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복음주의의 쇠퇴]
신학부 시절 내가 고민하던 주제중 하나가 바로 '복음주의'였다. 당시 밀레니엄에 대한 기대와 국제외환위기 이후 시대적 변화가 역동적인 시기였는데, 교계에서는 '복음주의'가 주목을 받고 있었다. 내가 이해한 복음주의는 교단 간에 합의 할 수 있는 최소분모이다. 즉, 복음의 정수이다. 교단이나 어떤 정치적 함의가 존재하지 않는,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최소한의 정의가 바로 복음주의였다.
미국은 영국에서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건너온 청교도인들이 개척한 축복의 땅이라는 믿음이 존재하는 곳이다. 선데이 크리스천이든 요새 널리 쓰이는 용어인 가나안 성도이든 미국인들은 대개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는 곳이다. 최근 자신이 무신론자라고 응답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다.
백인 복음주의의 쇠퇴 현상은 교회만이 아니라 신학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학교마다 다문화선교를 말하고, 유학생 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는 백인 위주로 구성된 신학교를 유지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진정성을 가지고 선교를 목적으로 접근하는 신학교도 많다.
조심스럽지만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사례를 들어 보면, 풀러신학교의 코리안센터 사태는 백인 우월주의가 구조조정이라는 가면으로 가장된 사례라고 여겨진다. 사실 풀러신학교는 백인이 아니라 한국인들에 의해 재정이 충당되는 곳이다. 그러니 당연 한국어 과정에 소속된 교수들이 학교운영에 힘을 쓰게 되고, 그 꼴을 못 보는 소수 백인 교수들 혹은 위원회 등이 구조조정을 빌미로 삼았다고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기사에서 언급되었다시피, 백인들을 제외하고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지에서 기독교가 확산되고 있다. 즉, 백인 중심의 기독교가 재편되고 있다. 백인 복음주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근거 없는 우월주의에 빠져서 헛발질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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