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내가 신대원에 입학할 무렵 원문에 충실한 설교자가 되려고 3년간 공부에 전념하겠다고 결심했다. 당시에는 유학은 1도 생각을 안 하던 시절이라, 기회가 되면 국내 박사를 하겠다고 생각했다.

학자의 길을 결심한 이후로도 여전히 나는 원문에 충실한 설교자가 되고 싶다. 교단 배경이 전무하다시피한 내가 택할 수 있는 길은 학자가 되어 원문에 충실한 주해서를 쓰며 기회가 닿는대로 설교자로 서는 길 밖에 없다.

원문 해석에 관심을 쏟다보니 자연스레 주해에 주력하게 된다. 주해에 도움이 되는 방법론이라면 기회가 닿는대로 접해보기도 했다. 그 덕에 주해를 통해 새로운 주장을 이끌어 내는 수준까지 올라섰고, 이것이 장점이 되어 교수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원문에 충실한 해석을 위해 성경 언어와 배경 지식은 기본이고, 분석과 상상력 등 수치화되지 않는 요소들도 다분히 영향을 미친다. 다만 공부를 많이 할수록 명쾌한 판단력이 생길 줄 기대했는데, 의구심은 늘어가고 내가 모르는 게 정말 많다는 인지 능력(?)이 커져만 간다.

예전엔 학자들이 자신의 글을 탈고하고도 계속 수정하며 출간을 왜 미루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어쩌면 나도 똑같이 그럴지 모른다. 박사 학위 논문은 가급적 빨리 제출할 작정이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믿기는,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에는 내가 그토록 꿈꿔온 원문에 충실한 설교자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될 것이다.

'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십인역과 관련된 내 경험들  (0) 2022.10.20
심사 일정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  (0) 2022.10.12
Revolut 추천인  (0) 2022.09.28
학자의 경쟁력?  (0) 2022.09.22
St Mary's College, St Andrews의 흥미로운 역사  (0) 2022.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