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요한복음에 관심을 둔 지 6년이 되어간다. 10장 선한 목자 담론을 이해하려다보니 요한복음 전체에 대한 그림이 그려진다. 현재 선한 목자 담론은 본문 자체 내에서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여기까지 도달하는 데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림. 그러나 요한의 의도를 명쾌하게 파악하려면 1-2장을 이해해야 한다. 요한은 서사를 아주 의도적으로 배치하고 있으며, 그 배경도 허투루 사용하지 않는다. 요한은 정교한 신학을 가진 사람이었다.

1:1-18 요한복음의 서론으로 '로고스' 본문으로 통용되고 있다. 예수의 신적 기원을 선포하는 구절이다. 예수의 정체성과 권위 등 그에 관한 모든 질문이 여기에서 출발한다. 또한 생명을 빛에 비유하고 어둠과 대조하는 이유는 예수를 향한 믿음의 이유를 말한다. 그러나 빛을 거절하는 자들이 존재한다.

1:19-36 세례 요한의 증언을 담고 있다. 여기서 세례 요한이 자신의 메시아됨(messiahship)을 거절하지만, 예수의 정체와 사역을 선포한다. 세례 요한의 세례식 이후 예수께 임한 성령의 임재는 교회 공동체의 구원과 긴밀한 의미가 있다.

1:37-51 나다니엘의 발언은 유대 메시아사상을 드러낸다. 수많은 해석자가 나다니엘이 예수의 정체를 믿음으로 고백했다고 주장하는데, 내 견해는 오히려 그의 불신앙 혹은 유대 메시아사상의 전형으로 본다.

2:1-12 가나 혼례 사건이다. 이 장면을 종말론적 축복으로 해석하는 해석자들이 다수인데, 나는 예수의 어머니와 그의 제자들의 불신앙을 고발하는 장면으로 해석한다.

2:13-25 성전 정화사건이다. 요한의 서사 배치는 역사성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성전 정화 사건의 시기에 관한 논의보다는 이러한 배치를 통한 의도를 읽어야 한다. 기원후 70년 예루살렘 성전 멸망 이후 교회 공동체 내 유대인들의 성전 중심적 사고를 변화시키기 위한 요한의 의도가 담겨 있다.

박사 학위 이후 진행하고 싶은 연구 주제에 요한복음 1-2장 해석을 추가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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