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 전통에 의하면, 국가적 차원의 축제는 성회(sacred assemblies), 명절(feasts), 연례 절기(annual feasts)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성회는 말 그대로 유대 민족의 모임을 지칭하고, 명절은 규례로 지정된 행사이며, 연례 절기는 매년 준수해야 하는 의무를 진 절기이다. 연례 절기는 유월절, 맥추절, 초막절로 한정되어 있다. 이 글의 주제인 속죄일(the Day of Atonement)은 성회이자 명절이며, 초막절(the Feast of Tabernacles, Sukkot)은 성회이자 명절이며 연례 절기이다. 공통점은 둘 다 모세가 법으로 명령한 축제이다.
유대 역사에서 속죄일의 중요성이 초막절보다 더 강조되리라 예상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로 초막절이 더 강조된다. 궁극적으로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다루는 입장에서 흥미로운 지점이다. 그 이유를 추정해 보면, 속죄제가 각 절기에 편입되면서 속죄일을 강조할 필요가 없거나, 초막절이 갖는 의미와 상징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더 부합했을 가능성이 있다.
더 관찰해야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절기마다 속죄제가 필수적으로 시행된다. 절기 본연의 의미에 집중하기 위해 속죄제를 시행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이 과정이 일 년에 몇 차례씩 반복되기 때문에 속죄일이라는 일회적 의례를 지킬 필요가 없어졌을 수 있다. 아니면 속죄일 시행 방식에서 신학적 의미가 달라졌을 개연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령, 레위기 16장에서 아사셀은 논쟁이 되는 주제이다).
초막절은 출애굽 이후 하나님의 구원을 향한 감사로 시작하여 점차 곡식과 포도주의 추수와 저장을 마친 후 드리는 감사로 변한다. 이스라엘 백성의 현실을 고려하면 그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축제 중 하나이다. 또한 솔로몬의 성전 봉헌 이후 성막과 성전이 신학적으로 결합하면서, 성전 신학으로 확대된다. 이스라엘 멸망과 포로 생활, 귀환을 경험한 역사를 통해 초막절의 의미가 부각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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