 지체 되었지만 제법 진행되었고, 이제는 시간 관리를 잘해서 야심 찬 계획을 성취하면 된다.

,

학문의 객관성을 위해 고대 근동, 구약성경, 제2성전기 문헌, 그리스-로마 문헌을 포괄한 배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내 판단에 의하면, 예수의 죽음과 부활은 독자적인 위치에 있다.

그동안 수많은 주장이 제기되었고,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주장들이 나오고 있지만, 결론은 예수의 가르침을 토대로 한 복음이야말로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다.

가령, 예수의 죽음을 이사야의 고난받는 종과 비교하지만, 엄밀히 말해 누구도 고난받는 종의 정체를 알 수 없으며, 그가 메시아사상과 연관이 있던 인물은 아니었을 것이 확실하다. 이사야 본문은 이사야 자신도 종의 정체를 잘 몰랐다고 고백한다. 후대에 사도들의 고백에 의해 이사야의 고난받는 종과 예수를 연결하는 해석이 정당화되고 있으나, 이 같은 해석은 예수의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 혹은 설명하려는 시도의 일부이며, 이사야서의 본래 의미와 일맥상통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혹은, 그리스-로마 배경에서 고귀한 죽음과 예수의 죽음을 연결하지만, 예수의 대속적 죽음과 같은 부류의 고귀한 죽음은 없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료 분석이 요구되지만, 지금껏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히브리 전통이든 그리스-로마 전통이든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견줄 만한 사례는 없다.

박사 학위라는 자격 취득과 학문이라는 틀 안에서 활동해야 하는 학자로 훈련받고 있는 자로서 배경 연구를 소홀히 하지 않을 뿐, 더 많은 시간을 성경 본문 해석에 치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방금 "Reading the Lamb of God (Jn 1:29) as a Johannine Christological Title"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마쳤다. 이번 발표는 설계 자체를 화상 회의와 녹화 기술을 접목해서, 서로 다른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접속해서 모임을 가질 수 있었다. 발표자는 Presenter Backstage는 시간을 통해 미리 발표 준비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기술적으로나 진행 방식 등 준비가 잘 되어 있다고 느껴진다.

요한복음 1장 29절의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에 관한 토론은 대체로 어린 양의 정체에 이목이 쏠려 있다. 이미 학계에서 이런 논의는 만족스러운 설명에 이르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요한복음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나는 요한복음 전체의 흐름에서 예수의 죽음을 검토하고, 어린 양에 관한 논의를 정체에서 요한의 왕권 사상, 더 정확히는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정체성에 집중하자고 주장한다.

다음 발표는 6월에 예정되어 있고, 6~8월은 발표 준비와 참여로 바쁠 예정이다. 당분간 발표 준비와 잠시 미뤄둔 논문 작업에 집중해야 한다.

,

이번 봄학기는 "Readings in Intertextuality"라는 제목으로 Doctoral Seminar가 진행되고 있다. 작년 가을 학기부터 "기호학과 상호본문성"이라는 주제로 연계된 세미나이다. 작년에 내가 한국에 두 달 가량 가 있었고, 이번 봄학기는 논문 작업과 학회 발표에 집중하느라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었다.

지난주 Dr. Stefan Alkier가 본교 NT Research Seminar에서 발표하고 doctoral Seminar에 특별 손님으로 참석해서 두 모임에 모두 참석했다. 오늘은 어제 지도 교수 면담에서 doctoral Seminar를 언급해서 참석했다.

Dr. Stefan Alkier는 독일 학자로 Goethe-Universität에서 신약과 초기 교회사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Dr. Richard B. Hays와 공동 집필 작업을 여럿 진행했고, 지금은 그의 제자인 Dr. David M. Moffitt과 협업을 하고 있다.

이날은 특별히 저녁 식사를 하며 자유로운 대화 시간을 가졌는데, Dr. Alkier과 Dr. Moffitt의 돈독한 관계로 가질 수 있는 특혜였다. Dr. Alkier는 독일 학자로, 독일 학계와 교회가 가진 한계성을 직시하고 영미권 학자와 대화하며 자신의 학문의 세계를 확장하고 있었다. 이날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Dr. Moffitt의 학자로서의 정체성이다. Dr. Moffitt은 자신을 신학자로 규정하고 있었고, 이와 관한 이야기를 풀어 주었다. 그의 말을 듣고, 그가 내가 가진 생각과 상당 부분 통하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했다.

오늘은 "Structuralism versus Hermeneutics"와 "Literary Allusion"을 다루었다. 나는 성경 해석에서 유독 "교차대구법"(chiasm)과 "평행법"(parallelism)을 강조하는 분석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 같은 해석은 구조와 핵심 단어에 대한 강조에 도움이 되지만, 더 큰 의미를 축소한다는 한계가 있다.

흥미로운 지점은 Dr. Moffitt이 성서학 상호본문성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Dr. Hays의 제자이고, 여전히 이 방법론을 가르치지만, 중립적 입장을 취할 때가 많다는 사실이다. 그로부터 상호본문성을 배우려는 학생들이 나를 포함해 그의 지도를 받고 있는데, 상호본문성에 관해 대화할 때마다 그의 입장은 한결 같다.

또한 그는 세미나의 목적이 학생들이 생각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나가 단순히 지식을 얻는다거나 논문 작업에 도움을 얻는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학생은 자신의 연구 주제에 갇히지 않고, 열린 자세로 지적 탐구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의 취지에 동의하지만, 학생의 입장에서 빡빡한 일정으로 인한 현실적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음.

다음 세미나를 끝으로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데, 나는 학회 발표와 논문 작업으로 인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

지도 교수 면담

끄적 2024. 4. 3. 06:36

오늘 오전에 지도 교수를 만났다. 조만간 실시될 연례 평가(Annual Review)를 위해 내 내년 계획을 공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지도 교수의 편의를 위해 2023~2024년 활동 명세와 함께 현 작업 중인 "The History of Shepherd-Sheep Analogy"의 원고를 정리해 인쇄해 가져갔다. 중요한 대화는 10분 이내에 끝났고, 몇 가지 대화를 추가하여 20~25분 정도 면담을 가졌다.

논문 작업이 더디지만, 작업이 진척되고 있고, 학회 발표 일정이 올해만 10회가 잡혀 있어서 연례 평가는 무난하게 진행될 듯하다. 지도 교수도 내 활동과 일정을 문제 삼지 않았다. 더구나 올해 졸업을 목표로 삼은 일정을 내년으로 조정할 예정이라 일정에서 차질을 빚을 변수가 사라졌다. 작년 연례 평가에서 유일한 변수는 촉박한 일정이었음.

학회 발표는 올해 일정만 소화하고, 논문 작업에 집중해서 끝맺을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례 평가를 위한 지도 교수의 평가  (0) 2024.04.08
Doctoral Seminar 3 & 4 후기  (0) 2024.04.04
요한의 마가복음 사용  (0) 2024.04.01
SBL Global Virtual Meeting 2024 발표 준비  (0) 2024.03.24
학회 발표와 출판  (0) 2024.03.16
,

SGSAH (Scottish Graduate School of Arts and Humanities) 후원으로 열리는 Scottish Universities Biblical Studies Postgraduate Day Conference 2024에서 "Jeremiah’s Shepherd Metaphor and Its Theology"라는 주제로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예레미야서의 목자 은유를 전부 다뤄서 그 신학을 분석합니다. 발표 장소는 에든버러대학교이고, 발표일은 6월 3일 (월) 현지 시각입니다.

,

오랫동안 학계에서 요한복음이 독자적인 자료를 사용했다는 입장이 주류였다면, 근래에는 요한복음이 마가복음을 주요 자료로 사용했다는 주장이 확산하는 추세이다. 이 같은 추세의 변화는 요한복음과 마가복음의 공통점이 많이 발견되고 있어서 그러지 않나 싶다.

현재 나는 요한의 독창성에 주목하고 있고, 특정 본문에 관해서는 이사야서나 에스겔서보다는 스가랴서의 영향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마가복음을 공부한 지 십 년도 더 지나서 최근 경향을 잘 모르기도 하지만, 혹여나 요한복음이 마가복음을 주요 자료로 활용했다 하더라도, 혹은 다른 자료를 사용했더라도, 여전히 요한복음의 독창성은 평가절하될 수 없다. 내 관찰에 의하면, 요한은 청중의 이해를 기반으로 자신의 신학을 한층 더 얹힌다. 나는 그 한 층의 차이가 기존 자료와 요한복음 사이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고 가정한다.

내 학위 논문에는 요한복음과 마가복음 비교를 다룰 일이 없겠으나, 다음에 이 작업을 하게 된다면, 두 복음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Doctoral Seminar 3 & 4 후기  (0) 2024.04.04
지도 교수 면담  (0) 2024.04.03
SBL Global Virtual Meeting 2024 발표 준비  (0) 2024.03.24
학회 발표와 출판  (0) 2024.03.16
화상 학회 발표 인용 방법  (0) 2024.03.15
,

올 7월 28일(일)~ 8월 1일(목)에 암스테르담 자유 대학교에서 열리는 SBL International Meeting에 발표자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발표 영역은 Prophets이고, 제 주제는 "Micah’s Shepherd as Judge and Redemer"입니다.

앞서 Catholic Biblical Association of America Mid-Atlantic Regional Meeting 2024에 복수 발표가 가능할까 싶어 여분의 제안서를 보냈는데, 예상과 달리 이 주제가 선정되어 버렸습니다. 발표마다 다른 주제로 접근할 예정이라 동일한 주제로 발표할 생각이 없어서 주제와 발표 방향에 변화를 줄 예정입니다.

이번 SBL International Meeting 2024에서는 Prophets와 Johannine Literature에 발표자로 서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