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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3.29 요한복음의 대조 기법

* 이 글의 목적은 차후 연구를 위해 내 생각을 정리하는 데 있다. 그래서 사례나 근거 제시는 빈약하다.

요한복음에는 '빛'과 '어둠'처럼 '대조'되는 용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한때 학계에서는 이 용어들의 기원이 헬레니즘의 '이원론'이라고 주장했으나, 지금은 유대주의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나는 유대인들이 예언서의 '심판'과 '회복'이라는 주제와 '메시아사상'에 익숙했다는 전제 아래 유대주의 기원설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굳이 헬레니즘 문헌을 보지 않아도, 예언서와 묵시문헌에 이분법적 표현이 제법 많이 나타난다.

나는 이 용어들의 기원보다 더 주목해야 할 지점은 저자의 의도라도 생각한다. 요한은 자신이 복음서를 기록한 목적을 명확하게 밝힌다. 

"오직 이것을 기록함은 너희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너희로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20:31).

이 구절에서 요한이 '그리스도'란 단어를 사용했다고 헬레니즘의 영향을 주장하는데, 다른 구절에서는 '메시아'라는 단어도 나온다. 요한이 두 단어를 번갈아 사용하여 로마 황제 숭배 사상을 배격하는 동시에 유대주의 메시아사상을 예수에게 적용했다고 볼 수도 있다.

요한복음의 청중이나 독자가 누구인지 단정 지을 수 없다. 학계에서는 요한공동체라는 용어를 선호하지만, 요한의 저술 의도를 고려한다면 복음 전도의 측면을 더 강조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너희로 ... 믿게 하려 함이요"라는 말은 아직 요한의 가르침을 듣는/읽는 무리 가운데 불신자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를 다녀보면 알겠지만, 교회에 나온다고 해서 교인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다 신자로 볼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요한공동체에 속해 있다고 해서 그들이 다 신자라고 간주할 수는 없다. 나는 요한복음이 불신자들을 향한 전도지침서인 동시에 공동체 내부를 위한 신앙교육서로 간주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최근에 초기 유대주의 내 다양한 관점에 관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경향을 고려해, 우리는 청중/독자의 다양성을 고려해야 한다.

요한복음의 기록 목적에 따르면, 저자는 청중/독자가 가진 선지식을 바꾸려고 한다. 공동체 일원이든 외부인이든 그들의 사상과 신앙에 도전하고 복음에 근거한 믿음을 갖도록 이끌려고 한다. 문학적 기법으로서 대조의 기능은 이러한 의도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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