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자료의 신뢰성

논문작성법 2020. 11. 16. 16:43

1. 세미나
지도 교수는 나에게 세미나에 대해 말한 적이 없다. 또한 내가 현재 distance learning으로 분류되어 1년 차 박사 과정 평가(Probationary Review)까지 여유가 있고, 현 상황에서는 자료를 구하기 쉽지 않으니 확보 가능한 자료로 차근차근 연구를 진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래도 영국 학교의 무자비한 학비가 아까워서 학교나 학내 기관에서 주최하는 세미나를 찾아서 참석하고 있다. 관심사에 따라 다른 기관 학회나 세미나도 틈틈이 참석하고 있음.

세미나에 참석할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세미나는 학술 활동 중 가장 초기에 대중에게 발표할 수 있는 자리로, 발표자에게는 본인의 아이디어가 공개 가능한 수준으로 준비되었다는 마일리지 스톤이고, 참석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거나 현 연구의 방향성을 검토할 기회로 활용하는 듯하다. 참석자는 최신 연구의 흐름을 파악하고, 발표자와 교류하는 의미가 있는 듯하다. 

박사 과정 학생에게는 세미나 발표가 의무라서 평가 조건 충족을 위해서 세미나를 진행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발표자의 아이디어가 온전히 글로 구현된 세미나가 있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경우는 드물다.

내 입장에서 세미나는 학술적 활용도가 가장 낮은 단계로 간주한다. 그런데도 영어 듣기 연습을 위해 세미나에 계속 참석할 예정이다.

2. 학술지
박사 과정 지원에 앞서 학술 활동을 보여주려고 몇몇 학술지에 기고를 문의해봤는데, 박사 과정 학생 이상만 자격이 주어진다는 답변을 받았다. 석사 과정 학생의 글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소리다. 예외적으로 명망 있는 교수가 추천하면 간혹 실리는 경우가 있다. 예외적인 경험을 한 분을 알고 있는데, 그분은 자신의 논문이 미리 실린 것에 자부심을 가지면서도 나중에 활용할 기회가 없어져서 후회한다고 했다. 당시 게리 버지 교수의 추천으로 학술 대회에 참가한 상황이었고, 총알 장전을 위해 괜찮은 글은 아껴두기로 했다.
 
학술지의 급은 둘째치고 목적에 부합하게 미국 칼빈신학교에서 재학생 위주로 발행하고 있는 Stromata에 과제로 제출한 글을 실은 적이 있다. 편집장은 박사 과정 학생이었는데, 내가 볼 때 편집장 재량으로 승낙 여부를 결정하는 듯했다. 내 글은 아카데이아에도 공개해 둔 상태이다.

학계에서 유명한 학술지가 여럿 있는데, 역사적 전통이 있고 상호검토(Peer-Review)는 기본이며, 편집자의 명성과 기고자의 역량에서 급이 갈리는 듯하다.

3. 책
지도 교수가 첫 화상 회의에서 어떤 책을 언급하면서, "이 책은 학술적인 책은 아니지만"이라고 말하는 순간 속으로 깜짝 놀랐다. 나는 이미 그 책을 페이퍼에 인용해서 잘 알고 있었고, 제법 인지도 있는 출판사에서 나왔으나 내심 질적으로는 높게 평가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인용한 이유도 반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웨신에서 목회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었을 때, A 교수가 수업 시간에 신학 서적 시리즈에 관해 말씀해 주신 적이 있었다. WUNT, CBET, BZAW 등 난생처음 듣는 시리즈를 알려 주면서 급 차이가 있다고 설명해 주셨다. 당시 성서학 교수진 중 앞서 언급된 시리즈에 자신의 박사 학위 논문을 출판한 경우가 제법 있었다. 앞으로 주로 참고해야 할 책을 알려주고, 학교 교수진의 우수성을 알려 주시려고 했던 모양이다. 학위 과정 중에 시간과 돈을 가장 많이 투자했으며 해당 주제와 관련해서 가장 엄격하고 수준 높은 심사를 받은 박사 학위 논문인데, 그중에서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낸 논문을 추려서 시리즈로 출판한다고 하니 기념비로 남을 만하다.

소논문을 모아서 책으로 내는 경우도 있다. 이미 상호검토를 걸친 소논문이라 검증이 된 상태이니 책으로 나와도 일정 수준 이상을 보장한다.

상호검토 없이 바로 출판사와 계약을 해서 책으로 내는 경우가 제법 많다. 어차피 출판 후 서평을 통해 평가를 받으니까 집필 과정에서 자신의 아이디어에 집중하고 일단 결과물을 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내가 자료를 활용하는 방법
솔직히 학생 입장에서는 누구라도 내 생각을 지지해주면 감사한 일이다. 그 자료가 상호검토를 받았는지 저명한 시리즈에서 나왔는지는 부차적인 문제이다.

일단 내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를 찾은 후에 그중에서 신뢰도 높은 자료를 우선으로 검토하고 인용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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