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질문--

안녕하세요, 목사님.
하나님의 평안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갑작스러운 댓글에 이렇게 빨리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MDiv 과정을 졸업하고 ...
부교역자 생활 5년을 거쳤습니다. 

이번 학기에 총신대학교 일반대학원 역사신학 석사를 졸업했고 ...
최소 내년에는 박사학위를 고려 중인데 ...
인생에서 1번 쯤 유학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막연하게 이곳저곳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전공은 역사신학, 교회사 방면입니다. 
(석사논문도 종교개혁사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진짜 냉정하게 말씀을 드리자면 ...
아무래도 그간 한국에서만 살아온 터라(토박이), 영어나 여타 외국어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또한 웹서핑, 구글링, 유투브 검색 등으로 정보를 습득한 터라, 불확실한 것도 많아서 ...
그래서 국내 박사 학위를 고려 중이었는데....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유학을 가보고 싶어서 이렇게 문의를 드렸습니다.
올려주신 영상은 다 봤습니다.

일단 유학을 가기 위해서는 해당 학교가 요구하는 어학 점수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학비 문제로 인해 독일 쪽으로 루트를 잡고, 독일 문화원에서 여는 독일어 강좌를 공부할까도 했습니다만 ...

아무래도 그간 공부해온 언어가 영어이다보니 영어가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들고 ...

만약 가게 된다면 미국 칼빈대(미시간 주)로 가고 싶은데 ..

제가 정확히 준비해야할 과정 및 전공 관련 사안, 비용, 장학금에 대해서 알 수 있을까요?

너무나 많은 것을 물어봐서 죄송합니다.

단지 제가 그동안 습득한 정보들이 죄다 불확실하고, 또 아는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니라,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목사님. 


--답변--

안녕하세요. A 전도사님,
(부교역자 5년이면 강도사님일 거 같은데 일단 전도사로 호칭하겠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영국에서 박사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순탄하게 유학 생활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유학생이 겪어야 하는 고통과 어려움이 크기에 피상담자에게는 장밋빛 미래나 희망이 담긴 조언이 아닌 현실의 고단함이 느껴지도록 답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현실을 조금이라도 인지하고 유학을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혹여라도 오해는 없었으면 합니다.

가장 먼저 왜 유학을 가야 하는지 스스로 명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학은 석사 과정부터 시작하면,  최소 7~8년 소요되고 그에 해당하는 시간과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자신이 그에 합당한 명분을 갖고 있지 않으면, 섣불리 유학을 시작하지 않는 쪽이 낫다고 봅니다. 외적으로는 유학을 통해 박사 학위를 취득한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이득이 과거처럼 크지 않습니다. 교회에서는 유학파 출신을 비선호하는 추세로 바뀌었고, 학교에서는 정원을 줄이면서 교수 충원이 아닌 감원을 택하고 있습니다. 교회든 학교든 박사 학위로 진출할 수 있는 선택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자신에게 명분과 사명감이 있다면, 좁은 길이라도 가야겠지요.

나이도 제법 중요합니다. 박사 학위 취득 시기가 늦어도 45세 이전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교회든 학교든 좁은 관문에 도전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45세 이후에도 지원은 가능하나 현실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현재 본인의 나이에 10살을 더해서 45세 이전에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지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돈은 무시할 수 없는 자원입니다. 영미권은 돈으로 유학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간혹 장학금이 있긴 하지만, 그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현실적인 판단에 도움이 될 겁니다. 앞으로 10년 정도 버틸 수 있는 재정이 있는지 고려해 보셔야 합니다. 미국은 유학생에게 학위 과정에 필요한 재정 증명을 요구합니다. 이 부분도 알아두시는 게 도움이 될 거 같네요. 석사 과정은 개인이 지불하고 박사 과정은 장학금 과정을 택하는 쪽이 그나마 나은 선택입니다. 현재 고려하고 있는 칼빈이 박사 과정은 전액 장학금입니다. 칼빈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시고 박사 과정에 도전하시는 쪽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진로로 보입니다. 칼빈 박사 과정 중 역사신학을 선택하시면 잘 맞을 듯합니다.

건강도 꽤 중요합니다. 학위 과정 중에 건강이 쇠퇴할 확률이 높고, 혹여나 지병이 있다면 해외에서 관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력은 기본값입니다. 각 학교에서 학위 과정마다 필요한 요구 사항은 당연히 충족시켜야 하고 경쟁력 있는 지원자가 되려면 그 이상으로 자격을 확보해야 합니다.

영어 자격시험으로는 토플과 아이엘츠로 점수를 내야 합니다. 독학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전문 어학원에 다니시길 추천합니다. 대체로 아이엘츠가 더 쉽다고 하는데, 어학원에 방문해 상담해 보시고 결정하시면 되겠습니다.

만약 영어가 능숙하지 않다면 독일어를 처음부터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지금껏 영어를 공부했다고 해서 유학에 도움이 될 거 같고 유학 기간 중 영어가 늘 거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학위 과정이 시작되면 바로 학업과 실용 영어를 병행해야 하는데 영어 공부할 시간이 확보가 잘 안 됩니다. 차라리 독일에서 어학을 탄탄히 하는 쪽이 더 나은 길일 수도 있습니다. 독일은 재정적으로도 부담이 덜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제 경우 칼빈 석사에서 지출한 비용이 한국과 엇비슷했습니다. 전도사님의 한 달 생활비와 총신 학비를 더하면 얼추 유학 비용이 계산될 겁니다. 이것도 칼빈은 기숙사 비용이 상당히 저렴해서 이 정도이고, 타지역은 최소 2배 이상 지출이 늘어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유학에 관한 정보는 학교 홈페이지에 기재된 요구 사항을 확인하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또한 입학 문의란에 본인의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학교 담당자와 연락을 취할 수 있습니다. 담당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정보를 확보하고 본인의 의사소통 능력을 시험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래에 칼빈 지원 링크를 남겨드립니다.

https://calvinseminary.edu/admissions/apply-now/

고민에서 진일보하는 답변이 되길 바라며
이광수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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