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영미권 학교 입학 담당자들은 유학생들이 현지에서 영어로 공부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지원 희망자의 출신 국가에서 영어가 모국어나 제2외국어가 아닌 경우에는 예외 없이 공인 영어 성적을 요구한다(공인 영어 성적 요구 성적과 면제 국가에 대한 정보는 학교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다). 보통 학교의 수준과 그들이 요구하는 영어 점수는 비례한다.

학교마다 유학생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겠지만, 대부분 영어로 공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능력은 검증했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유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고려하더라도, 현지 학생들과 대등하게 평가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간혹 유학생들을 배려하는 문화가 형성된 학교들은 예외적이라고 봐야 한다. 가령 내가 신학 석사 과정을 마친 Calvin Theological Seminary는 한인 유학생들에게 우호적이다. 석사 과정 학생들은 첫 학기에 Research Methodology만 수강하도록 하고, Rhetoric Center에서는 상당한 교육을 받은 원어민이 무료로 페이퍼를 교정해주며, 교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Group Conversation을 진행해준다. 그러나 교수들의 평가는 저마다 다르다. 자비로운 교수들은 사소한 문법 실수는 점수에 반영하지 않지만, 어떤 이들은 자신들의 기준을 벗어나면 과감하게 점수를 가감하기도 한다. 이와 별개로 목회학 석사 과정과 박사 과정은 현지 학생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 걸로 알고 있다.

흔히 좋은 학교로 분류되는 곳들은 유학생들을 현지 학생들과 대등하게 대우한다. 석박사 과정은 주로 페이퍼에 많은 점수가 할애되므로, 영작에서 기준치를 만족시키면 학업에 별문제가 되지 않기도 하지만, 전공에 따라서는 스피킹을 포함해서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 판단되면 방출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한인 유학생으로서는 학교에서, 특히 교수들이 배려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지만, 그것은 희망 사항에 불과하며 자비가 없는 환경이 기본값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간혹 학교 자체의 문화나 교수들 사이에서 자비(?)를 베풀 수 있지만, 그것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박사 과정 진학을 위한 추천서에는 피추천인의 영어 실력을 기재하게 되어 있다. 평소에 회화와 영작에 문제가 없고, 공인 영어 성적을 취득했다면 선발 과정에서 제약받지 않겠지만, 혹여라도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가감 없이 추천서에 기입된다.

교수들이 결정적인 판단은 페이퍼로 내리지만, 평소에 대화를 자주 해서 학생과 관계를 맺고 아이디어나 각종 견해를 교류해야 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간혹 회화에서 다소 제약이 있더라도, 페이퍼에서 극복할 수 있다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이 역시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이라는 한인 유학생의 상황을 이해하는 교수라야 가능하다. 내 경우 Calvin Seminary 시절에는 교수들과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아도 좋은 점수를 취득했지만,  현 USta에서는 지도 교수와 꾸준히 대화를 나눠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지도 교수가 우수한 한인 유학생들을 여럿 접했고, 최근에는 한인 제자를 박사로 배출해서 한인에게 좋은 인상을 느끼고 있다. 나는 그 인상을 깎아 먹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영미권 학교에서 성공적으로 유학을 마치려면, 이상적으로 영어 전반적인 실력을 쌓아야 하고, 그중에서도 영작은 원어민에 준하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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