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엄밀히는 글쓰기에 해당하는 주제이지만, 넓게는 유학의 범주에 해당해서 유학상담으로 공개합니다. 

--질문--

(박사)논문에 착수하면서 소위 관련된 발표 주제들이 열리고, 뚫리고, 연결되는 지점들이 생겨날까요? 얼른 논문을 진행할 수 있는 큰 주제가 잡혔으면 하네요.

석사 졸업후 박사 제안서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주제를 긁적여보기는 했는데, 제안서라고 하기엔 논문의 전체를 포괄하기엔 너무 좁은 것 같습니다.

물론, 먼저 번뜩인 이 생각의 주제로 전체를 포괄하는 큰 주제를 찾아가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먼저 생각난대로 micro한 주제를 가지고 제안서를 작성해도 될런지요?

--답변--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이 박사 학위 논문도 일반화해서 답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연구 주제와 참고 자료, 연구자의 역량과 지도 교수진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하니까요. 그래도 학위 논문을 진행해 보면 얼추 견적은 나오는 듯합니다. 그 견적이 나오는 시간은 예상할 수 없고요.

영국 박사 학위는 확실히 연구 제안서가 구체적일수록 착오가 덜합니다. 한편으로는 입학 지원 절차에서는 세부적이지 않아도 합격은 가능합니다. 연구 제안서는 지원자의 역량을 살펴보는 수단이고, 합격 이후 지도 교수와 다시 연구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그러니 박사 과정 입학 이후 연구를 집중적으로 진행해도 됩니다. 당연히 그 전에 연구 제안서가 명확한 방향성을 잡아주면 학위 과정이 수월하겠지요.

접근법은 위에서 아래로, 아니면 아래에서 위로 둘 다 가능합니다. 어쩌면 아래에서 위로 접근하는 방식이 더 수월할지도 모릅니다. 미세한 주제를 우선 선정하고, 그 주변 주제와 그 위 개념으로 올라가면 연구 범위를 포괄할 만한 연구 주제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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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생들이 많은 경영학과를 중심으로 교세를 확장하려고 경영대학원을 설립한다고 들었다. 도내 상권 근처에 Secondary school인 Madras College가 확장 이전하여 방치된 건물을 New College로 개편할 예정이다. 이곳에 경영대학원, 국제관계학 등이 입주한다고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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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박사 과정은 입학과 동시에, 더 정확히는 지도 교수를 만남과 동시에 논문 작업이 시작된다. 학생은 지원 이전에 교수들에게 연구 제안서(a research proposal)를 통해 미리 지도 여부를 확인한다. 지도 교수 선정은 위원회에서 결정됨.

학생 입장에서는 연구 제안서를 지도 교수를 결정했으므로 당연히 그 제안서를 토대로 첫 일 년을 시작하리라 예상하지만, 실제로는 지도 교수가 제안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지도 교수가 원하는 방향을 최대한 맞춰서 좋은 평가를 받고, 점차 자신이 원하든 방향으로 지도 교수를 설득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나 역시 처음에는 내 생각과 달랐지만, 지도 교수가 제시한 주제들과 관련한 책들을 읽어야 했고 그 책에 대한 평가를 지도 교수에게 보내주었다. 일 년 차 학생 평가인 Probationary Review는 지도 교수가 제2성전기 문헌으로 하라고 해서, 그에 맞춰서 주제를 선정해 완성했다. 이후에는 Literature Review를 요구했고, 지도 교수의 요구대로 맞추다 보니 지연되는 일정에 답답한 마음이 가득했다. 그러나 LR를 내 연구 계획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작성하고 면담을 통해 연구 방향을 조율했다. 그리고 논문의 한 축에 해당하는 부분을 작성하고, 지도 교수의 검토를 받은 후 면담을 통해 지도 교수가 이제야 왜 내가 특정 주제를 연구하려고 했는지 이해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지도 교수의 별다른 지시 사항 없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지도하고 있다.

요점은 박사 과정이라고 해서 내가 원하는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말이다. 지도 교수가 제시하는 방향에 맞춰서, 그가 원하는 요구 수준을 충족시키고, 점차 내 구상과 주장을 설득해야 한다.

학교 지원 단계 이전에 연구 제안서로 지도 교수 후보를 찾아야 하고, 박사 과정 자체가 논문 작성과 관련되도록 설계된 영국 대학에서도 이렇다.

https://www.youtube.com/watch?v=cTY65jC2vog&t=2517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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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에 박사 과정 진학을 위해 교수진들과 대화를 나눠보고, 2020년 10월 말부터 박사 과정을 시작해서 3년 넘게 지도를 받은 내 경험에 주변 사례를 보고 들으며 느낀 최고의 지도 교수의 조건은 대략 이러하다.

첫 번째는 무조건 학생이 박사 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조력하는 지도 교수이다.

코스웍과 종합시험이 존재하는 학교에서는 최소한 박사 과정 수료까지는 가능하게 만들어주지만, 입학 전부터 연구 제안서(Research Proposal)로 잠정 지도 교수를 찾아야 하는 영국에서는 박사 과정 수료라는 개념이 낯선 곳이다. 교수진도 매년 평가받으므로 의무적으로 학생을 지도해주지만, 무관심과 방치에 가까운 사례들이 적지 않다. 반대로 자신이 원하는 분량과 방향을 못 따라 올 경우 포기하는 사례도 적잖이 있다.

좀 거칠게 말하자면 정상(?)이 아닌 교수들이 제법 있다. 내가 볼 때 강의 전담 혹은 연구 전담이 되어야 하지만, 경력과 봉급 등을 이유로 교수 트랙을 밟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예전에는 교수의 명성, 이력, 연구 성과 등을 우선순위로 두었으나, 지금은 학생이 박사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도 교수가 최고이다. 학생의 상황에 따라 지도법을 바꾸고, 학생의 필요에 적절히 반응하며, 학생의 논문이 나아갈 방향을 잘 지도해주는 교수를 찾아야 한다. 교수진을 일일이 조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박사를 배출해 본 경험이 있거나 지도에 능숙한 교수를 지도 교수로 삼아야 한다. 간혹 교수 중에 본인의 이력서에 자신이 배출한 박사와 지도 중인 학생을 기재한 사례가 있음 (당연히 참고 사항일 뿐 절대적이지 않으니 유의할 것).

두 번째는 장학금 혹은 경제적 지원을 해 줄 수 있는 지도 교수이다.

칼빈 시절 동기 목사님이 학교 보지 말고 장학금 주는 학교로 가라는 조언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의아스러운 건, 그 조언을 하신 분이 내가 재학 중인 학교에서 석박사를 마치셨다는 사실인데, 아마도 본인이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은 사례가 아닌가 싶다. 사실 나도 영국 박사를 오랫동안 목표로 삼았고, 지금은 빠르면 올 해안으로, 늦으면 내년에 졸업이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재정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딱히 추천해 주고 싶지 않다. 최근에는 독일 박사를 추천해 주고 싶다.

재정적 요소는 제법 큰 변수가 될 수 있으므로, 장학금이나 경제적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지도 교수가 두 번째로 좋다고 할 수 있다. 장학금은 입학 때 받지 못하면, 다음 기회는 거의 없다는 게 유념해야 할 사실이다. 내 생각에 장학금은 대체로 석사 과정에서 장학금 수상 이력이 있는 지원자에게 배분될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는 정치력(?)이 있는 지도 교수이다.

학생 지도와 평가, 구술시험(PhD viva) 등 지도 교수가 좌우할 수 있는 요소들이 몇 가지 있다. 정치력을 자신을 위해 쓰는 교수들이 대부분이지만, 학생을 위해 적당하게 정치력을 구사하는 지도 교수들이 있다.

몇 가지 더 있겠지만, 위 세 가지 사항이 가장 중요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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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학 석사 (MDiv) 학위는 한국 교단 신학을 추천하지만, 간혹 영미권 학교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을 받는다. 학비와 생활비, 교회 등 여러 면에서 영국을 추천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자료일지 모르지 공유해 둔다.


Divinity: Divinity (BD) & Divinity – Graduate Entry (MDiv)
https://youtu.be/6m1_IUi-Ui0?si=SIRL7zfjMuQ0qL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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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사용하는 주요 용어는 연구 제안서(a research proposal)와 발표 제안서(a paper proposal)이다.

1. 공통점
제안서라는 용어대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용건을 제시하는 목적을 가진다. 각 제안서는 선행연구에 대한 이해를 보여주고, 자신의 연구나 발표 등이 학계에 기여할 수 있는 경쟁력 혹은 차이점을 부각해야 한다.

2. 차이점
보통 연구 제안서는 박사 과정 진학 준비 과정에 필요하다. 영국 대학에서는 지원 희망자가 입학 지원서를 사무처에 제출하기 전에, 자교의 교수진과 연락하여 잠재적인 지도 교수(a prospective supervisor)를 찾도록 안내한다. 이후 선발위원회에서 지도 교수(진)를 결정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따라서 연구 제안서의 일차 목적은 지도 교수(진) 선정이다. 박사 과정 시작 이후에는 연구 제안서를 토대로 지도 교수(진)와 대화하여 연구 방향을 결정한다.

발표 제안서는 학회와 세미나 등에서 발표자로 나서기 위해 자신의 연구를 설명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주관 단체의 성격이나 희망 주제에 따라 요구하는 소논문(Call for Papers)이 달라진다.

내 판단에 가장 극명한 차이점은, 연구 제안서가 앞으로 무엇을 연구할지를 보여준다면, 발표 제안서는 앞으로 어떤 주장을 할지 간략히 서술한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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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미권 국가에서 성서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고려한다면, 나는 취리히대학교(University of Zurich)를 추천하겠다. 구약학은 콘라드 슈미트 (Konrad Schmid) 교수, 신약학은 외르크 프라이(Jörg Frey) 교수가 각 전공을 이끌고 있다. 만약 요한복음을 전공할 예정으로 외르크 프라이 교수로의 지도로 박사 학위를 받는다면, 현 최고의 요한복음 전문가의 사사를 받았다는 영예를 얻게 된다. 전공별 교수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라.

생활비는 꽤나 비싼 편이지만, 학비는 일년 150만원 정도이다. 교과 과정은 독일어로 진행된다. 

구약학 
https://www.theologie.uzh.ch/de/faecher/altes-testament/at_fruehjuedisch/team.html

신약학
https://www.theologie.uzh.ch/de/faecher/neues-testament/Lehrstuhl-Frey/Persone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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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SEC Seminar

유학정보 2024. 1. 10. 03:47

The JSEC Seminar

정식 명칭은 Seminar on the use of Jewish Scriptures in Earliest Christianity이고, 이전에는 The Use of the Old Testament in the New Testament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이 모임은 영국에서 활발히 '신약의 구약 사용' 연구에 매진한 Steve Moyise 교수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지금은 Susan Docherty 교수 (Newman University, Birmingham)과 David Allen 박사 (The Queen's Foundation, Birmingham)이 주도하고 있다.

관행적으로 발표자는 세미나마다 1편의 주제로 강연할 수 있다. 작년 일정을 보면, 교수급은 1시간 이상 발표하고 별도의 질의응답 시간은 갖지 않는다. 박사 과정 학생은 30분 정도 발표하고, 2인 1조로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연구 방법론이 '신약의 구약 사용'이라면 도전해 볼 만한 세미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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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안녕하세요 목사님! 2024년 새 해 아침 인사 드립니다. 올 해도 주 안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아무래도 에딘버러와 세인트앤드류스에서 offer를 준 것은 이 학교들에 계셨던 선배님들의 실력 덕분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목사님의 블로그에서 후배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선배님들께서 길을 잘 닦아주셔서 조금이나마 영국 유학의 문이 열리지 않았나 사색해 보았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석사 과정 때 성적 관리를 최대한 잘하고, 박사 과정 진학 시 주제가 겹친다면 모핏 박사에게도 조심스레 지원해 보겠습니다.
장신대에서 쓴 논문을 반드시 박사학위로 발전시킨다는 뜻은 아니었고, 이 또한 기회가 된다면 고려해볼 사항일 것 같습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기존에 있는 것들을 쓴다기보다는 새로 쓴다는 각오를 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제 지도교수님께도 목사님과 동일하게 말씀하셨구요.
조언해주신 부분들 잘 숙지하면서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목사님의 이메일 말미에 한글 서적들 많이 읽어두면 적잖게 도움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혹시 NSBT 시리즈 괜찮을까요?
아니면 목사님께 모노그라프나 (주제와 상관없이) 다른 서적들을 추천받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이광수 목사님께 A 전도사가 올림


--답변--


안녕하세요. A 전도사님.

석사 과정에서 신구약 개론서를 다루지 않겠지만, 한 두 권 정도를 구비해둔다면 전체를 개관하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혹여나 익숙하지 않은 본문으로 수업을 하더라도 얼개를 그리는데 도움이 되겠지요. 그외 현 신약학 추세와 관련된 책을 읽어두면 도움이 됩니다. 더 욕심을 내본다면 구약과 제2성전기 문헌도 관심을 두면 박사 과정 진학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학회와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고요.

최종 진학할 학교를 선택하기 이전에 학교에 성서학 과정 핸드북이나 교과과정 안내서 (혹은 그와 비슷한 안내서)를 요청하시면 될거 같습니다. 2023-2024년도 과정을 보시면, 비록 전도사님이 진학할 2024-2025년과 편성이 다르지겠지만, 과정의 방향과 학습 요구량 등을 파악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관련 교재 등을 읽어두시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두 과정 중에 전도사님의 관심사에 더 가깝거나 더 도전해볼 만한 학교를 선택하는데 도움도 되겠지요.

새 해 뜻하신 바를 꼭 이루시길,
이광수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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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내용은 임의로 수정하였습니다.

--질문--

목사님 안녕하세요~! 저는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내년에 동 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신약학 전공으로 졸업할 예정입니다. 저의 석사학위 졸업논문으로는 "요한계시록의 A 연구"입니다.

지도 교수님과 부심 교수님 2분께서는 석사학위 논문 치고는 잘 썼다고 칭찬해주셨습니다. 부심 교수님 한 분은 본인도 이 논문을 읽으면서 많이 배웠다고 격려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또, 석사논문 주제를 영국에 가서 박사학위 논문 주제로 발전시키면 학위 과정이 그나마 훨씬 수월할 것 같다고 조언까지 해주셨습니다.

현재 저의 상황을 목사님께 말씀드리자면, 에딘버러와 샌 앤드류스로부터 조건부 합격을 받은 상황입니다. (지금은 IELTS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에딘버러는 Biblical Studies (MTh, full-time) 과정이고, 샌 앤드류스는 Biblical Languages and Literature (MLitt, full-time) 과정입니다. 저를 지도해주신 장신대 교수님들과 유학 중에 계신 선배님들, 먼저 유학 중이거나 같이 준비 중인 동기들 이야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고, 또, 구글링을 해보니 존경하는 목사님께서도 몇몇 글을 통해서 유학에 관한 현실적이고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신 것을 읽어보았습니다. 그리하여 목사님께 이메일을 따로 드리게 되었습니다. 

검색해 본 결과, 여러 공통점 중 하나는 영국 석사가 좋은 성적을 받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에딘버러와 샌 앤드류스의 성서학 과정으로 조건부 합격을 받은 상태입니다.

목사님께서 누누히 강조해주시듯이 결국에는 박사과정으로 가기 위한 교두보라는 것, 박사과정으로 가기 위한 지혜로운 방법이 있다는 것을 저도 매우 공감했습니다. 또, 에딘버러에서 석사 중에 있는 동기의 말도 목사님의 말씀과 동일했습니다. 

에딘버러와 샌 앤드류스 뿐만 아니라 영국 대학원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가 매우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에딘버러는 수업과 논문 모두 67점을 받아야 하고, 캐임브릿지의 경우 71점을 받아야 지원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목사님께 몇가지 여쭙고 싶은 사항이 있습니다.

 1. 조건부 합격을 받은 에딘버러와 샌 앤드류스의 성서학 과정 중 어느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1.1 둘 중 한 학교를 선택한 후, 대략 얼마만큼의 학습량이 요구되는지 (개인 차이가 있겠지만, 샌 앤드류스 석사생들 기준으로 말씀해주셔도 괜찮습니다.) 
   1.2 목사님께서 저의 상황이라면, 개인적으로 어느 학교를 선택할지

 2. 유튜브 영상에서도 소개해주셨지만, 동 대학원 박사과정으로 진학하는 것이 무리없이 가능한지, case by case 인지

 3. 샌 앤드류스 신약학 박사학위 예정자로서 생각하시는 신약학도로서 학문적 능력(ability)은 어떤 것들인지
   3.1 현재 저의 코이네 헬라어 수준은 중급 정도. (석사논문을 통해 헬라어와 비판적 사고방식이 수직 상승한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3.2 결국, 신약학도로서 코이네 헬라어로 승부가 가능한지, 아니면 성서 히브리어나 아람어, 콥틱어까지 섭렵해야 하는지

 4. 이미 조건부 합격을 받은 상황이지만 영국 석사 말고 미국 석사로 우회하는 것은 어떨지
   4.1 미국으로 우회해도 성적을 잘 받는 것은 개인의 학문적 능력에 따른 것이 아닌지...
   4.2 조건부 합격을 받은 학교 중 한 곳에 입학해서 승부 볼 지..

 5. 만약 영국에서 성공적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영국 출신 신약학 박사학위가 권위가 있는지, 
   5.1 (물론, 자리가 있어야 하지만) 국내에서 다른 나라 박사학위보다 교수 임용시 유리한지.. 

 6. 2024/25 석사 과정 입학하자마자 2025/26 박사과정을 지원해야 할텐데, 과정 중(inprogress)이면 성적과 졸업 논문(dissertation)이 없는 상황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궁금한 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6.1 2024년 9월~2025년 8월에는 석사에 집중하고, 졸업 후 1년 정도 박사과정 준비기간을 가진 후 2026/27 entry 박사과정에 지원하는 전략
   6.2 수업을 들은 과목에서 에세이를 작성할 때 심혈을 기울여 작성하고, 여름방학 시즌에 수업을 들었던 교수의 추천서와 에세이를 통해 지원하는 전략(without dissertation)
   6.3 이런 상황에서 현지 샌 앤드류스 석사생들은 박사과정으로 진학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하는지
   6.4 그 외 어떤 전략이 있는지


이메일로 대답해주시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 같고, 한창 졸업 준비하실 시기인 것 같아서 괜시리 부담드리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앞서가신 선배님의 조언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학교에 진학하고, 진학해서도 영어와 헬라어로 승부보리라는 결단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 있는 입장이다보니 선배님께 결례를 무릅쓰고 이메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선배님의 성공적인 박사학위 마무리와 앞으로 예비하실 하나님의 은혜를 기원하여 글을 마무리합니다.
후배가 되고 싶은 A 전도사가 존경하는 이광수 목사님께 올림


--답변--

안녕하세요. A 전도사님.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신학 석사(ThM)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에든버러대학교와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로부터 조건부 입학 허가를 받으셨다니 축하드립니다. 학업과 유학 준비를 동시에 진행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수고 많으셨습니다.

평상시에도 솔직하게 답하는 편이지만, 질문에서 고민의 흔적이 느껴져서 더 솔직하게 답해드리겠습니다. 내 판단에 석사 과정을 조건부 입학 받은 건 그리 달가운 상황은 아니라 여겨집니다. 현재 영어 점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합격 조건이 영어 점수로 보입니다. 학교 요구 점수를 입학 이전에 내야 하는지 아니면 이후에 내도 되는지 모르겠으나, 혹여나 입학 이후라고 하면 당장 시간은 벌지 모르지만, 학업에 지장을 줍니다.  미리 인지하고 있다시피 영국 석사 과정은 험난하기로 악명 높은데, 영어 시험까지 치러야 한다면 학점과 박사 과정 진학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석사는 어지간하면 붙는다"라고 자주 말합니다. 또한 "석사는 어지간하면 졸업시켜 준다"라는 말도 합니다. 최상급 학교가 아니면, 요구 사항 언저리면 합격시켜 주고, 학업 성취가 낮아도 졸업 조건을 갖추면 학위증을 줍니다. 이런 분위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석사 과정까지 마치셨으니 잘 아실 겁니다.

당연히 조건 여부보다 합격이 더 중요하지만, 학교에서 전도사님에게 큰 점수를 주지 않았다는 의미는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박사 과정 진학 시 석사 과정 조건 여부를 가리지 않겠으나, 석사 과정에서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 박사 과정 지원 단계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박사 과정 진학에서는 더 엄밀한 기준을 적용할 텐데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물론 개인의 열심으로 극복 가능합니다.

영미권 대학에서 한국 석사 학위 소지자를 박사 과정으로 바로 받지 않고 석사를 하라고 요구하는 이유는 영미권에서 학습 가능한지 검토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간혹 예외적으로 바로 박사 과정으로 진학하는 사례가 발생하지만, 이런 기대는 미리 버리시는 게 좋습니다. 한국에서 우수한 학생이 영미권에서 선방할 가능성이 높지만,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영미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석사 과정을 마치더라도, 옥스퍼드대학교나 케임브리지대학교 박사 과정에 지원할 때 석사부터 할 의향은 없냐는 질문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최상위권 학교는 학교의 명성에 걸맞다고 검증된 학생을 원하고, 필요하다면 또 검증하고 싶어 합니다.

석사 학위 논문에 대해서는 "확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지도교수와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객관적으로 생각해 봐야 하는 이유가 석사 수준에서 잘 썼다는 것이지 박사 수준의 논문이 될 수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또한, 박사 과정 주제로 발전시키면 그만큼 학위 과정이 수월하다는 말이지 꼭 가능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가령 단어 'A'는 요한계시록에서 12회 발생하는데, 이 용례만으로 박사 학위 논문을 쓸 수 있는지는 별개의 고려 사항입니다. 요한계시록으로 충분하지 않을 경우 요한 문헌으로 확대할 경우 요한복음 5회, 요한서신 2회까지 포함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신약에서 발생한 총 43회로 범위를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전도사님이 어느 학교로 진학해서 어떤 교수의 영향을 받느냐에 따라 석사 학위 논문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고 박사 학위 논문으로 확장될 수도 있습니다. 석사 과정에서 수업을 받다 보면 해당 수업에 부합한 과제가 요구되는데 그 주제들이 전도사님의 관심사와 겹칠 확률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석사 과정 중 전도사님의 관심사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만약 석사 학위 논문이 확장성이 있고 박사 학위 논문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가장 좋은 방향은 석사 학위 논문을 토대로 시험해 볼 수 있는 학교의 석사 과정에 진학하는 겁니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제 사례를 잠시 나누겠습니다.

제 신학 석사 학위 논문이 "요한계시록의 목자 모티프 - 스가랴 14장, 요한계시록 7:9-17, 21:1-8 상호본문성 연구 -"입니다. 부심 중 한 명은 이 논문을 읽고 자신이 많이 배웠으며, 나중에 꼭 유학 가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지도 교수는 이 논문이 요한계시록의 목자 모티프를 스가랴 14장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한 세계 최초라는데 인정해 주었습니다. 이 두 분이 제게 미국 Calvin Theological Seminary로 진학하라고 조언해 주기도 했습니다.

제가 Calvin Seminary에 진학하고 나서 요한복음 전문가인 게리 A. 버지 박사의 이직 소식을 들었으며 이후 제 관심사를 요한복음으로 전향하였습니다. 저는 수업 대신에 자율 연구(independent study)를 선택해 요한계시록의 목자 모티프를 요한복음에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했고, 그 결과 요한복음 10장 선한 목자 담론을 시험해 보았습니다. 이어서 자율 연구로 박사 학위 논문에 포함될 주제들을 썼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버지 박사로부터 후한 점수와 추천서를 받았습니다. 제 경우 연구 주제의 확장성이 넓어서 인지, 관련 주제에 관한 연구들을 진행한 탓인지  박사 과정 지도 문의 과정에서 유수한 대학의 교수들로부터 관심을 받았습니다. 옥스퍼드대학교, 케임브리지대학교,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 더럼대학교, 에든버러대학교 등 제 기준 Top 5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가칭 "Jesus the Good Shepherd in John 10: A Comparative Study between Jewish Tradition and Johannine Community of Messianism"입니다. 현재 연구 범위를 유대 문헌에서 그리스-로마 문헌까지 확대한 상황이라 최종 제목은 변경될 겁니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서 박사 과정에 진학하더라도 또 다른 변화를 요구하는 곳이 박사 과정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굳이 하는 이유는 석사 논문이 박사 학위 논문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조언하기 위해서입니다.

박사 과정 진학은 연구 제안서가 제일 중요합니다. 박사 과정에 지원할 정도로 준비하려면 석사 학위 논문을 쓰는 게 도움이 될 겁니다. 장신대에서 쓴 논문을 토대로 준비해도 됩니다. 제가 앞서 한 이야기들을 잘 헤아리시기를 바랍니다.

미국으로 진학할 경우 생각이 바뀌어서 미국이나 캐나다로 진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영국으로 오는 한인 유학생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미국인과 캐나다인이 영국으로 많이 옵니다.

저를 제외하고 현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 신학부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한인유학생들은 다 영국 석사를 했습니다. 석사 과정을 마치고 바로 박사 과정으로 넘어오지는 않았고 중간에 쉬어가는 시기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석사 과정을 하는 쪽이 영국 박사 과정에 쉬운 길이 될 수도 있지만, 영국에서 석사를 해도 박사 진학은 가능합니다. 결국 개인의 역량에 달려 있다 봐야 할 듯합니다.

제가 알기로 세인트앤드루스 성서학 분과에서 본교 출신 석사는 없습니다. 제가 아는 한 석사 과정을 마치고 다른 학교로 가거나 박사 과정 중 낙제하여 석사 학위를 받고 타 학교로 진학한 사례는 있습니다. 현재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세인트앤드루스 학부 출신조차 석사는 캐나다에서 마치고 박사를 본교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약학에서는 에든버러 석사 과정 후 세인트앤드루스 박사 과정에 입학하는 사례는 보았습니다. 신학부로 넓히면, 전공 별로 1명씩만 합격했다고 들었습니다. 본교 신학부 석사 과정에 입학한 학생들 학부를 보면 아이비리그 출신들이 꽤 되는데 그들도 중도 포기하거나 박사 과정 합격증을 받지 못했습니다.

세인트앤드루스 석사 과정은 제법 어렵다고 합니다. 조직신학 전공자의 말에 의하면, 본교 학습 요구량이 타교의 2배 정도 된다고 합니다. 옥스퍼드대학교나 케임브리지대학교보다 학습 요구량이 더 많다고 합니다. 본교 출신들은 본교나 옥스브리지에 진학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어서 다른 학교로 잘 안 갑니다. 한인 유학생들은 박사 학위가 목표라서 다른 학교로 잘 가지만, 영미권 학생들은 굳이 그럴 필요를 못 느낀다고 들었습니다.

경험자가 아니라 석사 과정 수업 방식을 잘 모르지만, 신약학의 경우 에든버러 교수진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현 샌엔 박사 과정은 데이빗 모핏 박사의 지도를 받을 경우 진학할 가치가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에든버러가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순전히 제 개인적인 판단이고, 판단 기준은 개인의 연구 주제에 달려 있습니다.

통합 분위기는 잘 모르지만, 그 외 교단에서 신약학 분과는 영국 출신을 선호하는 현상이 확실히 있습니다. 현대 성서학은 영국이 주도한다는 데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독일이나 미국 등이 홀대받는 건 아닙니다. 학교와 지도 교수의 명성과 개인의 연구 성과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됩니다. 통합의 경우 에든버러를 선호하는 현상이 있다고 들었으나 그건 선호도일 뿐 교수 선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 여겨집니다. 옥스브리지는 명성과 역사 등을 고려해 더 이점을 가지는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세인트앤드루스 박사 학위 소지자들이 미국에서 자리 잡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한국에서도 대부분 교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일반인들은 세인트앤드루스를 모를 수 있으나 신약학 전공자라면, 영국 학교에서 공부했다면 해당 학교가 어느 수준인지 잘 압니다. 지도교수와 부심의 출신 학교를 보면 통합에서도 신약학은 영국 출신이 강세로 보이며, 석사 과정부터 영국을 추천했다면, 확실히 영국 학교를 잘 알고 그에 대한 기대치가 있다고 보입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영국에서 학위를 받는 것이 최선일 수 있습니다. 다만 석사 과정은 전략적으로 미국으로 우회해도 무관합니다.

언어는 헬라어와 히브리어는 기본이고 독일어와 프랑스어까지 해야 합니다. 즉 성경 언어와 현대 언어 두 가지는 기본으로 요구하며, 당연히 영어는 일상생활과 학업에 지장이 없다고 간주합니다. 언어가 부족하더라도 연구 주제가 참신하거나 연구 능력, 특히 글쓰기가 뛰어날 경우 보완 가능합니다. 그러나 학업 이외의 영역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개인의 역량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한 요소가 재정입니다. 석사 과정부터 박사 학위 수료까지 필요한 재정을 고려해야 합니다. 본교 석사 과정 학자금이 £25,880 (한화 약 4천 3백만 원)인데, 이 가격은 제가 유학한 미국 Calvin Seminary 1년 6개월 학비와 생활비입니다 (1인 기준). 미국에서 석사 과정을 할 경우 박사 과정 준비까지 3년이 필요합니다. 짧으면 2년도 가능하겠지요. 재정과 시간을 고려하면 미국은 대안으로 가치가 충분합니다.

결론적으로 석사 과정은 박사 진학을 위한 곳입니다. 상위권 학교에서는 석사 과정에서 미리 싹을 자르기도 합니다. 혹여나 박사 진학을 하더라도 그 과정 중 더 고생할 수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영국은 냉정한 곳이며 말 그대로 적자생존의 현장입니다. 무엇보다 지도 교수들이 챙겨 주지 않으며, 대부분 혼자 진행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영국 박사 학위라는 열매는 달콤하지만, 그 과정은 처절합니다. 물론 개인의 취향과 생활 방식 등에 따라 즐거운 곳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전도사님의 질문에 일대일로 대응하지는 않았으나, 이 정도면 충분한 답을 얻었을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준비 잘하셔서 좋은 결과 얻으시길 응원합니다. 제 목표가 내년 11/12월 졸업이나 혹여나 센앤으로 석사 과정으로 와도 못 볼 가능성이 있지만, 그래도 동문으로 인연을 이어갈 수 있겠지요.

이광수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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