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진술내용에 대해 취하는 심적 태도의 차이를 나타내는 문법적 수단.
전통적 의미의 서법은 화자(話者)의 상태에 대한 마음의 태도, 곧 심리적 태도가 일정한 활용형으로 실현되는 문법범주를 가리켰으나 생성문법이 자리잡으면서 화자의 청자에 대한 태도와 관련된 진술(statement)·의문(question)·명령(command)·감탄(exclamation) 등의 문유형(文類型)도 서법의 테두리 속에서 논의되고 있다. 한 문장이 나타내는 의미는 명제의 내용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데, 화자가 현실과 대결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양태적(樣態的) 측면이 수반된다. 현대 의미론에서 쓰이고 있는 양태의 개념은 전통문법의 서법에서 논의되던 현실성과 의지의 측면을 중심으로, 발화시에 나타나는 언표(言表)의 내적 효력을 발전시킨 것이다. 처음에 철학에서 쓰이던 양태개념이 자연언어의 의미분석에 이용되면서 서법과 명시적으로 구분되지 않는 면이 있었다. 그러나 서법은 화자가 상태와 대결하면서 나타나는 부수적 의미가 일정한 동사의 형태로 나타나는 문법범주이고, 양태는 문법형식이 나타내는 부수적인 의미 그 자체를 지칭하는 의미범주라는 차이점이 있다.
국어의 경우 양태성은 명사·동사·부사·감탄사 등 어휘적 형식이나 어순·어조 등의 초분절적(超分節的) 요소에 의해 표현되며, 문법형식으로 종결형 어미(문체법), 선어말어미에 의해 표현되기도 한다. 그런데 서법은 사태에 대한 사실성 여부와 의지의 측면이 일정한 활용형태로 표현되는 문법범주이므로 어휘적 형식이나, 초분절적 요소는 서법범주에 포함될 수 없으며 문법형식만이 서법범주를 형성한다. 그러나 국어에 있어 직설·명령·청유·의문·가상 등의 의미를 나타내는 문종결어미를 서법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명령·청유·의문을 지배하는 것은 어미에 의하여 나타나는 통사적인 절차로 이해하거나 화용론에서 파악하는 것이 이들의 본질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어의 서법은 선어말어미에 의해 형성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어의 서법체계를 기술함에 있어 주목할 사항은 국어의 서법범주는 시제범주와 관련되어 논의되어왔다는 점이다. 국어에서 양태성만을 나타내는 선어말어미를 따로 독립해내기는 어려우며 관련 형태들 대부분이 시제(상) 표시의 기능도 함께 지니고 있다. 곧 국어에 있어서 서법 관련 형태소들은 관점에 따라 서법범주·시제범주(또는 상범주)로 처리될 소지가 있다.
범주 설정상의 논란이 있으나 국어의 서법범주를 인정하는 입장에서 국어의 서법으로는 직설법·회상법·추측법·원칙법·확인법 등이 설정되어 논의되고 있다. ① 직설법:화자가 사태를 사실로 파악하는 확실성의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국어의 경우 체계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으나 "철수가 공부를 합니다", "철수가 공부를 하느냐"에서와 같이 '-니(다), -느(냐)'에 의해 실현된다. ② 회상법:선어말어미 '-더'에 의해 표현되는데 화자가 말하고 있는 그때보다 앞선 시점에서 경험한 주체의 동작·성질·상태 등을 회상하여 상대방에게 단순히 설명하거나 화자가 경험내용을 상대방에게 회상시킴으로써 주체의 성질·상태 등을 단순히 물을 때 쓰인다. 그러나 '-더'의 기능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아 경험시를 기준으로 하는 상대시제의 형태소로 다루어질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더'가 표현하는 문장은 경험시와 발화시의 간격이 있는데 이 시간적 간격에 중점을 두느냐, 간격을 두려는 화자의 태도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시제범주·서법범주로 각각 나뉘어 논의될 수 있다. ③ 추측법:화자가 발화시의 사태나 그 이후의 사태를 추정하는 것으로 개연성·가능성의 인식양태를 나타낸다. "내일은 비가 오리라", "나도 함께 가리라", "서울은 참 춥겠다", "그 토끼는 어제 죽었겠어요"에서와 같이 '-리-,-겠-'에 의해 표현된다. 선어말어미가 아닌 '-ㄹ것(이)-'도 비슷한 양태를 나타내는데 이를 서법범주에 포함시키느냐의 문제는 이 구성을 형태론적 구성으로 보느냐, 통사론적 구성으로 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④ 원칙법:화자가 자신의 현실적 경험을 바탕으로 인식한 규범을 청자에게 알려주는 태도를 나타내며 "거짓말을 해서는 못쓰느니라", "해는 동쪽에서 뜨느니라"에서와 같이 평서형의 문유형에서만 나타나며 '-니(라-)'에 의해 표현된다. ⑤ 확인법:심증과 같은 주관적 느낌이나 상황의 특수성에 근거하여 사태를 확정짓는 것으로 원칙법과 같이 화자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한 앎을 토대로 하고 있지만 객관화되지 않은 앎이라는 차이가 있다. 행위의 제재가 없으므로 인식양태만을 나타내며, "너희들 이 동네에 살것다", "책이 많이 있으렷다"에서와 같이 해라체의 평서형에서만 실현된다. 선어말어미 '-것-,-엇-'에 의해 표현된다.
그밖에 감동법 등의 서법범주가 더 설정될 수 있으나 이들은 대부분 현대국어에서 그리 쓰이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범주로 처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성서신학 > 용어정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Judaizer (0) | 2011.10.24 |
---|---|
상대미래 (0) | 2011.10.11 |
정동사 (0) | 2011.10.05 |
heteroglossia (0) | 2011.03.22 |
Prophetic Futurology (0) | 2011.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