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오늘 처음으로 논평자(respondents)로 학회에 참가했습니다. Respondents에 대응하는 번역어가 마땅치 않은데, 역할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면 논평자에 근접한다고 판단됩니다. 일부 학회에서는 commentator에 해당한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올해 다양한 학회에 발표자로서 기대한 기대 효과 중 하나가 논평과 질의응답에 관한 것입니다. 지도 교수진으로부터 조언과 평가를 받긴 하지만, 때로는 학교 외부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내 경험에 한정되겠지만, 대체로 논평자를 별도로 두지 않고 질의응답이 전부이고, 원고를 학회 시작일 이전에 제출하고 공유하도록 하지 않는 이상 깊이 있는 질의응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번 학회는 논평자를 별도로 배분하였고, 발표는 사전에 공유된 원고를 토대로 간략하게 진행하고, 논평과 질의응답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 말은 내가 맡은 역할이 제법 컸다는 의미입니다.

나와 함께 논평을 맡은 또 다른 논평자가 준비를 상당히 잘했고, 참여자들이 질문에 열정적으로 참여한 덕분에 세션은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러나 원고를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채, 역할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질문을 준비한 수준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발표자로서 논평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에, 논평자로서 발표자에게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나 자신에게 실망감이 있네요.

앞으로 학회 발표를 자발적으로 줄일 예정이고, 박사 학위 취득 이후에는 발표보다는 논평할 기회가 더 많지 않을까 싶은데, 앞으로 논평자로서 더 잘 준비해야겠다는 각오를 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