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출처 : 구약성경과 고대근동 "“가브리엘 묵시록”과 SBS의 “신의 길 인간의 길.”"


예수 그리스도와 오시리스


왼쪽의 여인은 이시스, 중앙 인물은 오시리스


SBS의 다큐멘터리 신의 길 인간의 길때문에 요즘 한국 기독교가 바짝 긴장하는 듯하다. 기독교의 복음을 구성하는 주요 사건, 즉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 세례, 고난, 죽음, 부활이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오시리스-디오니수스 신화의 영향을 받은 아류 신화에 불과하다는주장은 비록 새로운 것도 진지한 학계의 의견도 아닌 황당한 가설에 불과하지만 한기총과 같은 단체가 SBS 사옥에서 단식 농성을 벌일만큼 일반 기독교인에게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미국에 거주하는 관계로 SBS 스페셜을 챙겨보지는 못했으나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Frekke와 Gandy가 공저한 The Jesus Mysteries의 주장을 그대로 재탕했다는 것이다. 예수의 생애를 이집트 신화의 아류로 보는 관점은 제대로된 학문적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중들의 심정적 동의를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가장 근사한 예가 Zeitgeistmovie.com로 대표되는 운동이다. 그러나 오시리스 신화를 자세히 살펴 보면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가지는 유사성은 기껏해야 피상적임을 알 수 있고, 설사 그 둘 사이에 어떤 유사성이 발견된다해도 그 유사성이 인과적 영향 관계를 보장하지 않음은 학계의 상식이다.

 

피상적 유사성이라는 의미을 부연하기위해 오시리스가 예수님처럼 처녀에게서 태어났다 <예수의 신비>의 저자 프레케(Freke)와 갠디(Gandy)의 주장을 예로 들어보자(The Jesus Mysteries, p 5). 첫째 오시리스의 어머니는 누트라 불리는 여신인데 누트가 처녀였다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처녀라는 호칭은 오시리스의 아내인 이시스에게 주어졌다. 오시리스는 어머니 누트(Nut)와 아버지인 게브(Geb)의 성관계를 통해 잉태된다둘째, 고대 근동 여신이 처녀라는 호칭을 가졌을 때 그것은예수님을 잉태했을 때 마리아가 처녀였다는 것, 즉 남자의 도움없이 성령으로 잉태했다는 내용과 전혀 다른 것이다. 고대 근동에서 처녀라는 호칭은 남자없이 아이를 임신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늙지 않은 미모를 가진다는 의미로, 이 호칭은 오시리스의 아내 이시스에게도 붙었고 바알의 아내이자 누이인 아나트(Anat)에게도 붙었다. 나아가 이 호칭을 가진 여신들은 보통 넘치는 성욕을 가지는 것으로도 유명하며 자녀도 거느린다. 이것은 신약 성경의 동정녀 잉태의 개념과는 너무나 다르다.

 

이런 비교의 피상성 이회에도 오시리스 신화의 수많은 버전들 중 어떤 것이 복음서 저자들에게 알려졌는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은 오시리스 신화와 복음서 간의 비교를 매우 어렵게 만든다.  다양한 버전의 신화들 사이의 관계는 물론, 각각의 생성 연도 또한 전혀 알수 없다. 이런 상태에서 오시리스 신화를 플루타르크의 보고에 근거해 신약성경의 복음서와 무작위로 비교하는 것은 학문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일이며 의미있는 비교가 전혀 될 수 었다. SBS의 다큐멘타리의 유일한 순기능은 일반인들 사이에 역사적 예수에 대한 관심을높였다는 것이다.


가브리엘 묵시록


주전 1세기 토판, 사해 동쪽 지역에서 발견, 빨간 잉크로 기록
 

지금 미국에서 다른 이유로 역사적 예수에 대한 관심이 일반인 사이에 높아지고 있다. 가브리엘의 환상 (Vision of Gabriel) 혹은 가브리엘의 묵시록(Gabriel’s Revelation)이라고 불리는 문서가 바로 그것이다. 문서는 사해문서 유일하게 양피지가 아닌 가로 30센티미터 세로 60센티미터의 토판에 빨강 잉크로 기록되었다. 토판은 이미 10여년 전에 발견되어 스위스의 골동품 수집가에 의해 보관되었으나 본격적인 언론과 학계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야르데니(Yardeni) 엘리쭈어(Elitzur) 사해토판의 연구 번역을가브리엘의 환상”(Vision of Gabriel)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면서이다. (히브리어 원문과 영문 번역은 Biblical Archaeology Review홈페이지에서 있다).

 

학자들은 가브리엘 묵시록 기록된 때를 기독교 생성 이전인 주전 1세기로 본다. 히브리대학의 성서학 교수인 이스라엘 (Israel Knohl) <종교 저널>(The Journal of Religion) 봄호에서 묵시록이 고난받아 죽은 삼일만에 부활하는 메시아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예수님 바로 이전 시대(2성전기) 유대인들에게는 죽고 부활하는 메시아 개념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제자들에게 예언하실 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종종 증거로서 인용된다. 당시 유대인들은 다윗과 같은 정치적 메시아를 고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부학자들은 기독교의 핵심을형성하는 죽고 부활하는 메시아 이미지가 (이방 신화의 영향을 받은) 후대 기독교인들의 조작의 결과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수에 따르면 가브리엘 묵시록 고난받고 부활하는 메시아 사상이 기독교 생성 이전에 이미 유대인들 사이에 존재하였다는 사실을 증거해준다. 예를 들어, 가브리엘의 묵시록에는 정치적 메시아의 상징인 다윗 이외에 고난받는 메시아의 상징으로서 요셉의 아들인 에브라임이 등장한다. 시카고대학 교수인 피쉬배인(Fishbane) 따르면 예레미야 3:18, 호세아 11:1-9절에도 고난받는 메시아의 상징으로 에브라함이 사용된다. 이것은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요셉의 아들 묘사되는 점과도 연결된다. 또한 요셉 자신도 고난받는 종으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한다는 사실은 2성전기 문서인 벤자민의 증언”(Testament of Benjamin 5:8)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그곳에서 야곱은 요셉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흠없는 자가 무법자들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고 죄없는 자가 경건하지 못한 자들을 대신해 죽을 것이라는 예언이 너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고난받고 죽는 메시아는 가브리엘로부터 부활을 명령 받는다. 교수는 가브리엘의 묵시록 80-81열을 다음과 같이 번역한다: “‘삼일 만에 부활하라!’ 가브리엘은 왕중의 , 너에게 명령한다.”

 

물론 교수의 해석이 학자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몇가지 해결되어야 문제들이 있다. 예를 들어, 문서가 골동품 상인에 의해발굴되어 발굴당시의 상황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 토판에 글이 새겨진 것이 아니라 빨간 잉크로 기록된 등은 사해 토판 자체의 진위 논쟁을 불러일으킬 있다. 또한 교수의 해석은 마모된 본문의 재구성에 근거하기 때문에 언제나 논쟁의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브리엘 묵시록 기독교의 핵심, 고난받고 부활하는 메시아가 유대교적 뿌리에서 나왔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증거를 제시한다. SBS “신의 인간의 지닌 치명적 약점이 기독교가 가진 유대교적 뿌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면 가브리엘 묵시록 기독교의 유대교적 뿌리의 중요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있다. 물론 회의론자들은 가브리엘 묵시록을 보고 기독교복음의 독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있겠지만, 신앙인들에게 가브리엘 묵시록은 SBS ‘신의길 인간의 혹은 짜이트가이스트무비(www.Zeitgeistmovie.com) 대표되는 노선, 기독교가 이집트 신화의 아류라는 주장을 넘어서는 도구가 수도 있다. 다시 말해 기독교인들은 가브리엘 묵시록 통해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하나님 약속의 성취로 주어진 메시아 사건임을 상기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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