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질문은 신학공부에 관한 내용이지만, 유학 관련 동영상에 질문을 남기셔서 부득이 유학상담으로 분류합니다.

--질문--

안녕하세요.
최근에 갑자기 신학공부에 대한 재미를 갖게 되어 어찌저찌 검색하다가 영상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신학교 시절이나 지금이나 신학적 사유의 깊이가 너무 얇아 한계를 많이 느끼는데요.
박사과정을 하신거라면 일반인이 국내에서 신학공부 하는 것과 다르게 박사과정으로 하는 전문적인 신학공부는 어떤 점이 다른지 궁금합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신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에야 신학공부에 재미를 갖게 되셨군요. 제 영상에 댓글을 남기신 걸 보니 유학까지 생각해보셨을 수도 있겠네요. 학위과정을 어디까지 했는지 몰라서 대략적으로 설명드려야 할 듯합니다.

학부 시절에 신학 전공을 했다면, 그야말로 기초를 훓는 수준으로 공부를 하셨을 겁니다. 신대원 목회학 석사(MDiv)를 하셨다면 역시나 기초를 훓는 수준으로 공부를 하셨을 겁니다. 신학대학원이 생기면서 학부생들에게 이점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목회학 석사는 목회를 위한 전반적인 역량을 습득하는 과정이므로 폭은 넓게 깊이는 얇게 배워야 합니다.

신학석사(ThM)부터 심화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학 분야는 목회학 석사 과정을 거친후에야 이 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교마다 그리고 본인의 학력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입학 지원 단계에서 전공을 선택해야 하고, 입학 후에는 전공에 필요한 과목들을 심화적으로 공부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특정 주제에 관해 깊이 공부하는 훈련을 주로 합니다. 제 생각에 석사 과정은 주제마다 A4 기준 20장 이상을 규격에 맞춰 일정 수준으로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합니다.

박사과정(PhD)은 독립연구자를 위한 과정입니다. 각 주제에 관해 심도있는 학습과 개개인의 창의적인 발상을 요구합니다. 학위 논문은 기준에 없던 새로운 주장을 제시해야 합니다. 박사 학위는 학계에 창조적인 기여를 했다는 증표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학교에 임용될 수 있는 기준이고, 대내외적으로 개인의 이름으로 학술활동을 할 수 있는 증명서이기도 합니다.

국내 학교나 해외 학교나 추구하는 방향은 똑같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해외 학교가 더 수준이 높습니다. 일단 언어부터 다르고 그에 따른 참고 문헌의 질 등 다방면에서 차이가 많이 납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해외 유수 학교와 경쟁할 만한 토대가 부족합니다. 특히 도서관이 그렇습니다.

일반인이 신학공부를 한다하셨을 때 비학위 과정을 염두에 두신 듯 한데, 그 경우 학위 과정과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학위 과정은 매 학기마다 최소 이수 학점이 정해져 있고, 강의마다 과제를 제출해야 합니다. 반강제적으로 공부를 지속하도록 자극을 주도록 되어 있죠. 무엇보다 교수들의 역량에 따라 각 주제를 습득할 수 있는 지름길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학습법도 익힐 수 있고요. 교수의 평가에 따라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반면 비학위 과정은 개인의 의지에 따라 많이 달라집니다. 의지가 강하지 않으면 공부에 할애하는 시간이 보장될 수 없습니다. 또한 주제에 접근하는 방법이나 학습법 등 모든 것이 개인의 역량에 달려 있습니다. 신학을 공부하는 요령을 알고 있다면 독학으로 누릴 수 있는 이득이 제법 크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산으로 갈 수 있습니다.

진로와 상관 없이 여건이 된다면, 석사 과정에서 공부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보입니다.

신학적 사유는 지식과 고민이 축적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학위와는 별개가 아닐까 싶습니다. 학위 과정에 따라 신학적 사유가 깊어지기 마련이겠지만, 그저 학위 취득이 목적이라면 별다른 사유 없이 과정을 마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학적 사유를 거쳐도 의문점이 더 많아질 수 있습니다. 공부를 할수록 확실해지는 영역이 있는가하면, 그와 반대로 의구심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이것은 결국 개개인의 여정이고 선택과 집중에 달린 듯싶습니다.

박사 학위 취득 후 특정 진로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국내 학교에서 차근차근 석사과정부터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보입니다. 아니면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학교 수업 청강이나 세미나 참석, 독서 등을 꾸준히 하시는 길도 있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이 잘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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