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변하는 사람이다. 예언은 선지자를 통해 전해지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구약에서 예언의 대상은 대체로 이스라엘 백성들이었다. 지금으로 보자면, 예언은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자들에게 선포된다. 그렇다면, 선지자들이 전한 하나님의 말씀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표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이사야와 예레미야는 이스라엘의 철저한 심판을 외쳤다. 회복을 말하긴 하지만, 주된 내용은 죄로 인한 심판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떠났으며, 미슈파트(공평)과 츠다카(정의)를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진노를 샀으며, 그 대가는 가혹했다. 그래서인지 이사야와 예레미야를 ‘멸망의 선지자’라 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예언은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 말하고 있을까? 예언의 초점이 미래에 맞춰져 있을까? 그렇지 않다. 예언은 현재를 중시하고, 미래는 조건적이다. 하나님께서 이사야와 예레미야로 하여금 이스라엘 백성 앞에서 부지런히 예언하도록 한 이유는, 현재 이스라엘 백성의 삶이 하나님 보시기에 너무나도 악하기에 지금 당장이라도 돌이키라고 촉구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비참한 결과를 맞게 된다고 경고하고자 함이다. 예언은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되는가가 아닌, 현재의 죄악을 떨쳐버리고 돌이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하나님은자신의 백성들이 고통으로 괴로워하기 보다는 언약에 순종함으로써 복되게 살아가길 원하기에, 현재의 삶에 대한 경고이자 교훈으로 예언이 주어지는 셈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부패하고 타락한 존재이기에 필연적으로 참담한 미래를 향해 치닫고 만다.
여기에서, 선지자가 이스라엘 백성과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는 게 중요하다. 선지자는 삶의 현장에서 예언을 선포하며, 선포된 예언은 삶의 현장에서 성취된다. 선지자들은 대체로 미래보다는 현재에 관심을 두고 있었으며, 예언은 현재와 미래의 긴장을 야기했다. 예언은 전해지는 내용이 아닌 성취여부에 따라 참 예언과 거짓예언이 판가름되는데, 하나님으로부터 온 예언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며, 역사는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흐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언이 가진 모호함으로 인해 예언의 내용을 해석하고, 성취여부를 판단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럼에도, 예언과 역사의 관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는 예가 바로 이사야서이다.
이사야서는 전반부(1-39장), 중반부(40-55장), 후반부(56-66장)로 구성되어 있다. 중반부가 기록된 바벨론 포로기에는 예루살렘의 이사야가 전한 예언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했다. 예루살렘 귀환 후에는 또다시 후반부를 더해야 했다. 역사적 배경이 바뀌었으므로, 상황에 맞는 예언의 재해석이 필요했던 것이다. 선지자는 예언을 해석하는 역할을 했으므로, 동시대를 살고 이사야의 가르침을 계승하는 그 누군가가 시대에 맞게 예언을 재해석하여 중반부와 후반부를 각각 기록하였다. 어떤 의미에서 예언은 모든 시대를 초월하며, 현시대적이다.
현재의 과거의 결과이며, 미래는 현재의 결과이다. 예언자들의 미래에 대한 예언은 이스라엘의 현재 상황을 바탕으로 한다. 예언에 대한 해석 역시 이스라엘의 현재 상황을 바탕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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