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1 여호와께서 그의 기름 부음을 받은 고레스에게 이같이 말씀하시되 내가 그의 오른손을 붙들고 그 앞에 열국을 항복하게 하며 내가 왕들의 허리를 풀어 그 앞에 문들을 열고 성문들이 닫히지 못하게 하리라

2 내가 너보다 앞서 가서 험한 곳을 평탄하게 하며 놋문을 쳐서 부수며 쇠빗장을 꺾고

3 네게 흑암 중의 보화와 은밀한 곳에 숨은 재물을 주어 네 이름을 부르는 자가 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인 줄을 네가 알게 하리라

 

고대 근동에는 "수호신"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국가 간의 전쟁은 곧 신들의 전쟁을 의미했다. 승패에 따라 승전국의 신은 위대하고, 패전국의 신은 하찮다는 등급이 생기고, 패전국의 신은 멸시당하며 승전국의 신을 섬기게 된다.

 

이스라엘은 바벨론 느부갓네살 왕에 의해 처절하게 멸망했다. 당시 관습에 의하면 야웨 신앙은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바벨론 유수를 통해 신학적 변혁이 일어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고레스 왕을 향한 예언과 관련이 있다.

 

앞서 44:28에서 하나님은 고레스를 "내 목자"라고 부르신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목자는 일차적으로 하나님을 가리키고, 이차적으로는 유대 지도자들, 특히 왕을 지칭하는 데 사용된다. 이런 칭호가 이방 왕 고레스에게 사용된다. 이어 45:1에서 고레스는 "그의 기름 부름을 받은" 즉 "메시아"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같은 용례는 극히 이례적이다.

 

더구나 여호와는 고레스를 통해 열국을 정복한다. 고레스의 행적은 마치 오랫 동안 고대해왔던 다윗과 같은 왕처럼 그려지고 있다. 독특하게도 고레스의 활약을 통해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난다.

 

이러한 묘사는 귀환 공동체의 성전 재건과 관련이 있다. 유대 공동체는 고레스의 귀환 명령을 예레미야의 예언과 연결지었다. 그들이 당면한 고민은 아마도 '예레미야의 예언이 성취시키는 자가 다윗의 후손이 아니라 이방 왕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와 관련이 있었다고 가정해 볼 수 있다. 이사야 44-45장의 예언은 이러한 갈등을 해결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