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마태복음 해석

추천도서 2014. 6. 30. 18:23

[서평] 마태복음 해석 / 김학철 / 대한기독교서회



마태복음 해석

저자
김학철 지음
출판사
대한기독교서회 | 2014-05-30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마태복음 해석 - 마태공동체의 사회정치적 현실과 신학적 상징 ...
가격비교

이 책은 "해석"이란 제목에서 마태복음 전체에 대한 주석을 기대하게 되지만, 실제론 본문이해에 중요한 해석원리들을 다룬 논문들을 모아두았다. 보통 주석서가 저자가 오랫동안 써온 논문들을 꿰어 놓은 결과물이며, 주석보다는 논문에 더 자세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기에 전공자로서는 이런 논문집들을 차곡차곡 모아두어야 하지만, 주석이 본문 전체를 꿰는 저자의 안목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 탓인지 왠지 모르게 주석서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 설익은 주석에 실망할 때도 많다. 전공자조차 이러니 국내에서 논문집을 내려면 출판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모험을 감수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리처드 보쿰(Richard Bauckham)처럼 『요한계시록 신학』이란 획기적인 책을 써놓고 정작 주석서를 안 쓴다면 논문집을 사게 되려나?

저자가 마태복음에 접근하는 방법론은 부제에서 밝혔듯이, "사회정치학"이다. 이젠 신약을 읽을때 그리스-로마와 이스라엘 역사를 모두 배경으로 전제해야 견해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여전히 배경은 무시한 체 본문의 문자에만 치중하는 일부 연구자/독자들은 본인의 열정과는 관계 없이 의미파악에 한계를 갖게 된다. 가령, 이 책의 2부("마태공동체의 로마 지배 체제 헤쳐나가기")는 로마 통치의 영향 아래 놓인 팔레스타인 유대인들의 상황을 잘 그려내고 있다. 팍스 로마나(Pax Romana)로 대표되는 로마 제국의 선전은 유대인들의 신앙에 위협을 가할 수 밖에 없었다. 절대진리인 야웨신앙을 가진 유대인들 조차도 이교도들이 지배하는 현실에 대다수가 타협해가고 있었고, "디드라크마"는 세금이냐 성전세냐의 논쟁을 넘어서 야웨신앙 준수의 한 기준으로 통용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흥미로운 건, 사회정치학을 폭력과 트라우마라는 범주에 적용했다는 점이다. 포로기신학에 관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축복 받은 세대이고 폭력을 당해 본 경험도 없어서 피지배자의 삶이나 억압 받는 자들의 심정에 대한 동질감이 전혀 없다. 개인적으로는 축복이지만 단순한 지식을 얻는 차원이 아니라 그들의 삶에 동질감을 맛보고 싶을 때는 너무나 이질적이기만 하다. 오히려 현실에서는 이질감은 커녕 반대편에 동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등장하기도 하니 참으로 어렵다. 친일파는 지금이라도 청산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그 시대적 배경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허나 일제 치하의 비극을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일본을 찬양하고, 한국을 미개하게 여기는 부류들이 등장하는 이유는 도무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이 부류의 사람들은 로마의 팍스 로마나란 관점에서 성경을 해석하는듯 싶다. 아무튼, 폭력에 따른 트라우마에 젖은 마태공동체가 비폭력주의를 선포할 수 있었던 건 그들이 진정 예수의 가르침에 따랐던 제자들이었다는 증거이다. 나의 경우 트라우마를 컴플렉스로 치환한다면, 털깃만큼이라도 헤아릴 수 있을까? 트라우마는 커녕 컴플렉스를 극복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던 내 자신을 보면 나의 믿음 없음에 반성하게 된다. 다만 마태공동체가 종말론적 보복(166쪽)을 꿈꿨다는 진술은 역설로 남는다. 과연 최후심판사상을 가진 마태공동체가 로마의 폭력에 따른 트라우마를 종말론적 보복으로 극복했다고 진술은 필연적일까?

"하늘과 땅"을 "제자도"와 연관지어 해석하는 것도 흥미롭다. 비록 정경이 아닌 위경/외경의 지지가 전부라 다소 아쉽지만, 마태의 제자도를 "하늘과 땅"이란 관점에서 속 시원하게 해석해주었다. 이와 관련해서 좀더 생각해 볼 사항은 제자도 이외에 토지법이란 실제적인 적용점이다. 신현우 교수(총신대)는 수년 동안 "예수와 토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강의를 해오고 있는데(신현우 교수의 희년학교 <예수와 토지정의> 동영상http://www.youtube.com/watch?v=MD1IGZKAVMg ),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추천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수의 하나님?  (0) 2015.02.25
논쟁자 그리스도  (0) 2014.12.24
한권으로 마스터하는 신구약 성경  (0) 2014.05.22
김동건의 신학이야기  (0) 2014.05.19
Introduction to the Old Testament as Scripture  (0) 2014.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