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박사 학위가 독립 연구자의 자격을 증명하는 역할이라면, 그 학위 논문은 연구자의 수준을 참고하는 자료가 된다.
 
박사 과정 학생으로서 단 한 번 주어지는 기회인 학위 논문을 통해 내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존에 없던 새로운 주장을 해야한다"는 압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하지만 나는 박사 과정 학생이라는 신분 이전에 개신교인이다. 단지 연구자로서 요한복음을 분석하는 게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요한의 의도를 깨닫는 게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학자로서의 기여는 그에 이어지는 과제이다. 그럼에도 나는 요한의 의도를 더 선명하게 이해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신앙은 깊어지고, 학자적 자질 역시 성숙하리라 믿는다.
 
내 우선순위는 요한복음의 독자로서 저자와 긴밀한 소통을 나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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