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글쓰기 형식 변화

끄적 2025. 2. 6. 07:01

내가 신약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설교를 위한 주해(exegesis)에서 출발했다. 어느 시점에서 설교자가 아닌 학자에 더 무게를 두었고, 신학 석사 과정부터 점차 학술적인 글쓰기를 요구하지만, 여전히 주해에 기반한 글쓰기가 유용했다.

하지만 박사 과정에서는 본격적으로 글쓰기 형식에 변화가 필요하다. 아직도 주해가 필요하지만, 학위 논문에 부합한 수준을 감안하면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하나는 주제적 접근이다. 내 경험에 의하면, 석사 학위까지는 단 하나의 주제로 글을 쓰면 된다. 하지만 박사 학위는 하나의 꽃봉오리에 딸린 수많은 뿌리처럼 주요 주제로 시작하지만, 마주해야 하는 주제는 수 갈래로 나눠진다. 수많은 경우의 수에서 주제적 일관성을 갖추어야 한다. 학위 논문의 요구 사항에 부합하려면, 주제적 접근이 더 용이한 측면이 있다.

다른 하나는 주장을 위한 글이다. 이 역시 내 경험에 의하면, 글 내용의 대다수가 설명으로 채워져도 주장이 확실하면 좋은 성적을 받았다. 그러나 박사 과정에서는 설명을 부연해야 하지만, 주장이 부각되어야 한다. 각 문장은 주장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내가 주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탓에 최종 결과물로서 탄탄한 주장이 가능하지만, 박사 학위 논문이라는 단일 목표를 위해서 소비해야 하는 시간이 상당하다. 실리적인 측면에서는 '주제적 접근'과 '주장을 위한 글쓰기'에 능숙한 자가 박사 학위 논문에 더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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