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굽이굽이 돌아도

끄적 2024. 9. 10. 09:14

웨신 신학석사 시절 학위 논문으로 인해 졸업이 한 학기 늦어졌다. 바울의 새 관점이 교회와 학계에 뜨거운 소재였던 시절이라 갈라디아서 2장으로 논문 초안을 준비했지만, 지도 교수와 합이 맞지 않아 제출을 포기했다. 지도 교수와 논문 주제를 바꿔서 요한계시록의 목자 모티프로 논문을 완성하여, 한 학기가 지연되었으나 졸업 조건을 충족할 수 있었다.

미국 칼빈 신학석사 시절 추천서 확보를 위해 두 교수의 수업을 집중적으로 들었으나, 그중 한 명으로부터 기대 이하의 학점을 받고, 자율 연구(independent study) 지도를 거절당했다. 그 덕에 3 학기 만에 졸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추천서를 위해 한 학기에 두 과목을 지도해줄 교수를 찾아야 했다. 다행히 구약학 교수로부터 자율 연구와 메이저 페이퍼를 동시에 지도받아서 좋은 학점과 추천서를 받았다.

센앤에서는 애초에 2년에서 2년 6개월을 예상했으나, distance learning으로 과정을 시작해 2년 가까이 한국에서 고전분투했다. 현지로 옮겨와 3년 졸업을 목표로 잡았으나, 지도 교수가 그리스-로마 문헌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하라는 조언 덕분에 4년 졸업이 현실화하고 있다.

시간은 돈이다. 시간이 지연되는 만큼 돈이 들어간다. 감사하게도 한국과 미국에서 재정적 위기가 없었으나, 영국 유학은 학자금과 생활비는 꽤 부담스럽다. 지금까지는 어떻게 잘 버텨왔지만, 남은 1여년은 어떨지 장담할 수 없다.

그저 바라기는 중요한 순간에 길이 막혀 우회로로 가더라도 결국에는 더 나은 길로 걸어 왔듯이, 이 과정도 끝내는 이겨내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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